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빛나는 순간
파울로 코엘료 지음, 윤예지 그림, 박태옥 옮김 / 자음과모음 / 202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산다는 건, 단지 내용만 사는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시간에 걸친 착오와 고된 작업을 사는 것이고, 수많은 좌절과 기쁨의 순간을 사는 것이죠. 책을 산다는 것은 저자의 마음과 나의 영혼 .... 그리고 내 삶의 일부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p.144)

저자 파울로 코엘료는 이 책 '내가 빛나는 순간' 에서 책을 산다는 것을 영혼의 만남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나는 파울로 코엘료의 글을 처음 읽었다. 그가 출간한 많은 책 중 특히 2009년 《연금술사》를 통해 ‘한 권의 책이 가장 많은 언어로 번역된 작가’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하여 그에 대해서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나 직접 읽은 것은 처음이었다. 그의 표현대로 그가 쓴 책을 읽었으니 나는 영혼의 만남을 가졌고 그의 삶의 일부를 공유한 셈이 되겠다.



내가 빛나는 순간은 그의 신작 에세이다. 지면에 글보다 그림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큰 책이다.

처음에는 시시해 보였다. 그러나 읽다보니 읽어가는 동안 짧은 글 뒤에 글이 없는 공간만큼의 생각이 뒤따르는 책이었다.

작가는 우리들 각자가 스스로를 믿고, 스스로를 가치 있는 존재로 인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짧은 글들을 이 책에 담았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이고 누구나 할만한 말들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쉬운 말들로 되어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시시하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가 가볍게 그러나 진심을 담아 짤막하게 건네는 이 이야기들이 나오기까지는 수많은 시간에 걸친 착오와 고된 작업과 수많은 좌절과 기쁨의 순간을 지났겠지.



때로 어떤 구절은 피식 웃게 되기도 했고 어떤 구절을 읽으면서는 늘 그런 것은 아니야, 모두가 그렇지는 않아.. 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고 또 어떤 구절에서는 많은 공감이 되기도 했다.

단순하지만 가득 찬 그의 글귀들을 읽으며 내가 빛나는 순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글의 성격이 비슷비슷해서 나누는 것이 그리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았지만 이 책은 크게 4장으로 되어 있고 각 장에 간단한 잠언 같은 말들이 많이 들어있다. 1장은 나를 믿고 한 걸음 앞으로, 2장은 오늘의 마음을 소중하게 돌보며, 3장은 나와 너에서 우리가 되는 연습, 4장은 사소한 순간이 쌓이면 멋진 마법이 된다는 제목이 달려있다.

글마다 제목과 내용을 같이 읽어야 더 재미있고 의미있게 와 닿았다. 페이지는 200페이지가 넘지만 글은 짧고 그림이 가득하여 그림책 읽듯이 가뿐하게 휘리릭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생각보다 오래 읽는 책이다. 한 번 더 읽어보는 문장이 생기고 어딘가 적어두기도 하며 읽게 되어 그런 것 같다.



그렇게 적어 둔 몇 구절을 소개해 보자면

p.40 <정신력 테스트> 정신력을 알아보는 아주 고난이도의 시험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올바른 때를 기다리는 인내심이고, 다른 하나는 어떤 상황을 맞닥뜨려도 좌절하지 않는 투지입니다.

p.44 오늘 본 것을 잊지 말거라. 유능한 사람은 무능하게 취급당해도 그러려니 하거든, 무능한 사람만이 권위적으로 굴지.

p.50 설명 따위 하지 마세요. 친구라면 설명할 필요 없겠지만 적이라면 뭐라 한들 믿을까요

p.54 지금 바로 실천하세요. "앞으로 변하겠다"고 떠벌이기만 하는 사람치고 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p.66 혼자 있어보지 않으면 나 자신을 알 수 없습니다. 나 자신을 모르면 고독을 무서워하게 됩니다.

p.84 <빛의 속도> 미루지 마세요. 인생은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빠릅니다.

p.122 <비참하게 사는 최고의 방법>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뭐라고 말하는지에만 귀 기울여 보세요.

p.153 <배의 목적> 배가 항구에 안전하게 정박해 있다고 해서, 그것이 배가 존재하는 이유는 아닙니다.

p.158 <시간이 없어요> 어느날 당신은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젠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구나, 더 이상 시간이 없구나 라는 것을요. 그러니 지금 하고 싶었던 것을 하세요.



가장 와 닿았던 부분은 대나무 이야기가 담긴 부분이었다. 대나무는 심고 나서 거의 5년 동안 작은 새싹 말고 아무 것도 볼 수 없다고 한다. 그러나 그 동안 대나무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 아니라 땅속에 뿌리를 뻗어가며 자리를 잡아간다. 그러고보니 나도 언젠가 들은 적이 있다. 지진이 나면 대나무숲으로 도망가라고. 그 뿌리들이 너무나 튼튼하여 무너지지 않을 거라고.

어쨌든 대나무는 그 5년 이후에는 어느새 25미터 넘게 우뚝 솟아 있단다. 인생도 대나무를 닮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비록 지금 손에 잡히는 것이 없어 보이지만 끈기 있게 일하고 단련하다보면 우리는 살아남을 것이고 상상하지도 못한 모습으로 변해 있을 거라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