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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보고 싶었다 - 내일 더 빛날 당신을 위한 위로, 나태주·다홍 만화시집
나태주 지음, 다홍 그림 / 더블북 / 2023년 10월
평점 :
아침에 일어나서 아이들 깨워 아침밥을 먹이고 같이 등교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청소,빨래,설거지 하면 벌써 오후. 마트에 가서 장이라도 봐온 날에는 잠시 쉴 틈 없는 아주 단조로운 삶을 살고 있다.
아이의 출산과 육아 이후로는 이러한 삶이 일상이다. 때론 지겹고 이런 일상을 탈출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사실 쉽지는 않다. 엄마라는 삶이 다 비슷하지 않나 하며 위로를 삼고는 한다.
때론 아이 아빠의 신경질적인 반응에도 꾹 참고, 아이의 말도 안되는 떼에서도 살아야 하는 날도 있으니 나 자신만 본다면 정말 한없이 안쓰럽고 불쌍하기도 하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단조롭고 따분한 일상에 지쳐 있었다. 어떤 느낌의 책일까 살짝 기대하며 읽었는데, 짧은 글이 주는 강렬함에 그 날 아이에게 나쁘게 대한 일, 소리치고 상처 준 일이 미안하게 느껴지며 나 자신을 한 없이 작아지게 만들었다. 그 울림이 너무나 강해서 아이 아빠에게도 책을 권했지만, 역시나 아이 아빠는 이런 류의 책을 싫어한다. 언젠가 아이 아빠도 시집을 좋아할 때가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익숙함에 속아서 서로의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준다. 암 말기의 . 연세도 있으시고 적극적인 치료를 하지 않아 서서히 이별을 준비하고 계시지만, 아버지도 처음인 이별이 힘드시긴 마찬가지다. 친정 엄마도 환자를 돌보는 일로 하루에도 여러 번 롤러코스터를 타신 마냥 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왔다 갔다 하신다.
마음이 허전하고 일상이 지친 사람들에게 나태주 시인의 시집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이 허전한 마음을 더 채워줄 것이다. 이 시에 맞춰 웹툰 작가 다홍이 그린 만화를 보면 그 마음은 더 따뜻해 질 것이다. 추워지는 겨울 추운 마음을 달래려 이 책을 보자. 얼었던 마음이 녹아 주변 사람들까지도 그 마음이 잘 전해질 거라 믿는다.
나는 이 책을 암이라는 병마와 함께 그리 즐겁지 않은 동행을 해야 하는 나의 아버지에게 전해주련다.
아버지, 나의 아버지
오래 보고 싶습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읽고 직접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