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틴 피스토리우스.메건 로이드 데이비스 지음, 이유진 옮김 / 푸른숲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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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GHOST BOY다. 내용에도 유령같이 살았다, 나는 유령이었다 같이 '유령'단어가 많이 등장한다.  사지 멀쩡하던 12세 소년이 원인 모를 병을 앓아 의식불명에 빠진 뒤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기적적으로 4년 뒤 의식이 돌아오지만 전신마비 환자였기 때문에 아무도 그가 정신이 멀쩡한지 모른다. 13년이 지난 후 세심한 간병인 버니 덕분에 그가 의식을 찾았음을 발견, 여러 사람의 도움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진다. 결국 사랑하는 조애나를 만나 결혼을 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된다.

정신은 말짱하다. 다만 말을 못하고 자기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한다. 의식이 깨어나고 나서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있는게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떤 느낌일까? 아무리 자신은 소리쳐도 누구도 듣지 못한다. 이 청년의 잃어버린 13년의 인생도 불쌍하지만 그 곁에서 모든 걸 감당한 부모가 대단하다.  

"네가 죽었으면 좋겠어."
엄마는 나를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네가 죽어야 해."

의식이 있음을 아무도 몰랐던 때 마틴의 엄마는 너무 괴로운 나머지 아이 앞에서 '너가 죽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한다.. 아, 얼마나 괴로웠으면...! 아픈 사람 간병안해본 사람은 모른다. 그 고통을..  
엄마가 모진 말을 뱉었지만 끝까지 책임졌다. 부모니까 당연한거라고?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부모도 사람이고 힘들고 지칠 수 있다. 하지만 해냈다. 의사소통이 가능해졌을 땐 최선을 다해서 마틴에게 맞는 장비를 찾기 위해 힘썼고 그가 무엇을 하든 용기를 붇돋아주었다.

지난 시간을 어떻게 보냈는데 내가 여기서 너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게 둘 것 같아? 아빠 여기 있다, 마틴. 내가 널 붙잡고 있어. 아무 일도 생기게 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 무서워할 필요 없어.
우리를 다시 일어서게 해주는 사람들은 가족들이지만 타인들도 우리를 구원해줄 수 있음을. 비록 그들은 자신의 행동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모른다 해도 말이다.

다행히 그가 의식을 되찾았다는 걸 발견해준 세심한 간병인 외 그를 따뜻하게 보살펴 준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일년에 한두번 어쩔 수 없이 시골에 있는 요양병원에 있을 때 못된 간병인 이야기를 읽으니 환자들이 겪는 고통을 알 수 있었다. 그들은 마틴을 사람으로 존중하며 대하지 않고 그저 길거리 지나가다 밟히는 깡통 쯤으로 대했다. 인권모독, 학대, 방임, 폭력, 성추행 등... 수치심, 모욕감을 느껴도 그는 말 한마디 뱉을 수 없었고 그 자리를 피할 수도 없었다.
그의 와이프 조애나. 영국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조애나. 아, 이 여성을 존경한다. 편견 없이 다른 사람들과 그를 그대로 바라보는 조애나,,,   
나는 나와 다른 사람을 마주할 때 어떻게 바라보았는가 다시 생각해본다.

의식불명에서 깨어나고 전신마비였던 환자가 도움만 있다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기적이다. 그리고 그를 알아보고 사랑하는 여자도 있다. 그는 13년을 통째로 잃어버렸다. 남들보다 13년 뒤쳐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는 그만큼 더 노력중이다.

과거를 잊고 미래만 생각하자. 지금이 얼마나 소중한지 감사해하며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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