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성곽
손영식 지음 / 주류성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1987년, '한국 성곽의 연구'라는 책이 세상에 태어났다. 산성의 나라라 불리지만 정작 제대대로 된 성곽 연구서 하나 변변찮았던 대한민국에서, 한국 성곽의 연구는 당시까지 연구된 학계의 핵심이 결집된 작은 열매였다.

그러나, 그러부터 수십 년이 넘도록 한국 사학계에서 이렇다 할 성곽 연구서는 나오지 않았고, '한국 성곽의 연구'는 절판되어 도서관의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한국 건축 답사수첩', '한국 건축 용어사전', '한국건축사' 등 한국 건축을 전반적으로 다루는 책들이 여럿 나오면서도 성곽 관련 부분은 '한국 성곽의 연구'를 저본으로 그 내용을 인용하고, 추가로 새로운 연구결과가 실린 논문이나 연구자료를 인용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흥할 때가 있으면 쇠할 때가 있고, 쇠할 때가 있으면 흥할 때도 있다고 했던가. 그 옛날 황량한 불모지 같던 한국 전통 건축사학계에서 '한국 성곽의 연구'가 나왔던 것처럼, '한국 성곽의 연구'의 저자인 손영식 선생 당신께서 다시 한 번 한국 성곽에 대한 새로운 연구를 집대성하여 지금 이 대한민국에 '한국의 성곽'이라는 새로운 한국 성곽연구계의 경전을 편찬하기에 이르셨나니, 성곽 연구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한 줄기 빛이 내려왔다.

 물론, 이 책은 일반인들 기준에서는 그렇게 쉽게 사서 볼 책이 아니긴 하다. 가격은 둘째 치더라도 사전과 엇비슷한 수준의 두툼한 하드커버 책은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무겁게 느껴지기 충분하다. 하지만 이 책은 사실 말 그대로 '한국 성곽 사전'이다. 다시말해 한국의 성곽에 대한 수많은 연구결과와 성곽에 대한 사진/삽화자료, 성곽 축조 기법, 성곽의 위치, 용어해설, 도판 등등 이 분야에 대한 모든 정보다 집약되어 있는 책인 것이다. 비록 실려있는 사진들이 전부 흑백(그레이스케일) 사진이지만, 흑백이라는 단점이 무색하리만치 풍부한 자료들은 이를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은즉, 이 분야에 관심이 있거나 자료가 필요하다면 이 책을 구입하고 정독하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것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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