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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 대하여 ㅣ 오늘의 젊은 작가 17
김혜진 지음 / 민음사 / 2017년 9월
평점 :
참 무거운 소재임에 틀림없습니다.
요양보호사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엄마와
그 엄마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채근하는 딸.
결국 그 딸에게 마지못해 들어와서 살라고 하지만
그 딸의 파트너까진 받아들일 생각은 없지요.
이 독특한 상황에 놓인 모녀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모든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도 다를 게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부모들은 자식이 자신의 꿈을 이뤄주길 바라고 기대를 걸지요.
"내가 너를 어떻게 가르쳤는데, 얼마나 많이 공부시켰는데"
하지만 많은 자식들이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기보단 자기의 인생을 살려고 합니다.
예부터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 것이겠고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언제든 가장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비빌 언덕은 역시
부모밖에 없습니다.
이 소설에서도 '내가 엄마 아니면 어디에 이런 말을 해'라는 말이 나오지요.
너무나 뻔뻔스러운 자식의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게 대부분의 부모와 자식의 관계이지 않을까요?
서로가 자신의 말을 들어주길 바라지만 충족되지 않고,
또 그러면서도 어쩔 수 없이 상대의 요구를 들어주면서 사는
모순 같은 관계 말입니다.
주는 만큼 받고, 받는 만큼 주는 이해 관계라는 단어가 가장 먼 관계가 바로
부모와 자식의 관계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보면서 우리집도 이 집과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님은 자기보다 훨씬 많이 배우고 잘난 자식들이 왜 제대로 된 결혼생활을 하지 못하는지
답답해 하시지요.
저희는 저희대로 왜 부모가 되어서 있는 그대로 자식의 행복을 바라지 않느냐고 부모님의 기대는 모른 척합니다. 필요할 때는 부모님을 찾아 앓는 소리를 하면서요.
저희 이 소설의 화자만큼의 나이를 먹은 저희 엄마가
이 소설을 어떻게 읽을실지 무척 궁금합니다.
조심스럽게 권해드려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