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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사용설명서 (1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 양장) -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는 치유의 심리학
롤프 메르클레 외 지음, 유영미 옮김 / 생각의날개 / 202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 마음이지만 내 마음대로 안돼." "마음과 생각은 어떻게 다른 것일까?" "생각은 어디에 있고 마음은 어디에 있지?"
"왜 생각이 복잡해지면 골치가 아프고 마음이 아플 땐 가슴이 아픈 것 같지?" 나만 이런 생각을 해 본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제목이 감정사용설명서다.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얘기인가?
바이러스로 학교는 장기휴업에 들어갔다. 겨울방학 84일째다. 전 세계적으로 바이러스가 창궐한데 아이를 학교에 보낼 수는 없는 노릇.
그런데 처음에는 바이러스만 걱정이다가 휴업이 길어지다 보니 이제는 교육 공백도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나는 걱정을 사서 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을 내가 알지만 그렇다고 걱정을 그만 둘 수도 없다.
수만 가지 걱정이 꼬리를 물고 떠오르다 보니 불안과 두려움도 비례해서 커진다. 그리고 이 감정들은 나를 위축시키고 아무것도 시도할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생각은 정말로 나로 하여금 이불 밖으로 나가는 것을 겁내게 만들었고 실제로 밖으로 나가는 일을 최소화시키는 행동을 야기했다.
나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되면 그게 시각적이고 구체적으로 상상이 되는 편이라 아직 일어나지 않은, 그저 앞으로 이렇게 되면 어쩌지? 하는 상상에 불과한 공포임에도 이미 일어난 일처럼 눈앞에 선명해서 두려움과 불안은 훨씬 커지는 것 같다.
몸은 여러 기관이 모여 하나를 이루고 있어서 어딘가 아픈 데가 생기면 연쇄적으로 이곳저곳이 뒤따라 아프게 되곤 한다.
그런데 마음 역시 그 몸의 한 부분이라 그런지 마음이 불안하거나 걱정이 많거나 두려움이 생기거나 하면 곧장 몸에도 이상이 온다.
몸이 아파서 마음이 약해지는지, 마음이 건강하지 못할 때 몸에도 이상이 생기는지 어느 것이 선행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둘이 긴밀한 것이 분명하다.
무슨 일을 앞두고 있을 때 특히 긴장하고 그 긴장이 몸의 이상으로 곧장 나타나는 나에게는 감정사용설명서가 처방전처럼 느껴져서 흥미로웠다.
이 책은 독일의 유명한 심리상담가 부부가 함께 쓴 책이라 한다. 출간 10주년 기념 한정판 스페셜 에디션으로 하드커버 양장 제본에다 가름끈도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이 책에서는 특히 부정적 감정을 다르시는 치유의 심리학 책이라는 소개처럼 열등감, 두려움, 죄책감, 우울증, 분노, 질투와 같은 감정들을 다루고 있다.
저자 부부는 감정의 주인이 나 자신이며 생각이 감정을 움직인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느끼기 마련이므로 그 생각을 바꾸어 감정을 바꾸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열등감, 두려움, 죄책감, 분노... 등의 감정을 느끼는 상황과/ 그것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생각)에 관한 것/ 그리고 그에 따른 감정과 신체반응, 행동/의 세 단계로 나누어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처음에는 이 과정들이 낯설었고, 나 자신을 속이는 행위나 생각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평소 내가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하던 생각과 차이가 있었기 때문인데다 생각을 바꾼다는 게 일단 어렵기도 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옭아매던 편협한 생각에서 벗어나 저자 부부가 이야기하는 내용을 수용하고 생각을 바꾸기 위한 노력들을 해 보니 아직 몸의 변화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적어도 마음은 덜 불안하고 덜 무서워졌다.
이 책은 감정사용설명서라는 제목답게 부정적 감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하는 긍정적 대안과 직접 해 볼 수 있는 연습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한 번 읽고 이론적으로 아는 것으로 그치지 말고 이 책에서 제시하는 대로 우리의 기분을 가라앉게 하는 부정적 생각들을 돌아보고, 자존감을 새롭게 하고, 일어나지도 않은 내가 상상한 걱정과 분노와 우울함을 떨쳐버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마음을 고쳐먹는 연습을 함으로써 보다 건전하고 마음이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