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커피를 주문했는데 샘플 서비스로 인도네시아 자바 커피가 왔습니다. 분쇄된 것으로요. 브리카에 붓었다가 (브리카4 1회 사용시 커피 25g 소모. 딱 50g이면 브리카 2번 사용하고 남는 게 없이 깔끔합니다.) 바스켓에 담긴 커피의 입자가 굵은 걸 보고 놀라서 드리퍼로 옮겨 담았어요. 이 사이트에서는 항상 빈(bean) 아니면 모카포트용으로 분쇄해서 보내주셨는데, 이번엔 왠 드립용 -_-;;;
사실 브리카에 붓어넣으면서도 "자바를 모카포트로 추출하기엔 아까운데~"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래도 귀찮아서 모카포트로 추출하려고 했거든요. 아마 제 귀차니즘을 알고 일부러 드립용으로 갈아준 걸거에요. 귀찮더라도 꼭 드립해서 마시라고...
인도네시아 자바는 오랜만에 마셔보는데 향이 좋군요. 내리는 순간부터 고소한 향이 진동하는 멕시코 알투라와는 다른 정말 달콤 쌉싸름한 향이 나네요. 마침 홍차 모임 사람들이 방문했는데 어디서 이렇게 좋은 향이 나냐면서 난리였습니다. 차를 많이 좋아해서 커피는 그다지 즐기지 않음에도 자바 커피향은 좋아하더라구요. 하지만 역시 샘플 커피라서 콜롬비아 수프리모로 대접했습니다. 커피향이 다른 것 같다며 킁킁거리긴 했지만, 어쩌겠어요. 이미 다 마셔버린 걸.
인도네시아 자바로 검색하면 대부분의 커피 쇼핑몰에서는 스파이시, 강한 바디, 섬세한 꽃향기, 낮은 산도 라고 설명합니다. 신맛을 싫어하는 전 "낮은 산도"에 혹해서 주문하기를 꾹 눌렀을 지도 몰라요. 그 쇼핑몰들에 태클 걸 생각은 없지만(또 인도네시아 자바가 정말 낮은 산도의 특징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게 온 샘플 커피는 전혀 그렇지 않더라구요.
오랜만에 마셔보는 인도네시아 자바는 혀가 아릴 정도로 신맛이 강하더군요. 달콤한 과자가 생각날 정도였습니다. 그렇다고 라바짜 오로 식의 욱! 할 정도의 신맛은 아니고, 제가 좋아하는 열대 과일의 신맛이었습니다.
아무래도 로스팅하는 곳도, 사용하는 생두도 다 틀릴 테니 이제부터는 구입한 쇼핑몰 이름까지 기록해야할까봐요. 인도네시아 자바 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국내 생두는 제가 아는 것만 3종류가 넘으니까요.
아무튼 이 쇼핑몰의 인도네시아 자바는 제 시음 노트에
바디감, 부드럽고 달콤하며, 열대과일풍의 강한 산미, 난꽃 향, 카페인 함유량 높음
으로 기록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