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침실로 가는 길
시아 지음 / 오도스(odos) / 2021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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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푸른 침실로 가는 길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읽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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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을 사랑한 한 여자의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이야기.

내 어머니는 괴물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한 번씩 그렇다. 그렇지만 나는 괴물을 사랑한다. 그 힘이 나마저 괴물이 되지 않게 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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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책 띠를 보고 든 생각은 어쩌면 공감? 이었다. 완전한 공감이라고 보기에는 다를 수 있지만, 한 편으로 어머니를 안타깝게 생각하는 나로서는 어머니를 사랑하지만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분명 있었다. 하지만 완전한 공감이라 볼 수 없는 까닭은 나는 그 사랑이 나를 괴물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책 본문의 표현을 빌러 ‘괴물’이라고 말했지만, 더 정확한 서술은 ‘나 자신을 안타깝게 만들었다.’라는 표현일 것이다. 어쩌면 다른 의미에서 형성된 문장일 수 있지만, 내가 저 문장을 처음 접하고 든 생각은 이러했다.

읽으면서

친절하지 않다고 해야 할까, 개성 있다고 해야 할까. 어쨌든 평범한 서술은 아니다.

프롤로그는 이 글을 전해주기에 어떤 용도인지 알 수 없었다

49가지의 이야기는 순서가 뒤죽박죽인 듯 하면서도 순서가 존재했다.

다만 소설의 이야기라기보다, 그야말로 발화의 이야기스러웠다. 각 이야기들도 짧아서, 더더욱 소설을 이루기보다는 하나하나의 이야기 같았다.

이야기는 하나같이 불우했다. 희망을 찾기 어려웠다. 읽으면 읽을수록 주인공이 어머니를 사랑하게 된 계기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49가지의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어머니’를 일컫는 말은 ‘그미’에서 ‘어머니’로 발전했다. 어머니가 달라져서가 아니었다는 점이 실로 현실적이었다.

의외로 주인공이 어머니를 단백하게 받아들였다는 점이 놀라웠다. 나였다면 구질구질하게 억울함이나 서운함이 남았으리라 생각한다. 놀랍도록 강인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주인공의 이름은 시아였다. 서술자는 이를 꽤나 오래 숨겼다고 생각한다.(사실 숨기진 않았지만.) 그리고 놀라운 것은 이 책을 펴낸 작가 명 또한 시아였다. 자전적인 소설이라는 것을 미리 읽지 않아 심히 놀라웠다. 이후 책의 작가 서술과 뒷 표지에서 이 소설이 자전적인 소설이고, 작가가 89세 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읽은 후

책을 읽고 나서야 ‘라’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게 되었다. 언젠가 그 이름의 신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

검색해보았더니, Ra는 예상대로 고대 이집트의 태양신을 뜻하는 거였다.

그러니 프롤로그의 용도는 신과의 대화일 것이고, 잊기 힘들고 계속해서 생각나는 괴로운 기억을 잊으려 하지 말고 받아들여라 라는 책의 주제를 나타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괴물이었던 어머니를 받아들인 주인공처럼.

솔직히 어머니가 달라진 서술이 아니라는 점에서 심히 현실적이라 생각하지만, 결국 받아들인 저자의 결심은 쉬운 일이 아니라 놀랍다. 게다가 ‘어쩔 수 없이’가 아니라는 점이 굉장히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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