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쇳물 쓰지 마라
제페토 지음 / 수오서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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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의 이름으로는 독특하다고 생각했다. 그 쇳물이라니. 그 쇳물은 무엇일까. 시집 내부를 보니 기사와 시가 병렬로 실려 있었다. 마음에 드는 시 몇편을 본 뒤 구매하고 나와 다음날 아침이 되어 카페에 앉아 읽게 되었다.

 

몇 장 넘기지 않았는데 눈물이 났다. 창 밖에 비가 내리는데 하늘이 나와 함께 울어준다고 제멋대로 생각했다.

 

시집 제목 속 그 쇳물은 실수로 발을 헛디뎌 용광로 속에 빠져버린, 온도가 너무 높아 시신조차 찾을 수 없는 청년을 추모하며 시인의 마지막 염원을 담은 쇳물이었다.

 

이 시는 시작일 뿐이었다. 차마 끼니를 해결하지 못해 밥과 김치를 구걸하다 세상을 떠나버린 시나리오 작가. 임금 체불에 대항해 15미터 상공에서 더위에 맞서는 일용직 노동자의 삶. 416일에 슬프게 떠나간 304개의 별...

 

내 주변을 돌아보게 한다. 아니, 나를 돌아보게 한다.

 

코로나19도 기승인데 소외된 사람들은 지금 얼마나 힘들까. 추위만으로도 너무 힘이 들텐데...

오후 내내 슬픔에 젖었다.

 

그 돈 아니어도 죽지 않을 사장님

내 돈을 주오

<체불> 중에서 

그 돈 아니어도 죽지 않을 사장님
내 돈을 주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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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커피숍에서 혼자 책을 읽다가 주변 테이블의 이야기를 엿듣게 된다. 조용히 책을 덮고 커피를 홀짝이며 귀를 쫑긋 세운다. 그들은 서로에게 위로를 하고 칭찬을 하고 때로는 화를 냈다.

 

일간 이슬아 수필집. 내가 마치 이슬아 작가님의 삶 근처에 앉아서 가만히 그의 이야기를 듣는 기분. 사소하다면 사소한, 그녀의 대화를 가만히 앉아서 훔쳐듣고 있었다.

 

이야기, 그중에서도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이야기. 딱 그런 이야기였다. 장장 3시간이고 4시간이고 같이 맞장구 쳐주며 깔깔 웃다가 문득 해가 진 창가를 보며 허기진 배를 느끼곤 자리를 뜨는 그런 즐거움.

 

책을 읽으며 작가님과 내적 친밀감을 쌓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작가님에 대해 자세히 알아가고 작가님의 취향을 엿보는게 이렇게 재밌을 일인가

 

사실 산지는 꽤 됐지만 조금씩 야금야금 읽고 싶어서 천천히 읽었다. 자기 전에 조금, 우울할 때 몇 편. 아직도 몇 편은 남겨둔 상태다. 다 읽어버리면 서운할거 같아서...

 

작가님의 문체는 독보적으로 내 취향이다. ‘다름 아닌 사랑과 자유를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그녀의 글은 호탕하고 시원하며 솔직하다. 정말 나오는 책마다 대기하고 있어야겠다.

 

500페이지가 넘는 책. 넘기고 넘겨도 계속 재밌으면 을매나 즐겁게요. 그런게 500페이지가 넘게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면 을매나 신나게요.

 

매일 들고 다니며 읽기엔 두께가 꽤 되니 침대 머리맡에 두고 한편씩 읽는 방법을 권한다. 자기 전 편안한 마음에 기분이 몽글몽글 해진다. 누워서 읽다 얼굴에 떨어뜨리면 코깨지니 적당히 앉아서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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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만 있고 끝이 없는 당신을 위한 책
이경수 지음 / 다연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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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년 계획만 잔뜩 세우고 12월은 커녕 2월만 되어도 잊어버리거나 포기해버리는 분을 위한 솔루션.

 세운 목표를 차근차근 끝까지 끌고 갈 수 있도록 작가는 5단계의 실행법을 제시한다.


작가가 주장하는 5단계는 다음과 같다.


step1. 가능성 믿기

step2. 과거 마무리하기

step3. 미래 디자인하기

step4. 의미와 동기 찾기

step5. 실행하고 점검하기


본인 스스로를 과소평가하고 매번 해야지 해야지 하지만 지켜보지 못한, 또는 막연히 꿈만 가지고 있는 분께 추천한다..

하지만 아마 항상 계획하고 채우고 평가하는 일이 익숙한 분들게는 이미 아는 진부한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필자는 제작년부터 잘 읽었던 grit과 성장마인드셋 관련 책들의 압축판이라고 생각했다. 신선한 시야를 제공한다기 보다는 주요 내용만 압축해서 예시를 붙인 책이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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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할 걸 그랬어
김소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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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의 여러 책방 방문기에 가까운 에세이. 책방 하나하나에 할애된 공간이 작아 조금 아쉬웠다.
제목을 봤을땐 이소영씨의 책방운영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라고 생각는데 여행일기에 가까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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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판 사나이 이삭줍기 환상문학 1
아델베르트 샤미소 지음, 최문규 옮김 / 열림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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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어떤것이든 받을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까지 내놓을 수 있습니까?

 

여기 부를 위해 자신의 그림자를 팔아넘긴 사나이가 있습니다. 그는 그림자는 잃었지만 부와 부에 딸려온 명예를 얻었죠. 하지만 그것은 잠시였습니다. 그림자가 없는 그를 보며 사람들이 떠나기 시작했죠. 그러자 그림자를 사간 악마가 다시옵니다. 그림자를 돌려줄테니, 죽고 난 뒤 영혼을 나에게 파는건 어때? 

 

소설을 얼핏보면 돈에 대한 비판으로 보였습니다. 재화와 부의 위험성을 보여주지만 그게 다는 아닙니다. 주인공 페터 슐레밀과 주변인물들을 보며 세상살이의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돈과 그림자를 교환한 페터 슐레밀에게 처음에는 그림자보다는 돈이 중요한 가치라고 느껴졌겠죠. 그에 주변인물 벤델은 그를 위해 옆에 서서 자신의 그림자에 가려지게끔 도와줍니다. 벤델에게는 슐레밀을 도와주는 것이 부와 명예보다는 중요한 가치라고 판단합니다. 후에 그를 기리는 병원을 설립하기도 하죠.

 

그림자가 어떤것을 형상화 한지는 독자마다 다르게 느껴질 듯 합니다.

저에게는 소속감으로 느껴졌습니다. 사회에서 인정받고 한사람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가는것.

그림자를 잃은 슐레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부와 명예, 소속감, 도덕성 모두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들입니다. 하지만  어떤 가치 하나를 통째로 팔아먹고 다른 가치를 높인다면 과연 행복할까요?

행복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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