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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매 하우스 오늘도 열렸습니다 - 여자 셋, 남자 둘, 그리고 고양이 하나, 끈끈하지 않아도 충분한 사람과 집 이야기
정자매 지음 / 미래의창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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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까지 마당이 있는 다세대 주택에 살았다.

하나의 대문과 마당을 서너 세대가 함께 쓰는 집이었다.

개개인의 공간은 있지만 거의 한가족과 같은 삶이었다.

미주알고주알 서로를 드러내는 삶은 좋게 말하면 정감 넘치는 삶이요, 안좋게 말하면 질척이는 삶이다.

가족처럼 살면 서로의 좋은 면만 보일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은 서로에 대한 애정이 넘칠지라도 내일은 머리채 잡고 너죽고 나살자 싸울 수 있다.

이제는 주택 생활보다 아파트 생활에 익숙해졌다.

아파트는 이웃과 적당한 거리 유지에 최적의 생활 공간이다.

주택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된 건 코로나를 혹독하게 겪은 뒤다.

가족의 릴레이 감염으로 한달을 꼬박 집에 갇혀 지냈다.

베란다에 서서 눈이 온 바깥 세상을 보며 마당 있는 집을 떠올렸다.

마당이 있더라면 당장 신발을 신고 나가 눈을 밟아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30대 자매가 서울에 지하 1층과 지상 2층 구조의 단독주택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다.

1984년에 완공된 오래된 주택이 급매, 지하철역 3분 컷이라는 조건에 나온다.

집 계약, 리모델링 과정, 입주자를 찾는 이야기까지 자세하게 나온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함께 어우러져 즐겁게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집주인 자매와 독서 모임 운영자, 심리상담소 상담가, 레스토랑 셰프, 비오던 날 구조한 길고양이가 같이 산다.

마당에서 플리마켓도 열고 만두 빚기, 김장 하기, 곶감 만들기도 함께 한다.

때로는 식사도 같이 하고 차도 마시며 점점 더 가까워진다.

소소한 일상을 매일 함께 하는 것이 더없는 행복이라는 걸 보여준다.

그렇다고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의 삶이 마냥 좋기만 한 건 아니다.

리모델링 업체와의 긴 소송, 주택 관리의 어려움, 입주자와의 갈등, 이웃과의 갈등도 있다.

사람의 사이가 가까워지면 서로에게 상처를 내기도 쉬워진다.

그럼에도 이들은 서로에 대한 맷집을 키워가며 함께 살아가겠다고 한다.

모든 것은 완벽할 수 없고 살아가며 그 빈틈은 메울 수도 있다.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을 꿈꾸며 마땅한 집을 찾다 포기했다.

그만큼 절실하지 않았을 뿐더러 아파트 생활의 편리함을 버리지 못해서다.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이 정감있고 좋아보이면서도 선뜻 실행하기 어렵다.

가까워지며 주고받는 피해나 갈등으로 불편해질 수 있는 관계가 두려워서다.

애초에 그런 관계가 되지 않도록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살았다.

또 세상의 흐름이 요즘 세대들은 서로에게 질척이는 것보단 쿨한 관계를 더 선호한다 여겼다.

그러다 문득 내 스스로가 고립을 자초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의 단독주택의 삶이 궁금해 잡은 책에서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 깊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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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걸까 - 윌리엄 제임스의 운명과 믿음, 자유에 대한 특별한 강의
윌리엄 제임스 지음, 박윤정 옮김 / 오엘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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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 후반에 염세주의의 수렁에 빠졌다.

수능 준비로 공부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삶의 의미를 찾고 있었다.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왜 사나'하는 물음의 끝은 공허감이었다.

겨우 십 몇 년 살아온 삶이 지난했고, 남은 삶은 더 지난할 것 같았다.

권태와 염세만 남아 있다 생각한 삶에서 나의 선택은 죽음이 아닌 생이었다.

살아야겠다는 의지가 강해서 생을 선택한 건 아니었다.

죽음의 순간에 맞닥뜨린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커서 실행할 수 없었을 뿐이다.

그렇게 맞이한 20대는 삶의 의미를 찾을 여유조차없이 지나가 버렸다.

정신없이 바쁘게 살면 깊이 생각하고 고민할 시간따윈 없다는 걸, 그때 알았다.

30대의 끝자락에 선 지금은 그저, 그냥 살아간다.

19세기 인물인 윌리엄 제임스는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이며 교수였다.

'의식의 흐름'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인물이기도 하다.

미국 심리학의 아버지로 불리며 실용주의 철학을 확립한 철학자로 알려져 있다.

이 책이 타 철학서에 비해 가독성이 매우 좋은 이유가 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강연했던 내용이고, 옮긴이의 세심함으로 명료하게 전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삶은 성자가 아니라 회개하는 죄인을 통해

그 의미의 전체 폭과 길이, 높이와 깊이를 드러낸다.

「결정론의 딜레마 p.138」

10대에는 교회, 20대는 절(별의별 소수 종교체험 포함), 30대는 성당에 다니며 종교에 심취한 바,

늘 신의 존재에 대한 회의감이 뒤따랐다.

무엇보다 선과 악에 있어서 신의 존재 여부다.

선의 상태는 영속적일 수 없고 인류의 진보와 함께 선도 같이 진보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이 선으로서 가치를 드러내는 건 악에 의해 위협 당하거나 처참히 무너졌을 때다.

그렇기에 모두가 성자일 수 없으며 누군가는 죄인이 되어야 한다.

쇼펜하우어 학파의 주장에도 도덕적 진보의 개념은 환상이라 한다.

그악한 악이 사라지면 더욱 교묘하고 해악한 악이 그 자리를 대체한다고 주장하면서.

악을 저지른 죄인에게 신은 회개하라 하고, 죄인이 회개하고 신이 용서하면 모든 죄는 깨끗히 사라지는 걸까.

악을 미리 막을 수는 없고 회개와 최후의 심판만이 있을 뿐인가.

선과 악에 있어서 신의 역할은 무엇일까하는 고민만 깊어졌다.

삶이 두려웠다.

삶은 여전히 길고 지난하고 잔인하게 다가온다.

어느 것 하나 확실하지 않아 컴컴한 터널을 지나는 기분을 수시로 들게 한다.

하지만 삶의 마지막을 자살로 완성하고 싶진 않다.

견뎌내며 살아가다보면 내 삶의 가치도 비로소 드러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삶이 정말 살만한 가치가 있나, 그 가치를 찾았나, 묻는다면 이 말을 전하고 싶다.

삶에는 미리 예정된 것도 정해진 것도 없다.

"모든 가능성들은 지금 여기 당신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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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샤의 정원 (리커버 특별판, 알라딘 단독)
타샤 튜더.토바 마틴 지음, 공경희 옮김, 리처드 W. 브라운 사진 / 윌북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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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자마자 "꺄악!"할 정도로 예뻐요. 북클립도 생각보다 크고 색도 참 곱네요^^ 고급스러우면서 곱디고운 책이에요.
소장가치 충분하네요. 한정판이니 품절되기 전에 구매 꼭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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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 숨은그림찾기 숨은그림찾기 (좋은꿈) 4
이영.이다우 지음, 김정겸 그림 / 좋은꿈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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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듯 재미있게 한자 익히기가 가능해서 좋아요.
특히 숨은그림찾기가 제일 재미있네요.
아이들이 흥미롭게 한자 접하기에 좋은 길잡이 책이 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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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층 나무 집 456 Book 클럽
앤디 그리피스 지음, 테리 덴톤 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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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상상력! 읽을수록 빠져드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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