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정원, 고양이가 있어 좋은 날
이시이 모모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샘터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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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누가 할 줄 아는 것이라곤 한 인간을 믿고 절대 의심하지 않는 것이었다._13p

요즘 들어 책은 마치 소모품처럼 되어간다. 읽고 또 읽어도 가슴속에 조금도 남지 않는다. 읽은 다음 날이면 잊어버린다. 책이 그런 것이 되어 슬프다._81p

내가 파장이라는 말을 발명한 것은 그 후였다. 나는 인생을 천천히 걸으면 분명 한두 명쯤 이렇게 완벽하게 이해하는 친구나 작가를 만나리라 믿는다. 정신없이 바쁜 시대를 사는 젊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여기는 동시에 최근 들어 발걸음도 위태로워진 스스로에게도 정신 차리라고 따끔하게 타이른다._85p


소설가 에쿠니 가오리가 사랑한 작가라고 한다. 1907년에 태어나 평생 독신으로 살면서 글을 쓰고 번역을 했다. 2008년, 10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내겐 생소한 작가다.  이 책은 이시이 모모코 작가의 일기장을 보는 듯하다. 처음 책으로 만나본 작가이지만 자연을 사랑하고 동물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가족이 되는 것을 거부하지 않으며 책임감 있게 키우는 할머니 같다. 여학교에 다니면서 있었던 에피소드와 전쟁 에피소드를 보면서 새삼 1907년생이라는 걸 또 느낀다. 8남매 중 막내가 죽고 나서 막내가 되어 버린 이시이 모모코. 그 옛날 일본 사람들의 삶도 우리와 별다를 바 없구나 느낀다. 농촌 사람들이 교육도 제대로 못 받고 힘든 일을 하며 농사를 짓는데, 도시 사람들은 전혀 모른다고 안타까워하는 모습은 직접 농사를 지어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진실된 마음이다. 친구가 죽으면서 남긴 집이 자신의 집이 되어 도쿄에 100평 땅에서 살았지만 쇼핑을 즐겨 하지도, 돈을 갈구하지도 않으면서 그저 고양이와 개와 소중한 하루하루를 보낸 평범한 할머니다. 내가 일기를 남긴다면 이렇게 쓰고 싶다 생각이 든다. 돈이 많아도, 매일 무언가를 하면서도 즐겁지 않고 행복한 줄 모르고 좇기는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히며 읽기에 대단히 편안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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