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과 21세기 일본의 선택
새뮤얼 헌팅턴 지음, 소순창 외 옮김 / 김영사 / 2001년 8월
평점 :
절판


저자는 최근의 국제분쟁에 대하여 문명간의 충돌이라는 관점을 미리부터 제시하여 그 혜안에 대하여 격찬을 받고 있지만 서구 곧 미국의 입장을 이론적으로 정당화한 것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 책은 제목은 문명의 충돌과 21세기 일본의 선택이라고 하여 일본의 정책에 대한 것이 주를 이루는 것처럼 되어 있지만 사실 그 내용은 일본에 대한 것보다는 문명의 충돌이 어떠한 이론인가를 요약한 것에다 일본의 문제를 적당히 가미한 것에 불과합니다. 어쩐지 제목과 책의 내용 자체는 균형을 이루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먼저 이 책의 장점은 국제사회의 역학관계를 비교적 단순하면서도 예리하게 정립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문명간의 갈등을 지적한 점, 초강대국과 지역강대국, 지역의 제2강대국간의 이해관계에 따른 국제정세의 역동성을 설파한 점은 국제관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한단계 높여주리라고 확신합니다.

다음으로 이 책의 단점은 저자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지적되는 서구의 이익을 대변하는 이론을 정립하였다는 비판을 차치하고라도 일본을 독자적인 문명권으로 분류한 것은 동아시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아니면 다른 의도가 내재되어 있지 않은가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일본을 다른 문명으로 한다면 우리나라 역시도 중국문명과는 다르다고 볼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읽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것은 과연 우리나라는 어떠한 문명권이냐 하는 점입니다. 저자는 중국문명에 자신있게 포함시키고 있으나 우리 자신은 그렇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현 세대의 우리나라 사람은 과연 중국문명권일까요 아니면 서구문명의 아류일까요. 이 문제는 우리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하여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로 보입니다.

차제에 우리문화의 정체성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덧붙여서 저자는 동아시아에서 일본의 선택(미국을 따를 것인가 중국을 따를 것인가) 문제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곧 이러한 선택의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약소국으로서는 이에 대비하기 위하여 체계적인 연구를 하여야 과거 대만과의 외교단절에서 보여 주었던 미숙함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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