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 않은 벌거벗음

남다른 사진 찍기 ㅣ 일상이 즐거워지는 시리즈 2
안영진 지음 / 홀로그램 / 2011년 9월

얼마 전 블로그 이웃이신 안영진님의 사진책 '남다른 사진찍기'를 손에 넣었다. 
 
'남다른 사진찍기' 제목부터 나의 갈증을 해갈할만큼 유혹적이다.

처음 사진을 시작할 때 인터넷에 올라오는 쨍한 사진들을 보며 왜 내 사진은 저렇게 화려하지도, 쨍하지도 않을까 고민을 하던 때가 있었다.

그때 나름 내린 결론은 좋은 카메라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묵직한 DSLR을 사서 폼나게 들고 다니던 때가 있었다.

물론 카메라가 바꼈음에도 불구하고 내 사진은 여전히 밋밋하기 그지 없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후보정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사진을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것을 아는데 참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그 어렵다는(?) 포토샵을  배우고 포기하기를 반복하다 어느 정도 나름의 


노하우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노하우는 절대 누설하면 안되는 비밀이 되었다. 그렇다고 대단한 노하우도 아닌데 쬐금 알게된 노하우를 움켜쥐게만 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안영진님의 '남다른 사진찍기'를 읽으면서 깜짝 놀랐다. 아니 이런 노하우를 너무도 솔직하게 풀어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로서는 얼마안되는 노하우가 전재산이라 생각되어 풀어낼 생각을 못했는데 말이다.



 

안영진님의 책에는 사용한 후보정에 사용된 프로그램과 보정한 수치까지도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고 사진을 찍을 당시에 조리개값, 셔터스피드, ISO, 카메라 기종까지도 
 

밝혀주고 있다. 심지어는 원본사진과 보정 후의 사진을 나란히 세워 비교까지 해준다. 그리고 책 뒷편에는 hdr의 대표 프로그램 포토매틱스 사용법까지..헐...
 

마치 남김없이 다 벌거벗어 보여주는 느낌이었다. 화려한 사진만을 앞세우고 환상적인 분위기와 말로 신비감을 내뿜어도 될만한 사진들을 속속들이 벗겨 보여준다.
 

하지만 부끄럽지 않다. 
 

그만큼 자신의 사진을 사랑하고 애착을 가지고 있으면 자신감이 넘쳐난다. 

 
난 왜 안영진님이 그렇게 당당하게 모든 것을 보여줬는지 그의 책을 다 읽기도 전에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책 제목과도 같다. 난 얼마나 많이 다른 사람들의 사진과 똑같은 사진을 원했던가? 

 
심지어 사진의 포인트라고 불리는 곳이라면 밤길을 마다않고 

 
쫓아가서 똑같은 장소, 똑같은 풍경, 똑같은 스펙으로 똑같은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했던 날들이 많았다.

 



 

차근차근 그의 책을 읽다보면 사진에 대한 안영진님의 생각이 읽힌다. 사진은 다른 사람의 사진과 똑같아서는 안된다. 한때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들이 보다

 
깜짝 놀랐다. 서로 다른 사람들의 사진인데 서너장이 너무나도 비슷한 사진이었다. 장소도 풍경도 똑같아서 혼란스러웠던 때도 있었다.

 
그런 사진을 찍기위해 열심히 밤길을 달려갔던 내 모습과도 오버랩되었다. 

 
안영진님의 '남다른 사진 찍기'는 말그대로 남들과 다른 사진을 찍는 방법과 생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렇다고 아주 특별하고 차별화된 사진을 말하지 않는다.

 
일상에서 누구나 만날 수 있는 풍경, 그냥 아무 생각없이 지나치는 순간 순간의 표정을 찾아내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그의 책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사진을 찍었던 순간들에 대해 친구와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듯 다정다감한 글로 가득하다.
 

무겁고 딱딱한 이야기, 어렵고 골치아픈 전문적인 이야기는 없다. 사진을 찍는 사람의 마음, 사진을 사랑하는 마음들이 절로 느껴지는 부드러운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을 정확하게 짚어준다. 부드럽고 가볍다고 사진이 가볍고 가치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솔직하고 편안하고 친근하게 마음을 파고드는 사진을 찍으라고 그는 말한다. 

 
그의 책을 다 본 후 안영진님이 왜 그렇게 당당하게 스스로 다 벌거벗었는지 알것 같다. 

 
그는 똑같은 보정프로그램, 똑같은 스펙으로 사진을 찍어도 마음이 담기지 않으면 똑같은 사진이 나오지 않음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런 마음이 있다면 똑같은 사진을 찍으려고 노력하지도 않게 될것이다.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세상을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즐겁고 사진을 찍는 진정한 의미가 있는지 알게 될테니까 말이다.

 



 

안영진님의 '남다른 사진찍기' 책을 권합니다. 책 여기 저기에 따뜻하고 짧지만 깊이가 있는 노하우들이 가득한 책입니다.
 

요즘 카메라 유저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은데 비해 다른 사람의 사진 베끼기에 바빠 자신만의 사진찍기를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사진을 시작하는 초보자뿐 아니라 저처럼 몇년씩 사진을 찍으면서 자신만의 색깔을 찾지 못하신 분들에게 작지만 반짝이는 길을 보여줄 것입니다. 특히 HDR에 관심있으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저도 이제 사진을 위해 멀리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으로 들어가는 연습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 

 
안영진님의 '남다른 사진찍기'  출판을 축하드리며 사진에 대해 또 한번 깊이있는 생각을 할 기회를 주신 안영진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안영진님 블로그에 한번 가보세요. ㅋㅋ - blog.naver.com/11dudw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