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면, 나만 불편한가요? - 미디어로 보는 차별과 인권 이야기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18
태지원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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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형 가게 진열대에 모두 흑인 인형이 자리한 모습

2. 손과 발 관리를 받는 네일 살롱에서 서비스받는 아시아계 여성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백인 여성의 모습

3. 백인 여성 가정부가 라틴계 여성의 시중을 드는 모습 (p.181)

2017년 미국의 한 잡지에 실린 이 세 장의 사진들이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었다고 이 책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내 눈에도 낯설다. 그리고 낯설다고 인정하는 동시에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편견이 없고 불평등을 싫어하며 공정하게 하려고 노력한다고 자부해 왔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내가 그러했나 하고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어떤 부분은 나도 평소에 많이 느꼈던 부분이라서 맞장구를 쳤지만 또다른 어떤 대목을 읽으면서는 그제야 "맞네. 그렇네. 이상하게 보지 않았었는데 이제야 보니 그건 이상한 거였네."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타성에 젖어 있었고 무신경했다.

심지어 때로는 나도 다수가 속해 있는, 그래서 보다 힘이 우세한 쪽을 지지하며 어떤 소수에게 보이지 않는 차별과 그로 인한 무언의 폭력을 행사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어져서 나를 돌아보게 됐다.



이렇게 이 책에서는 미디어로 보는 차별과 인권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회선생님이 쓴 책이며 본문은 삼촌이 조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설정으로 쓰여있다.

모두 6장으로 되어 있는데 1장에서는 미디어로 본 기회의 불평등 이야기, 2장은 미디어로 본 양성평등 이야기, 3장에서 다루는 것은 미디어로 본 사회적 소수자 이야기, 4장 미디어로 본 빈부 격차 이야기, 5장에서는 미디어로 본 인종차별 이야기 그리고 6장의 내용은 미디어로 본 외모차별 이야기이다.



개인개인의 자유와 인권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다가 오랜세월 이어져 온 질서나 정의가 흔들리고 소수자의 행복을 위해, 옳다고 믿어 온 나의 신념을 버려야 하는가 하고 깊이 고민하게 되는 대목도 사실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리고 내가 신념을 버려야 하나 하고 고민한 그 문제조차도 누구나 한번쯤 다시 생각해보고, 고민해보고, 편견이나 힘의 논리에 의한 불공정과 차별이었다면 이제부터라도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1장부터 6장까지에서 다루는 내용은 기회의 불평등, 양성평등... 과 같은 내용이지만 소제목은 그 문제를 넘어선 방향을 제시해 주는 듯해서 좋았다.

1장의 제목은 정의로운 결과는 기회의 평등에서, 2장. 타고난 성별을 넘어서다, 3장. 조금 다른 사람들이 사는 세상, 4장. 사는 동네가 달라도 함께 걷는 법, 5장. 인종이 아니라 인류를 바라볼 것, 6장. 나를 위해 있는 그대로 당당하게이다.



이 책에서는 이렇게 "나만 불편한가요?" 라며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던, 혹은 불편해도 침묵했던 일들을 드러내 보여주고 독자로 하여금 다시 생각해보도록 해주고 있다.

그리고 중간에 삽입된 자료 사진이나 "더 알아보기"란을 통해 더 자세히 알게 도와준다. 책의 맨 뒷부분에는 차별과 혐오를 넘어서는 토론이라는 제목의 부록이 첨부되어 있는데 토론 형식으로 쓰여진 이 문제들이 또한 나름 첨예하고 쉽게 다룰 이야기들이 아니어서 책을 읽고 난 후 더 고민해 보게 되었다.

부록에서 이야기 하는 이슈들은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수시 대 정시; 무엇이 더 공정한가", "양성평등 대 역차별; 고위직에 여성할당제를 실시하는 것이 맞을까", "개인의 선택 대 가치관 혼란; 동성 결혼 합법화해야 할까?", "공평성 확대 대 효율성 저하; 기본소득제 실시는 타당할까?" "여성의 억압 대 이슬람 문화 존중; 히잡 문화를 존중해야 할까?" "개인의 자유 대 외모 지상주의; 청소년 미용성형 괜찮을까?"

내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 뜻만 맞다고 고집하기도 애매한 대목이 있는 것들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그리고 우리의 자녀들은 대부분 수많은 미디어를 접하며 살고 있다. 그러므로 미디어가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수 밖에 없는데 그 미디어에서 쓰는 차별과 혐오의 표현은 그것을 소비하는 우리에게 무분별하게 전달되곤 한다.

이 책을 통해 미디어의 비판적 수용과 우리의 인권 감수성을 키워서 일상의 문제적 표현들을 우리가 고쳐나가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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