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에 만나요
용윤선 지음 / 달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生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오는 책이었다. 삶과 生, 사랑과 生, 사람과 生, 生과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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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에 만나자는, 해석하기 어려운 제목에서 잠시 멍했다. 그래도 읽어보지, 왜 13월에 만나자는지 해석해보지. 야심차게 펼친 손가락이 점점 느려지는 것을 느꼈다. 책 속엔 윤, 호, 승택, 피아노, 바다 등 여러 사람과 여러 것들이 나왔는데, 나는 자꾸 내 사람들이 생각이 났다. 감정이 쉽사리 잡히지 않아 몇 분 간 책을 빤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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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괜찮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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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이 무기라지만, 세상에 갑자기 던져지며 겪는 숱한 사람과 사랑과 이별에 대해 담담할 힘이 없었다. 마음이 부서지고 이러다 몸까지 재가 되어 사라져버리면 어떻게 하지. 그럼에도 이겨내야 했던 이유는 언젠간 단단해질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에세이들은 그렇게 단단해진 사람들의 담담한 글이었다, 언젠간 이들처럼 딴딴해져 모든 것을 이겨낸 글을 써야지 하고 다짐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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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른이 된다고 단단해진다는 건 착각이었던 것 같다. 13월에 만나자는 말은 결국 그냥 아프다는 말 같다. 옆에서 함께 울어주는 사람이라도 있으면 좀 위로가 되는 존재가 있다. 책이 먼저 울고 있었는지 내가 먼저 울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함께 울고 있었다. ‘이 책 어땠어?’라고 물으면, ‘그냥 함께 울었어.‘ 라고 대답한다. 그 울음 끝에 위로가 있었다고, 그래서 이 책이 참 소중해졌다고 덧붙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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