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과 함께라면 말이야 - 1년차 새내기 남편 오상진의 일기
오상진 지음 / 달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내 <김소영>이 '긴 연서'라고 표현한 책 <당신과 함께라면>을 읽었다. 오상진의 아내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내 아내 최고, 너무 사랑해' 내용만 있다면 '도대체 내가 왜 이걸 읽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으나 서울대 출신 아나운서의 위엄일까. 읽은 책의 짧은 서평들과 자신이 출연했던 프로에서 느낀 점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젠더 이슈와 신혼부부간의 갈등을 푸는 지혜 등 내용이 담겨 있어 영양가 없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20년 넘게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성별이 다른 남녀가 만나 한 공간에서 가정을 꾸린다는 건 결코 쉽지 않다. 결혼은 환상이라는 말이 왜 나왔겠는가. 단지 헤어지는 뒷모습을 보지 않아서, 그저 늘 함께 있고 싶어서, 아니면 그냥 사랑하니까란 이유로 결혼을 결심하고 살아가기에 결혼이라는 제도가 쉽지 않다. 이 책에서도 너무 다른 자신의 집과 처가댁의 분위기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오상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방송인 아나운서 오상진은 그저 잘생긴 엘리트 아나운서?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칭찬을 받지 못한 탓에 자신도 표현에 서툰 사람이며 아내 김소영은 젓가락질만 잘해도 칭찬받는 집안에 자란 리액션이 풍부한 사람이었다. 아내 김소영이 서운해할 포인트가 딱 상상되지 않는가. 사랑스러운 부부 그들은 지성인답게(?) 대화로 서로 조금씩 이해하기로 한다. 아, 이상적인 부부여! 읽는 동안 참 잘 만났구나, 아내를 사랑하고 그저 귀여워하고 사랑하는 남편을 만나 서로 사랑하며 아껴주며 사는 부부. 아내를 위해 1년 동안 매일매일 일기를 쓰고 일기를 다듬어 책까지 내다니... 보통 에너지가 드는 행동이 아닐 텐데 사랑이 참으로 크고 아름답구나. 책을 좋아하는 부부라 서점까지 차렸는데 개인적으로 오상진 아나운서가 읽은 책에 관한 서평을 묶은 책을 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는 미디어에 종사하는 여성의 애환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여성 방송인에게 개념 있고 소탈해야 함과 동시에 흐트러짐 없는 예쁨까지 요구하는 이 시대, 그간 가졌던 '나의 속편함에' 조금은 미안해졌다.

p21

결혼을 하고 나서 여성의 애환을 이해하는 모습, 공감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얼마 전 존경하는 형님이 결혼 축하 저녁을 사주시며, 결혼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따로 또 같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모든 것을 공유하는 사이임에도 서로가 가진 나만의 것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겠지.

p43

오상진은 닭, 아내는 부엉이 스타일. 다른 시차에 산다고 한다. 아마 24시간 내내 시간을 공유하고 싶다면 그들은 트러블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따로 또 같이' 따로 있는 시간에 자신을 충전하는 시간을 가지고 같이 있을 때 서로에게 최선을 다한다면 그것이 원만한 결혼생활을 위해 필요한 지혜가 아닐까.

"소영아, 내가 너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은 뭘까?"

"찡찡댈 시간과 자유를 줘."

p253

자신 기준에서 마음대로 위로했답시고 왜 기분을 풀지 않느냐며 짜증내지 않고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고' 물어보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배우고 싶다. 첫 사회인이 된 남편이라고 힘든 일이 없을까 어쭙잖게 힘내라고 하는 것보다 해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