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스길라의 일기 - 브리스길라의 눈으로 본 바울의 3차 전도여행 두 번째 이야기 이야기 사도행전 시리즈
진 에드워즈 지음, 전의우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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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스길라의 일기라.. 익숙한 듯 낯선 이름이다. 1세기 가정교회, 초대교회의 신실한 섬김이(Supporter)이자 혹은 아굴라의 아내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 여자의 일기라니.. 의미있는 내용이 있으려나 살짝 의문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 의문이 엄청난 착각이었다는 걸 깨닫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예수님이 부활하시고 곳곳에 세워진 아름다운 에클레시아들의 모임, 에클레시아. 지금과는 사뭇 다른... 정말 살아있는 참 교회, 참 교제를 이 책을 통해, 글로 만났다.


책을 읽는 내내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 복음 안에서 이루어지는, 이들의 뜨겁고도 살아있는 교제가 계속적으로 내게 생생하게 전해져서.. 정확히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마음이 계속 두근거렸다. 그들의 뜨거움에 내가 벅차졌다는 게 제일 가까운 표현이다. 한 장면, 한 장면이 내 머릿 속을 지날 때마다 마치 내가 그 곳에 그들과 함께 있는 것처럼.. 그들과 동역하고 있는 동역자인 것처럼.. 마냥 설렜다. 바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바울의 숙소를 향해 내가 찾아가고 있는 것처럼, 마치 내 발걸음을 재촉하며 걸어가고 있는 것처럼 숨이 찼다. 바울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만나서 그가 겪은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잔뜩 긴장을 하고, 빠른 속도로 책을 읽어내려 갔다.

 또한 브리스길라의 일기 곳곳에는 고린도후서와 로마서 말씀을 바울과 더디오 형제가 함께 써내려 가는 모습이 담겨있다. 바울이 이야기하고 더디오가 받아 적는 그 상황 속에 내가 들어가 직접 말씀을 듣는 듯이, 말씀을 읽게 됐다. 그 시대의 생생한 상황이 머릿 속에 그려지고, 그 것을 토대로 하여 말씀을 읽으니 더욱 생생하게 말씀이 내 마음을 두드리는 것 같았다. 이렇게 생생하게 말씀을 접하는 것이 '브리스길라의 일기'가 주는 특별한 선물인 것 같다.


 더불어 브리스길라의 일기를 통해 애통한 감정이 동시에 올라왔다. 시대는 다르지만 어느 시대에나 그리스도인들의 고난과 그 고난을 뛰어넘는 하나님의 은혜가 동일하게 존재한다. 하나님의 역사-그 은혜는 그 때나 지금이나 어제나 오늘이나 동일하다. 허나 나의 모습, 현 시대 그리스도인들의 모습은 사뭇 달라진게 아닌가? *죄악으로 어두워진 우리의 인식을 지배하는 이 세상의 강력은 날로 더 기세등등 해가고, *닭이 울지 않아도 해가 뜨는 것처럼-개가 짖어도 기차는 가는 것처럼 하나님의 역사는 실수와 멈춤이 없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 1세기 때와 동일하게 참 생명의 복음으로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얼마나 존재하고 있을까. 또 그 믿음을 얼마나 지키고 나누고 있을까.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을 향해 이러한 질문들이 찾아왔다. 하나님의 마음을 알지 못하고, 복음을 살아낼 줄도 전할 줄도 모르는 나의 가난함으로 인해 책을 읽는 내내 애통해지기 일쑤였다. 시대에 따라 모양은 달라도 인간의 본성인 죄와. 그리스도 예수를 믿는 신앙을 탄압하려는 악한 세력의 본질은 동일하다. 하지만 복음과 영혼구원에 대한 소망, 뜨거운 열정과 기쁨을 내게서-이 시대 속에서 본 적이 있는가. 더불어 앞으로 내 삶과 교회 속에서 볼 수 있을까 나를 다그치게 되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긴 후 나의 심정은, '만감이 교차한다'는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살아있는 복음의 생생함, 그 생명력으로 벅차는 마음, 그 시대 성도들과 믿음의 여정을 함께 걷는 듯.. 계속적으로 나를 재촉하는 마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같은 신앙과 목표를 가지고 함께 일상을 살아가는 정스러운 마음 그리고 교회, 복음, 공동체, 사랑, 교제, 사도, 목회자, 그리스도인, 성도 등등 명칭은 하나도 다를 게 없는데 너무나도 달라진 우리의 모습에 애통해하는 마음과 막연함.. 이런한 다양한 감정들이 동시에 찾아온다. 정말 만감이 교차하는 것이다. 낙심하지 말 것은 하나님의 역사는 지체와 실수없이 이뤄져가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우리 주 예수를 바라보자.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 (약2:26)


내 사망의 몸안에,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하나님께 대하여 살아있는 '영혼'이 존재하듯이.


1세기.. 온갖 우상과 마술, 세상 철학과 이교도, 혼합 종교 등 복음이 전해지기엔 이미 너무 망가지고 뒤섞인 문화적 여건 속에 참 생명으로 사는 그리스도인들 '에클레시아'가 있었다. 


매 순간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기대하며 지금 이 시간, 애통한 마음과 가난한 마음으로 주님께 나아간다. 몸안에 영혼이 있듯이, 1세기에 에클레시아가 있었듯이, 너무나도 많은 가치가 뒤섞여 진리를 분별하기 어려운 이 시대안에는, 하나님께 대하여 살아있는 내가, 또 우리 크리스천이 있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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