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코끼리 알맹이 그림책 65
로랑스 부르기뇽 지음, 로랑 시몽 그림, 안의진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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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동안에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기란 쉽지 않다. 코앞에 닥친 일들을 해치우며 살아내느라 정신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생명체가 삶을 당연하듯 살아가지만 삶의 마지막에는 어떻게 다가올지 모르는 죽음으로 귀결된다.

 



<안녕, 코끼리>는 벨기에에서 태어나 프랑스 문학을 공부하고 어린이 책을 쓰고 있는 로랑스 부르기뇽이 글을 썼고,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 혹은 그래픽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로랑 시몽이 그림을 그렸다. 이 책은 기존에 다른 출판사에서 2000년대 초반 <잘가요, 코끼리 할아버지!><코끼리 할아버지>로 출간되었으나 절판되었다. 이번 바람의 아이들 출판사 알맹이 그림책시리즈로 복간되면서 그림 작가가 바뀌었다.

 



숲 속에 살고 있는 늙은 코끼리와 작은 쥐의 모습을 면지부터 가득 채운 수채화풍의 그림은 보는 이로 하여금 더 이야기에 스며들게 한다. ‘오래 살면서 너무 많은 것들을 보고 겪었던 늙은 코끼리는 늘 기대어 함께 살아가던 작은 쥐에게 코끼리가 늙거나 병들면 가는 곳에 대해 말한다. 부모, 형제, 친구들이 모두 그 곳에 가 있고 자신도 곧 거기로 떠날거라고 하자 작은 쥐는 울음을 터뜨린다. 여기에서 영원히 함께 살자고 작은 쥐는 애원한다. 하지만 점점 힘이 빠지고 먹을 것도 못 먹는 늙은 코끼리를 보면 코끼리가 가야할 곳이 어딘지 알게 된다.

 


죽음 잘 준비할 수 있을까? 이 그림책을 보면서 나이 차이가 나는 서로 다른 종의 동물끼리의 돈독한 연대의 따스함도 느낄 수 있지만 가장 큰 포인트는 죽음을 앞둔 이와 그 죽음을 지켜보는 이의 준비과정일 것이다. 살아있는 순간을 지속하고 싶은 소망은 생물이라면 누구나 가진 욕심이겠지만 어느 순간 어떤 방식으로 다가올지 모르는 죽음에 대해 준비하는 것도 떠나는 이 뿐만 아니라 남은 이들을 위해서도 필요하지 않을까. 죽음, 헤어짐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유아부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살아가는 성인들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책을 읽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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