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영이의 거짓말
김민준 지음 / 자화상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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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생을 나로 살았지만

어쩌면 그건 괄호 안에 속해 있던 나였을지도 몰라

제목이 참 솔직하면서 도발적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선영이가 어떤 거짓말을 했는지 작가는 친절하게 알려주지 않는다. 솔직하지 않은 마음, 그것을 크게 거짓말이라고 뭉둥그려 소설 속에 녹아내였고, 선영이가 솔직해졌을 때 이 소설은 끝이 난다. 선영이는 우리 시대의 2030다. 선영이는 초능력을 갖고 있지만 별반 쓸모 없는, 손가락 끝으로 비누방울을 만드는 능력을 갖고 있다. 취업 준비에 별 도움은 되지 않고 취업은 늘 미끄러진다. 그러다 부모님에게 생활비를 받기도 미안하여 잠시 아르바이트나 해보자고 간 놀이동산에서 선영이의 능력은 놀이동산의 목적인 아이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함에 딱인 능력이 되었다. 취업하기 너무 힘들어 젊은사람들은 여러가지 자격증을 따거나 체험활동 인턴쉽, 어학연수 등 자기계발에 힘쓴다. 자아실현이나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하는 것도 아닌 오직 취업을 위한 활동으로 힘쓰지만 필요 없는 자격증을 따기도 일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열정은 사치가 되어버리고 마는 삶이다. 하지만 선영이가 자신의 초능력을 알아봐줄(?) 곳을 찾아 즐겁게 일을 했다. 쓰레기장 귀신이 출몰한다는 소리와 애완동물들의 실종이 연관 되어 있다고 짐작하고 찾아 나선다. 하지만 평범한 젊은 남자였을 뿐이고 둘은 대화가 통하며 진심을 알게 된다.

 

다한증 때문에 한의원 치료를 오랫동안 받고 있는 선영이는 간호사로부터 인지 부조화란 단어에 대해 알게 되고 자기 자신을 부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다. 민성이를 짝사랑하는 연주에게 조언을 해주며 사실은 그 말이 자기 자신에게 해주고 싶었던 말임을 알게 된다. 선영이가 스스로 자기가 원하는 바를 알게 되고 변해가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자신의 속 마음을 쓰레기장 귀신, 연준에게 솔직하게 표현하기도 한다.

 

우리는 어느 정도 자신을 포장하여 바깥 세상으로 내보인다. 문제는 자기를 포장하다보면 진짜 자신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잊고 사는 거다. 그럴듯 하게 보이기 위해 노력하다보면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그런 모든 '나'를 위해 썼다는 소설. 단순한 제목과 약간은 재치 있는 내용이지만 진짜 나의 모습은 어떠한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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