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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일 생각해 - 사고력 ㅣ 마음의 힘 3
소피아 힐 지음, 메르세 갈리 그림, 윤승진 옮김 / 상수리 / 2021년 5월
평점 :
짙은 오렌지색 바탕에 얼굴이 몸보다 커다란 아이가 민들레 홀씨를 날리는 모습이 귀여워 이 책을 골라 읽었다. 글을 쓴 지은이는 소피아 힐이라는 스페인 무르시아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심리학자라고 한다. 그림을 그린 메르세 갈리는 바르셀로나 대학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고. 이 책은 마음의 힘 시리즈 네 권 중 한 권으로 각각 자존감, 사회성, 사고력, 마음 챙김을 주제로 다루며 아이들이 마음의 힘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 취지를 가졌는데 그 중 이 책은 사고력 부분이다.
<나는 매일 생각해>라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아니 그렇게 말하는 게 이상하게 여겨질 정도로 우린 모두 쉼 없이 생각한다. 이 책에서도 첫 장에서는 그 생각을 다룬다. 생각은 무엇이며 왜 우리가 자신의 생각을 들여다봐야 하는지에 대해. 그리고 그 뒤에는 인격이 나온다. 으응? 갑자기? 나는 거기서 인격이 나오는 게 의아했지만 다음 페이지에 있는 예쁜 그림에서 생각 두 컵, 감정 두 숟가락, 행동 두 잔을 넣고 인격을 만드는 요리사 그림이 나오는 걸 보며 내가 하는 수 많은 생각과 감정이 나의 행동에 영향을 주기도 하고 그 모든 게 나를 형성하며 나의 인격을 드러내 보여주기도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책에서는 우리의 마음이 쉬지 않고 일하며 깨어 있다는 것과 우리 머릿속에서는 하루에 육만 가지가 넘는 생각을 한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같은 페이지에 있는 그림 속 아이는 자거나 뒹굴거나 쉬고 있는 모습이지만 마음 속, 머릿속은 쉬지 않고 느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
그런데 그 많은 생각들 중에는 언제나 좋은 생각, 유쾌한 생각, 예쁜 생각만 있는 것이 아니며 나쁜 생각들도 떠오른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다만 나쁜 생각이라도 생각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므로 나쁜 생각이라고 무조건 싫어할 필요는 없으나 나쁜 생각을 오래도록 하는 건 좋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나쁜 생각들을 빠르게 사라지게 해 주는 팁을 알려주는데 이 대목은 정말 간단하지만 또한 정말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기서부터의 이야기는 재미있고 더욱 유익하다. 우리 머릿속 생각들이 전부 사실이거나 옳은 것만은 아니며 나쁜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고 마음을 고쳐먹을 수 있게 이야기를 풀어준다. 저자는 나쁜 생각들을 여덟 가지로 나누어 허풍쟁이 얼룩말, 의심쟁이 여우, 점쟁이 고양이, 망상쟁이 복어, 겸손쟁이 당나귀, 고집쟁이 두더지, 비관쟁이 모기, 내탓쟁이 강아지를 등장시켜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나쁜 생각들을 보여준다. 거리를 두고 그 생각들을 살펴보니 보다 건강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도 읽으며 자기가 했던 나쁜 생각(평소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는 일을 큰일이라도 난 듯 부풀려 걱정하는 것)을 들려주었는데 그런 일이 있었음을 서로 얘기할 기회가 되었고 해소할 수 있어서 좋았고 다음에는 그런 상황이 되더라도 미리 생각으로 일을 확대시킬 필요가 없음을 깨달을 수 있어 좋았다. 저자는 한 번뿐인 인생 행복하게 살라고 말해준다. 내머릿속의 생각으로 불행을 만들어 내지 말라고. 늘 극단으로 치닫곤 하는 내 마음을 잘 들여다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