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국 교육의 잠을 깨우다
강대중 외 지음 / 지식공작소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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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위기 상황이 약 일 년째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사회에 맞춰 이 바이러스는 범지구적으로 사람들을 서로 만나지 못하게 떨어뜨리고, 마스크 없이는 거리도 다닐 수 없고,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기력 및 두려움에 떨게 하는 등 기존에 우리가 당연시 여기던 일상생활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우리 중 많은 이들의 일상생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교육 분야도 큰 타격을 입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이 작은 바이러스는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의 알면서도 누구도 굳이 뒤엎고 싶지 않아했던 문제들을 대신 드러내주고 있다. 마치 이 책의 제목처럼 오래도록 잠들어있던 한국 교육을 각성시켜준 것이다.

<코로나 19 한국 교육의 잠을 깨우다>는 이러한 위기 속 한국 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17명의 전문가를 통해 학교 급별로 어떻게 대응을 하고 있는지, 어떠한 점이 해결되어야 하며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나아가야 할지, 학교 이외의 사교육, 지자체 및 기관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등 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궁금해 할 법한 내용에 대해 알 수 있게끔 해주는 책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온라인 학습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대표적으로 등장한 논의거리는 굳이 학교에 나가야 되느냐는 것이다. 공교육에 구애받지 않고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원하는 학습을 할 수 있다는 긍정적 기회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것은 자신이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고 돌봐줄 부모가 있는 중산층 이상의 환경에서 가능한 이야기이다. 가정에서 돌봐줄 손길이 부족한 한부모 가정이나 맞벌이 부모를 두었거나 저소득층인 아이들은 태블릿과 같은 기기를 지원을 해주어도 여러 명이 함께 사는 가정에 자신의 방이 없어 온라인 수업조차 듣기 힘든 경우도 있고 학교에서 주는 점심을 못 먹어 끼니 한 끼를 제대로 먹지 못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책에서는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가 이러한 환경에 놓여있는 아이들에게 교육 환경을 제공해주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교육의 개별화가 진행되어 자기주도 학습이 가능한 아이들은 계속 학습을 이어나가도록 하고, 그것이 어려운 아이들을 지역사회와 합력하여 개별적으로 돌볼 필요성이 보인다물론 이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성적 위주의 사회에서 잘 하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학교를 이끌어가는 것이 훨씬 편할뿐더러, 교사 자신과 학교에도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에서 논의된 바와 같이 교육복지는 더불어 잘 사는 방법과 큰 연관성이 있다누군가는 소외되는 이들에게 손을 뻗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이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으니 이 시대의 그 손길은 교사와 지역 사회가 되지 않으면 지속적인 도움을 주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통해 교사의 역할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다. 한국 교육에서 교사는 많은 경우 지식전달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인해 단순히 지식만 전달해준다면 굳이 학교에 나오지 않고 온라인으로 강의만 들어도 충분하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따라서 교사가 먼저 학생들 개개인을 살펴주는 것과 더불어 학생들도 '더불어 사는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게끔 돕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온라인상에서의 소통은 함께 있을 때의 상호작용보다 효율성 및 효과성 측면에서 떨어지기 때문에 블렌디드 러닝을 활용하거나 여러 가지 기술을 통해 한계점을 극복해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책에서 다루고 있는 다른 주제 중 하나는 기술과 교육이다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나오고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을 해나가고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앞으로 교육과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교육이 더욱 중요해질 것은 당연히 예상이 되는 일이다.

이와 관련하여 게이미피케이션이 소개되었는데, 게임과 같이 흥미로운 콘텐츠를 활용하면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개념을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무작정 게임을 활용한 학습을 시작할 것이 아니라 교육자들이 게임 및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더 효과적인 학습이 될지, 그리고 이러한 기술을 활용한 학습이 아이들에게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지 충분한 고민이 필수적이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기술을 활용한 교육이 앞으로 발전해가는 과정에서 교육자들은 어떻게 해야 기술이 교육보다 앞서가지 않고 교육이 가는 길에 기술이 조력자가 되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듯하다.

이외에도 평생학습, 대학교육이 어떻게 변화해야하는가 등 많은 교육에 대한 담론을 나누고 있었는데, 책을 읽으며 가장 크게 느꼈던 점은 그래도 누군가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었다그리고 이들이 이렇게 고민하는 목적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면 결국 조금 더 나은 교육을 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함이었다.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학습자, 공간이 없어 온라인 수업을 듣기가 힘든 학습자, 꼭 초, , 고등학생이 아니어도 평생교육 측면에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자들이 소외되지 않고 함께 더 나은 사회를 꿈꾸는 자들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들은 모두 말하고 있었다. 코로나 이후에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고, 언제든지 이러한 상황이 다시 올 수 있다고.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기회에 더욱 함께 고민하고 나아가야 할 것이다코로나가 우리에게 가져다준 변화만큼 깊이 뿌리내린 우리나라의 교육 체제를 한 순간에 바꾸어버릴 수는 없을 것이지만 책의 마지막 구절인 코로나는 위협이 아니라 기회라는 말처럼 앞으로의 변화에 있어 큰 전환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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