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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천재 - 이탈리아, 맛의 역사를 쓰다
알레산드로 마르초 마뇨 지음, 윤병언 옮김 / 책세상 / 2016년 6월
평점 :
품절
저자인 알레산드로 마르초 마뇨 는 생소한데, 제목에 "맛"이 들어가 있어 소설인 줄 알았다. 예전에 읽은 로알드 달님의 [맛]이 엄청 인상깊게 남아있어 그런 게 아닐까. 그런데 이 책 [맛의 천재]는 이탈리아 음식의 기원, 변천사 그리고 그 변천사를 저자가 저널리스트답게 아주 집요하게 취재하고 그 결과를 보여준다. 이 이상 이탈리아 음식에 대해 말 할 수 있는 책은 없다는 듯이 꽉 차있다.
거의 600쪽에 가까운 엄청 두꺼운 책이라, 읽기도 전에 숨이 가빠지는 것 같았는데, 목차 중 내가 좋아하는 것부터 읽으니 그리 어려운 책이 아니었다. 요즘 빠져있는 티라미수 편부터 읽고 나니, 그 다음에 좋아하는 샐러드 그 다음에는 스파게티와 피자. 예쁜 사진이 좀 더 많이 들어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음식의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레스토랑에서 이야깃거리라 풍부해질 것 같다. 보통 먹는 것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까.
<출판사 서평>에 엄청 흥미로운 글이 있어 이 책을 선택한지도 모르겠다.
[맛의 천재]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탈리아 탐식가 가운데 한국인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인물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일 듯 싶다. 지금이야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천재로 유명하고 그의 작품에 천문학적인 값이 매겨지기도 하지만, 젊었을 때 다빈치는 미술 공방의 견습생 급료로 먹고살 수 없어 '세마리 달팽이'라는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신세였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식당에서 독살 사건이 벌어져 주방의 모든 요리사들이 사망한다. 엉겁결에 보조에서 주방장으로 초고속 승진한 다빈치는 요리에서도 창조 본능을 발휘하는데, 그릇 한가득 음식을 담아 먹던 당시 관습을 깨고 접시 위에 빵 한 조각과 바질 잎 한 장을 얹어서 내놓는 등의 파격을 보인다. 배가 고파 식당을 찾은 사람들이 다빈치의 요리를 좋아했을 리가!! 아니나 다를까 손님들에게 멱살잡이을 당하고 해고된 다빈치는 이번에는 친구 보티첼리를 꼬드겨 '산드로와 레오나르도의 세 마리 두꺼비'라는 식당을 차린다. 비너스의 발 밑에 역사상 가장 유명한 조개를 그렸던 보티첼리가 메뉴판 디자인도 하고 간판에 그림도 그렸건만, 식당은 오래지 않아 문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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