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당연필의 여행 예술과 심리 동화 시리즈 5
윤세열 그림, 김수련 글 / 나한기획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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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질의 풍요로움 속에서 새롭고 깨끗한 것들만 선호하는 시대. 그리고 우리의 모습.


‘몽당연필’ 이라는 단어 자체를 들어본 적이 언제인가 싶습니다. 항상 새 연필과 형형색색의 필기도구가 가득 차 있는 필통을 열어보니, 역시나 몽당연필 한 자루도 보이지 않습니다. 과연 아이들은 몽당연필이 무엇인지 알긴 알까요?


이 책은 자신감과 당당함으로 지내던 멋진 연필이 결국 주인에게 버림을 받는 내용입니다. 그러다가 새로운 주인을 만나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되죠. 특히 연필이 점점 짧아지며 자신의 모습을 볼품없이 느끼고 부끄러워하는 장면에서, 나도 나의 모습을 이렇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진 않나......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새해가 밝고 한 살 더 먹은 나이를 생각하며 지금 나의 위치. 나의 상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디 가서 나이를 말하기에 망설여지는 순간이 종종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손 때 묻은 세월의 흔적 속에는 새로운 것이 가지지 못하는 연륜과 인생의 깊이가 담겨 있습니다.

 

새 연필을 사용할 때의 딱딱함과 경직함을 생각해 보세요. 내 손에 익은 연필은 나의 습관에 따라 닳은 연필심과 연필의 모양 덕분에 굉장히 편하잖아요. 아무리 좋은 필기도구들이 많이 나와도 어린 시절 글자를 배우는 가장 첫 단계에서 사용하는 연필만큼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도구도 없습니다. 글을 써야하는 데 잘 되지 않을 때, 마음이 잡히지 않을 때 연필로 끄적거리다 보면 어느새 몸과 마음도 차분해 지기 마련이지요.

 

사람들은 10대, 20대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땐 좋았지...’ 하며 추억합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냐는 질문에는 ‘그러고 싶지 않다.’ 라는 대답합니다. 반짝이고 찬란한 때이긴 하지만 그때의 날카로움과 불완전함을 다시 또 경험하고 싶진 않은 것이지요. 


이 연필의 모습에서 우리는 나의 인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고,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세상의 중심이었던 시절. 그러다가 내가 그런 존재가 아님을 깨닫고 방황하는 젊은 시절.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진정한 나의 모습을 찾아가는 시절까지......


이 책은 우리의 인생모습 뿐만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 진정한 나의 가치, 나를 인정해주는 존재. 물질 만능주의에 대한 반성 등 여러 각도에서 생각해 볼 수 있게 스토리가 전개됩니다. 그래서 읽을 때마다 새로운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아이는 물론, 어른들의 관점에서도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해주는 책이지요. 


오늘, 사각거리는 연필을 끄적거리며 ‘몽당연필의 여행’과 함께 나의 인생을 여행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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