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이상한 사람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 나를 괴롭히는 성격장애자에 대한 슬기로운 대처법
정희정 지음 / 꿈의지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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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쓰기는 뭣하니까 말하고자 하는 단어를 **으로 대체하여 써보자면, **총량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어느 사회, 어느 그룹에 가든지 **맞은 사람이 있기 마련이며 만약 그런 사람이 안보인다면 그 그룹내에서는 내가 바로 **맞은 사람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

예전에는 우스갯 소리라고만 여겼는데 살면서 보니 그 총량법칙은 제법 잘 맞는 것이었던 듯 싶다. 나는 내가 속한 사회가 크지 않고 만나는 모임도 많지 않아서 딱히 이상한 사람과의 지속적인 접촉을 할 일은 드물지만 미디어 등을 통해서 보게 되는 세상 속에는 믿을 수 없을만큼 이상한 사람이 많아서 "저 사람은 정말 이상한 사람이네!" "이상한 사람 정말 많네!"라고 자주 생각한다. 가까운 사람들 사이에서도 물론 그런 생각을 하기는 하지만 나에게도 어느 정도는 관계를 원활하게 맺지 못하는 것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이해하거나 타협하거나 다투거나 내버려두거나 무시하는 것으로 정리하며 지내고 있다. 나로서는 내버려 두고, 무시하고, 다투는 것도 나름의 관계 정리 방책이었던 것인데 이 책을 읽으며 상대의 성향에 따라 그 방법을 달리 해야 하는 것임을 배우게 되었다. 말하자면 나는 "이상한 사람"의 범주 안에 그들을 모두 뭉뚱그려 집어넣고 상대해왔는데 이 책을 읽게 된 지금부터는 각자의 성향에 따라 대응을 다르게 해야 함을 알게 된 것이다.

책의 제목이 <<오늘도 이상한 사람 때문에 힘들었습니다>>여서 처음에는 가볍게 생각하고 집어 들었다. 그런데 프롤로그를 읽는 순간부터 자세를 고쳐 앉아 열심히 정독했다.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잘 분류 분석해서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었고 그런 상대를 만나고 있는 경우와, 내가 그런 사람인 경우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먼저 나와 주변 사람의 성격장애를 알아볼 수 있는 성격장애 진단표가 수록되어 있어서 그것부터 해 보았다. 나는 내 성격을 파악하는 것이 더욱 필요할 것 같아서 나에대한 진단부터 해 보았는데 결과는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았음에도 막상 결과를 받아들고 보니 당혹스러운 면이 있었다. 그러나 생각해오던 바였기 때문에 빠르게 수긍했고 앞으로는 이 책에서 제시해 주는 대로의 대처법에 따라 노력을 해 볼 참이다.

이 책에서는 질병은 아니지만 병적인 것에 가까워서 '다름'이 아닌 '틀린'성격을 가진 사람들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중에서 편집성 성격장애, 강박성 성격장애, 조현성 성격장애, 회피성 성격장애, 연극성 성격장애, 자기애성 성격장애, 반사회성 성격장애, 의존성 성격장애, 경계성 성격장애, 조현형 성격장애와 같은 열 가지 성격장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편집증이 좀 있다 정도가 아니라 편집성 성격장애로 함께 인해 생활하는 주변인이 괴로운 지경에 처한 정도의 사람들 성격을 다룬다. 편집증 뿐 아니라 위에서 나열한 열 가지 성격장애가 다 그러하다.

나는 진단 결과 강박성 성격장애 성향이 있다고 보여졌다. 강박증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던 바였으나 그게 장애가 될 정도로 사실은 좀 심했고 그로인해 주변인이 피곤하거나 불편하거나 상처를 입었을 수도 있다는 것에 마음이 안좋았다. 어쨌든 나처럼 자기 자신을 파악하거나 나를 곤란하고 힘들게 하는 누군가를 진단하여 그에 대한 대처법을 배우기에 이 책은 적절하고 유익할 것 같다.

사람의 성격이 한 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며 '무엇이다' 라고 진단 내리기 애매한 경우도 있는데 이 책에서는 비슷해 보여서 헷갈릴만한 성격들도 서로 비교해가며 차이를 잘 알려주고 있어서 그런 면에서도 좋았다. 그리고 그 이상한 사람들을 볼 때마다 이맛살을 찌뿌리며 "상종 못할 이상한 사람"으로만 취급하던 마음이 조금은 바뀌기도 했다. 그들이 그렇게 성장하고 그런 성격을 갖게 된 데에는 그렇게 나고 자란 환경을 무시할 수 없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물론 어쩔 수 없는 환경이었다 해도 누구나 그런식으로 타인을 지속적으로 괴롭게 만드는 성격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저마다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성격이 고착되었다고 생각하니 한편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그 마음아픔이 이해와 용서로 이어질거라는 장담은 할 수 없지만 말이다.

그리고 드라마를 예로들어 거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성격을 분석해 설명함으로써 각 성격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는데 그역시 각 성격을 파악하는데에 도움이 되어서 좋았다. 아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개선해 가야 함을 느낀다. 나의 성격이 타인을 괴롭힐 수도 있고 내가 양육하는 아이들의 성격에도 영향을 주며 극단적인 성격을 개선할 수만 있다면 세상을 보다 건강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 책에서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식으로 성격장애를 극복하고 그것에 대한 면역력을 높일 것인가를 다루고 있는데 성격장애를 갖고 있으나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전제하에 여기서 제시하는 방법들은 극복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여겨진다. 나 또한 그렇게 노력하여 성숙한 사람이 되고 싶다. 전문적인 내용이지만 아주 쉽게 쓰여져 이해하기 쉽고 흥미로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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