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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도 괜찮아! - 불안하고 무서워하고 걱정하는 너에게,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밀라다 레즈코바 지음, 루카스 우르바넥 외 그림, 민혜숙 옮김, 홍순범 감수 / 상수리 / 2020년 4월
평점 :
초등 4학년 이상 읽기를 추천하는 책이어서 코로나19로 108일째 집콕하고 있는 초등 고학년인 막내에게 소개하면 좋겠다 싶어 읽게 된 책이다. 내가 먼저 읽고 아이에게 주려다가 아예 막내랑 어깨 붙이고 앉아서 서로 읽어줘가며 책을 보았는데 정말 재미있고 유익해서 순식간에 읽어버렸다.
사실 최근에 감정에 관한 여러 종류의 책을 읽었기 때문에 굳이 또 읽을 필요가 있을까 망설였는데 책 표지에 서울대학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교수님의 감수ㆍ 추천이라고 적혀 있어서 읽게 되었다. 책을 선택할 때 책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으면 추천하는 사람이 누구이냐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게 되는 것 같다.
밀라다 레즈코바라는 체코의 작가가 쓴 책으로 이 책의 제목에서는 불안하고 무서워하고 걱정하는 너에게, 두려워도 괜찮아 라고 이야기해 주고 있다.
전부 12장으로 되어있으며 두려움을 처음 만난 날, 두려움을 느낄 때, 너는 무엇을 두려워하니? 악몽에 대한 두려움, 동물도 두려움을 느낄까? 두려움의 일곱가지 이름, 두려움이 없는 사람들, 두려움과 공격성, 세계지도로 보는 두려움, 두려움은 무기가 아니야, 두려움이 필요한 순간 그리고 상상 속의 두려움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책은 애들 교과서만 한 크기이고 190여 페이지 정도 되지만 그림이 많아서 술술 읽힌다.
또한 삽입된 그림이 들려주는 이야기도 재미있다. 그리하여 책은 두려움에 관한 내용이지만 읽는 동안 유쾌하고 흥미로워서 다 읽고나니 두려움이라는 감정의 정리가 아주 잘 되는 기분이 들었다. 각장의 말미에는 독자가 경험한 것들을 그리거나 써 볼 수 있는 공간도 있어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거나 들여다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정말 재미있지만 가볍지 않다. 진지한데 유머러스하고 그래서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했다.
이 책에서는 까맣고 동그란 점이 "두려움" 으로 등장한다.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의인화하여 어린이의 눈높이로 때로는 전문적인 영역에 이르기까지 소개되는데 쉽게 잘 설명해주어서 전혀 어렵거나 거부감이 없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읽는 것 같은 느낌. 걱정, 긴장, 불안, 공포, 공황, 놀람이라는 다른 이름의 두려움에 대해서도 다루어준다.
내 감정을 잘 들여다보고 이해하게 됨은 타인의 감정 또한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게 해 주는 것 같다. 그리고 두려움이라는 감정이 결코 나쁘고 부정적이기만 한 감정이 아니라는 사실과 함께 두려움에 관해 다각도로 알게 되면서 상당히 긍정적이고 건강하게 감정을 다룰 수 있을 것 같다. 어른들의 머릿속 두려움을 그려놓은 대목이 정말 공감되었고 세계지도로 보는 두려움에서 대한민국은 인터넷이 끊길까봐 두려워한다고 써있어서 아이와 나는 격하게 동의했다.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감정을 현명하게 다루는 법을 배울 수 있을것 같다. 어렵지 않으므로 초등생이라면 굳이 고학년이 아니더라도 읽을 수 있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