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 타인으로부터 나를 지키는 단호하고 건강한 관계의 기술
박상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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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성공 비결요? 많이 듣고, 모임 시간에 가장 먼저 가서 기다리고, 모임이 끝나면 한 명 한 명에게 당신의 말을 잘 들었다, 큰 도움이 되었다, 고맙다고 인사를 했어요. 그러면 다 나를 도와주려는 내 편이 됩니다." (p.159) 이 책에 실린 프로듀서 표재순 감독님의 인터뷰를 옮겨 적어보았다. 관계에 있어서 필요한 것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것은 타인의 말을 잘 들어주고 경청하며 소통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이야기만, 내 뜻만을 고집하고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함께 하는 시간과 상대의 존재 그리고 그들과의 소통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면 세상의 모든 관계는 원활하고, 또한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게 마음처럼,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가까우면 가까워서 방심하여 소홀히 대하기 쉽고 멀면 어떻게 대하는 게 좋을지 알지 못해 실수하기 쉬우며 진심을 가지고 대한다해도 서툰 표현으로 내 진심을 전달하지 못하거나 내 안의 문제로 타인의 진심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일도 있고 의견이 다를 때 그것을 절충할 기술이 모자라 다투는 경우도 있고 사이가 나빠졌을 때 다시 화해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는 일도 있기 때문이다. 만나는 사람들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갖고 살게 되는데 그 관계를 맺음에 있어서 어려움을 느끼다보면 자신이 속한 사회가 불편하고 어렵고 때로는 회피하고 싶어질 것이다. 우리는 모두 관계가 중요함을 안다. 그러나 나의 미성숙함으로, 인격의 모자람으로 관계를 어긋나게 하는 일도 있고 상대방의 무례함으로 어려운 관계 속에 놓이기도 한다. 그럴 때 세상 모든 사람과 사이좋게 살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으므로 서로 원하지 않거나 잘 맞지 않으면 안만나는 게 좋겠지만, 그런 사람들과 만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상황이라면 뭔가 개선이 필요한데 무엇을 어떡해야 바로잡을 수 있는지 막막할 때가 있다. 이 책에서는 그럴 때 관계에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연습을 어떻게 하면 좋은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인간관계에 대해, 그리고 그 관계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음에 대해, 왜 관계 속에서 상처를 입게 되는지에 대해.. 그리고는 고전(특히 명심보감)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지혜를 들려준다. 그리고 저자는 우리에게 좋은 사람 노릇을 그만두라고 권한다. 어떤 사람들이 상처를 주는지에 대해서도, 동료가 곧 친구는 아니라는 것도, 또한 관계는 성장할 수 있는 것이므로 서로를 성장시키는 관계 만드는 법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다양한 사례를 들어 그럴 때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어서 관계 속에서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사람이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2장에서 다루는 관계를 살리는 공감대화법은 저자가 조언해 주는 것을 따라 직접 연습해 보면 좋을 것 같다. 그 중에서 생각이 아니라 소망을 말하라는 내용이 기억에 남는다. 같은 말을 다르게 표현하는 연습을 해 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렇게 하지마가 아닌 나는 네가 이렇게 하면 좋겠어로 바꾸어 말하라는 것이다. 나 역시 특히 가족들에게 타인의 말과 행동으로 미루어 짐작하여 넘겨짚은 내 생각대로 말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상대의 감정과 원하는 것을 해석하여 듣도록 하라고 한다. 말을 할 때든, 들을 때에든 연습이 많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내 언어도 바꾸어 표현해 보려니 평소 내가 말하던 대로 하게 되고 말을 바꾸어 보려니 어색하고 그랬던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남의 속마음을 알 수 없는 것인데 독심술 하지 말라고 쓰여 있어서 웃음이 나왔다. 그랬었구나. 남의 속마음을 내 멋대로 해석했던 적이 있지 않았나 싶어 반성이 됐다. 타인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자기 자신과의 관계도 중요함을 빼놓지 않고 있다. 자기 마음 지키는 연습도 아울러 해 줘야 함을 깨달았다.

사실 나는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것이 어렵다고 잘 느끼는 편이 아니었다.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며 내가 이야기 할 때 저의가 따로 있는 말을 하는 일이 없고 남의 얘길 들을 때도 굳이 왜곡해서 듣는 편이 아닌데다 나를 거절하는 사람을 만난다해도 회복탄력성이 좋은 편이라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나 나에게 관심없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 주거나 관심을 갖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를 먹어가다보니 내 또래의, 나와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하고만 만나는 것이 아니었고 내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점점 많아지다보니 이럴 땐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좋을까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럴 때 책에서 차근차근 들려주었던 조언대로 연습해 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나만을 위함도 상대만을 위한것도 아니고 함께 어울리는 서로를 위해서가 될 것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든 의연하게 대처할 마음의 근육을 키우고 관계를 잘 맺기 위해 관계 연습이 필요하다 하겠다.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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