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금만 긴장을 풀고
김민준 지음 / 자화상 / 2018년 7월
평점 :

낭만을 가지고 살 수 있다는 것은 말이죠. 참 다행스러운 일이에요. 단순한 기쁨에서 더 나아간 정서가 그 안에 담겨있기 때문이지요. 당신을 기쁘게 하는 것, 그것은 시간 낭비가 아닙니다. 그저 낭만이지요.(146p)
잊지 말아요. 외롭다는 느낌은 내 삶에 깊은 온정이 깃들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것은 배척하고, 회피하고, 극복해야 할 감정이 아니라, 우리가 이해하고, 인정하고, 안아주어야 할 내면의 또 다른 '나'입니다.(232p)
처음 시를 완성했다고 느꼈던 때는 언제였을까. 어쩌면 아직 오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 삶에서 시적인 순간은 정말이지 찰나에 불과하기 때문에.(264p)
요즘 삶이 팍팍하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에게 가만히 들어주는 것이 이런 책이 아닐까. 제목 '조금만 긴장을 풀고'라는 내게 하는 말 같다. 아이를 잘못 키울까 봐, 밖에 나가면 욕먹을까 봐, 좋은 아내가 아닐까 봐, 좋은 딸이 되고 싶어서, 항상 긴장하며 살고 있는 내게 조금 긴장을 풀어봐- 한다. 조곤조곤한 말투, 따뜻한 문체, 사랑스러운 단어들의 조합으로 어떤 위로와 충고보다 더 따스하게 감싸준다. 특별한 취미 없이 굳이 취미라고 꼽자면 독서가 취미인 내게, 나를 기쁘게 하는 것이 낭만이라고 말해주는 저자다. 흔히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살다 보면 도대체 낭만이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은 우리 가까이에 낭만이 있는 건 아닐까. 책을 읽곤 있지만 글쓰기에는 서툰 나. 그중 '시'라고 하는 건 참 멀고도 어려운 존재다. 어떠한 짧은 시 하나로 눈물을 쏟게 만들 수도 있는 대단한 글. 학창시절 선생님이 건네준 시집을 읽고 작가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는 저자. 내 삶의 시를 완성할 수 있는 날이 언제일까. 시적인 순간은 정말이지 찰나에 불과한다는 말이 그만큼 사색하며 생각할 시간이 찰나에 지난다는 말이 아닐까. 바쁘게 돌아가는 삶에서 조금만 긴장을 풀고 삶에서 시적인 순간을 발견하게 되는 그날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