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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없는 문구점의 기묘한 이야기 ㅣ 초등 읽기대장
소향 지음, 모차 그림 / 한솔수북 / 2024년 9월
평점 :
요즘 유행하는 '~하는 상점' 시리즈의 어린이판인가보다 했다.
그래서 사실 별로 기대되지가 않았다.
그런데 정말 뒤통수를 맞았다. 그런게 아니었다.
요즘 어린이들이 어려워하는 친구관계, 가족관계에 대해 공감을 잘 이끌어내었다.
어른인 나도 마지막 부분의 생각하지도 못한 반전은 눈물이 핑 돌았다.
어린이들이 인간관계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 필요한 지혜를 잘 담아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 하늘이는 할머니의 문구점에서 특별한 크레파스를 발견하게 된다.
이 크레파스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기묘한 이야기를 물건값으로 지불해야 한다.
하늘이가 손에 넣은 크레파스는 정말 특별한데, 꿈 속에서 정해진 10분 안에 미래에 꿈꾸는 장면을 그려야 한다. 만약 10분 안에 그림을 완성하지 못하면 꿈 안에 영원히 갇히게 된다.
하늘이는 자신을 서운하게 만든 친구 보라를 외톨이로 그리거나 친구들에게 인기쟁이가 된 자신의 모습을 그린다.
하지만 그렇게 그린 그림이 현실로 실현되면서도 어딘가 원하는 방향과는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늘이는 전혀 신나지도, 행복하지도 않다.

간판 없는 문구점의 기묘한 이야기는 단순한 동화의 틀을 넘어 깊은 감정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이다.
주인공 하늘이가 특별한 크레파스를 구입하기 위해 기묘한 이야기를 물건값으로 지불해야 한다는 설정은 처음에는 흥미진진하지만 그래도 유쾌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점차 인간관계의 복잡함과 그로 인한 갈등을 다루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하늘이는 친구 보라와의 갈등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하게 되며, 이는 어린이들이 흔히 겪는 친구 관계의 어려움을 잘 나타낸다. 하지만 그녀가 그린 그림이 현실로 실현되면서도 그 결과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과정은 진정한 행복과 만족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불러일으킨다.
독자는 하늘이가 그리는 장면 속에서 자신의 경험을 비추어 보며 인간관계의 복잡한 감정을 공감할 것이다.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에서 큰 반전이 드러나는데, 이 순간은 독자에게 강한 감정적 충격을 준다.
물건값을 굳이 이야기로 받았다는 사실도 한꺼번에 이해가 되면서 가족간의 사랑과 희생을 상기시킨다. 이러한 반전은 독자로 하여금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겪는 어려움이 단순한 갈등이 아닌 깊은 이해와 배려에서 비롯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한다.
이 작품은 어린이들이나 어른들 모두에게 인간관계의 소중함과 그 복잡함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결국, 사랑과 이해가 담긴 관계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우리를 지켜주고, 그로 인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알려주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