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일록은 내 이름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하워드 제이컵슨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문학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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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유명한 [베니스의 상인]을 작가가 자신만의 문체로 다시 쓰고, 샤일록의 이름을 딴 책 제목으로도 이미 이 책에 대해 흥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그냥 재미로 읽는 그저 그런 소설이 아니었다. 예전에 [베니스의 상인]을 읽으면서 유대인인 샤일록에 대한 극 중 사람들의 차갑고 부정적인 시선이 불편해, 이 책 [샤일록은 내 이름]에서는 그에 대한 긍정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 기대했었나보다.

  어찌 저찌해서 책의 마지막까지 읽기는 했는데, 이 한 권을 제대로 이해했다고는 자신할 수 없다. 두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베니스의 상인]을 다시 읽어야겠다' 그리고 '이 책 [샤일록은 내 이름]은 두 번은 더 읽어야겠다' 였다. 저자인 하워드 제이컵슨이 정의와 자비를 살 한 점 떼어내는 문제와 같이 이야기하려고 하는데, 몇 번 더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책은 어머니 묘소를 둘러보러 온 사이먼 스트룰로비치와 아내 리아의 묘를 찾아 온 샤일록이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작된다. 둘 다 유대인이고, 아내의 부재로(샤일록의 아내는 죽고, 스트룰로비치의 아내는 뇌중풍으로 쓰러져 의사소통이 불가) 딸에 대한 지나친 불안과 관심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두 아버지를 포함해 한 사람의 아버지가 더 있는데, 플루러벨([베니스의 상인]의 포샤)의 아버지 샬크로스는 딸에게 막대한 재산을 남기고 자살한다.

 

슬픔의 원인을 곧바로 알아내려 하지 말고, 또 그것을 골든트라이앵글에 넘쳐 나는 야망, 스트레스, 경쟁심, 질투 탓이라고 생각하지도 말라고 권고했다. 그들은 슬프니까 슬픈 것일 뿐이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그걸 부정하지 않는 것이다

                                                             - 플루러벨이 찾은 슬픔 학교에서-

  이 책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대인의 역사와 가치관을 공부해야겠다고 읽는 내내 생각했는데, p.69 에 나온 "다윗의 별"의 의미도 생소했다. (나치가 프랑스를 점령한 1941~1944년 동안, 나치의 지시에 따라 프랑스 유대인들은 유대인이라는 신분 표시로서 다윗의 별을 왼쪽 가슴에 달고 다녀야 했다. 다윗의 별을 만든다는 것은 유대인을 차별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궁금한 것은 책을 넘기다 보면 어떤 글자는 굵게 표시되어 있는데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책의 마지막에 스트룰로비치의 딸 비어트리스가 집으로 돌아와 둘이 대화하면서 끝이 난다.

"만약 네가 오늘 집으로 돌아온다고 내게 말해 주었더라면,"

그가 말했다.

"넌 모든 사람의 수고를 덜어 주었을 거야."

"어쩌면 나는 모든 사람의 많은 수고를 덜어 줄 생각이 없었나봐요."

저 돌같이 차가운 용서 없음은 샤일록을 닮았군, 하고 스트룰로비치는 생각했다. 그가 딸에게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녀는 틀림없이 이렇게 대답할 것이었다.

"나는 당신들 떨거지한테 복수할 거야."                

                             ▲ p. 113 에서 샤일록이 원하던 감동적인 퇴장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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