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이어트에 지쳤다면 오늘부터 습관 리셋 - 셀프 고문 없이 가벼운 몸 만들기
한형경 지음 / 영진미디어 / 2021년 3월
평점 :
그렇다. 나는 이제 다이어트에 지쳤다. 이렇게 쓰고보니 마치 대단한 다이어트라도 한 것처럼 보여서 양심에 찔리긴 하지만 어쨌거나 내가 그 다이어트에 신경쓰느라 분명 지친 게 사실이다. 그 이유는 다이어트를 하면 할수록 더 체중이 불어나고 있거나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쯤되고보니 이제야 내게 맞는 다이어트 방법을 겨우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는데 그것도 이론일 뿐이고 실제로 내 살이 빠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서 나는 지쳐가고 있었다.
그즈음 발견한 이 책은 제목부터가 내 심정을 대변해주는 느낌이 들었다. 얼마전부터 습관부터 바꿔가자고 작전을 변경하던 참이기도 했고 말이다.
나는 작고 마른 체형이었다. 언제나 아주 말라서 내가 입는 모든 옷은 내게 다 컸었다. 학년이 바뀔때마다 선생님들께서 상담하실때 내 건강을 염려하셨고 부러질까, 바람에 날아갈까 걱정이 될 정도라고 하셨더랬다. 친구들은 내가 조그맣다고 자기 주머니에 넣어가지고 다니겠다고도 했었다.
결혼할 당시에도 남편은 내게 이렇게 가냘픈데 어떻게 아기를 낳을까 하고 걱정을 했었고.
그러나 이런 말을 하면 누가 믿겠나 싶게 지금은 샅바만 매면 백두급, 한라급 천하장사 같다. 다리만 보면 스모선수, 어깨만 보면 역도선수다. 그렇다고 막 건강 체질이냐면 이 와중에 자주 어지러워서 비틀거리고 이제는 나이를 먹어서 여기저기 아픈 데도 생기는 그런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살을 빼고 싶었다. 예쁘게 보이고 싶다는 목적이 아니었고 체중을 조절하면 혈압과 당뇨 같은 것의 염려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울 것 같았고 체중이 야금야금 늘어나면서 아프게 된 허리나 무릎의 통증도 나아질거라는 생각에서 다이어트를 하려했었다. 목표는 출산 전 체중이었다. 내 키에 그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운동을 해보았더니 몸은 확연히 건강해지는 걸 알겠으나 체중은 오히려 더 불어났다. 먹는 걸 줄여야겠다고 생각해서 양을 제한했더니 허기져서 어느날엔 폭식을 하다가 원래대로 돌아가 버리기 일쑤였다. 간헐적 단식이란 걸 해보려니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하나 싶어졌고 먹는 음식을 다이어트식으로 바꾸어 보았더니 입맛에 맞지 않아 길게 할 수가 없었다. 이러니 지칠수밖에.
조금씩이라도 빠지면 계속할 힘이 나련만, 내 몸은 몸이 기억하는 나의 적정 몸무게를 높게 책정해 놓았는지 언제나 제자리로 돌아갔다.
지친 나는 건강한 돼지로 살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는데 그러면서도 미련이 남았다. 그래서 작정한 게 습관을 바꿔보자는 것이었다. 빠르게 먹던 것을 천천히 먹고, 오른손으로 젓가락질 하던 것을 왼손으로 바꾸어 하고, (왼손도 잘하더라는 게 함정;;) 늦게 잠자리에 들던 걸 더 일찍 자려고 노력하고, 기름진 걸 덜 먹고, 먹으면 움직이고, 간식은 줄이고, 내가 먹고 움직이고 운동한 것들을 다 사진으로 찍어서 점검하는 등의 방법으로 말이다.
이 책은 나의 이야기와 다름없어 보이는 이런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물론 내 얘기보다 훨씬 체계적이고 다양하며 근거가 확실한 내용을 담고 있다. 세 파트로 되어 있는데 첫번째 파트에서는 저자의 다이어트 실패기가 나온다. 많은 공감을 하며 읽었다. 두번째 파트에서는 식단 습관 1인치 리셋이라는 제목으로 한달에 10킬로 보다는 열달에 10킬로를, 모든 탄수화물을 안먹는 것 보다는 나쁜 탄수화물을 끊는 것을, 물만 마셔도 살이 찌는 게 아니라는 것을, 먹은 것을 찍는 사진들을 업로드 할 때 과식 감정 일기를 써 보기를, 먹는 양을 줄이되 단백질은 잘 섭취해 주기를 권하고 있다. 세번째 파트에서 다루는 내용은 운동 습관이다. 나는 운동을 나름 쉬지 않고 해 오고 있기는 한데 최근들어 회의감이 들던 중이었다. 분명 몸이 전보다 건강해진 것 같기는 한데 내가 하고 있는 운동법이 바른것인가 하는 것과 운동하다 지치거나 생리기간에는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좋을까 하는 의문, 운동의 적정시간과 자세 같은 것을 잘 알 수가 없어서 고군분투 중이었다. 그래서 내게는 이 세번째 파트가 가장 도움이 되었다. 어떤 운동법을 권해주어서가 아니고 어떻게 하면 안되는지에 대해 깨닫게 되어서 도움이 되었다.
부록도 있다. 호흡, 목, 어깨 통증, 무릎의 건강, 그리고 몸의 올바른 정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호흡과 몸의 정렬 대목이 특별히 더 눈에 띄었다. 내가 그동안 무시했던 부분이라서 그랬던 것 같다.
만들고 싶은 몸보다 만들 수 있는 몸을 위해 습관을 조금씩만 바꾸어 보기로 했다. 실패한 이유들을 깨닫게 해 주는 책이었던 것 같다. 지치지 말고, 내 몸을 고문하지 말고 오늘부터 습관 리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