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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이사벨
몽상퐁듀 지음 / 벨벳루즈 / 2018년 4월
평점 :
#실존역사물 #회귀물
*이 소설은 여주인공이 성적 학대를 당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리뷰는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왕권다툼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동적으로 살아가다가 종내에는 마녀로 몰려 화형당하는 이사벨은 회귀 후 과거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 시작으로 아라곤의 왕자 페르난도를 만나게 되는데…
어두웠던 과거를 떠올리면 정말 행복해질 수 있을까 싶었던 여주가 능글맞으면서도 여주에 관한 진심만은 꽤나 진지했던 남주에게 따뜻함을 느끼면서 진실한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이다.
회귀 전엔 살아 남아 기회를 노린다면서 노리기만 하다가 화형당한 여주를 보고 황당했다. 회귀 후엔 걸크러쉬까진 아니어도 스스로 자기 세력과 남주를 찾아 나서고 운명을 개척해 나가고, 사랑을 지키려고 목소리를 높이는 걸 보고 뿌듯했다. 실제 역사를 찾아보니 결국 여주가 여왕이 되는 이야기인데 여기서 착실하게 내조하는 남주가 너무 취향이었다ㅋㅋㅋ 오늘부터 내 취향은 내조남이다! 남주의 한결같은 사랑도, 적극적으로 몸으로 대쉬하는 것도 좋았지만 순딩한 척 하더니 마지막에 뒤에서 엔리케를 후려쳐 버리는 모습이 가장 상쾌했다.
이 글에서 가장 충격이었던 건 엔리케의 이간질로 인한 여주의 불행인데 물론 정당화될 수 없었던 학대지만 포르투갈왕의 등을 떠밀어준 셈 아닌가. 그래놓고 여주에게는 포르투갈왕을 행복하게 해주라며 춘화책을 쥐어준 엔리케의 양면성을 보면서 소름이 돋았다. 남동생을 살해하고, 여동생마저 죽이려 했던 엔리케가 이 책 최고의 또라이가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역사를 좋아하는 편이라 독서 후에 이사벨 여왕에 대해 직접 찾아보면서 실제 역사의 흐름이 눈에 쏙쏙 들어오는 것이 매우 유익한 독서가 되었던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건 여왕이 된 후 이야기가 너무 부족한 것 같다. 글이 짧기도 짧지만 너무 급하게 마무리 지은 것 같아 외전이 나왔으면 좋겠다.
서양 역사 소설은 처음 접해서 잘 읽히려나 싶었는데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게 실제 역사를 다룬 글을 흥미롭게 다루시고 글 자체도 매끄럽고 잘 읽혀서 좋았다. 서양 역사에 흥미로운 사건이 많은데 이런 느낌으로 차기작을 더 쓰셔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