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도 학교 가기 싫을 때가 있습니다 - 상처 입기 전에 알아야 할 현명한 교권 상식
김택수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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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부터 부쩍 교사생활을 하기가 힘들다는 동료들이 많아지고 있다. 나 또한 올해 17년차 교사로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앞으로 교사 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든 일도 겪었었고 요즘도 학교가는 것이 두려울 때가 있다.
얼마전 학교 동료가 학기초 만난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반 아이의 지속되는 성희롱과 수업방해에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5년전 떠올리기조차 싫은 기억이 생각났다. 그때 나는 경험부족과 수치심에 심리적으로 고립되어 있었고 그간 자부심 가득했던 교사 생활을 그만두어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불안했다. 지금도 그때의 트라우마가 남아있는 것을 보면 학교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된 그 선생님의 앞날이 걱정되었다.
교권침해라는 것을 직접 당하지 않고서는 사람들은 모른다. 사실 관리자부터 학부모, 때로는 학생으로부터 어쩌면 많은 교사들이 일상적으로 수업방해와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그것이 교권침해인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다.
주변에서 발생하는 교권침해 사례를 보거나 들어야 그나마 교권에 관심을 갖게 된다. 사실 수업준비 뿐만아니라 당장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교사는 당사자로서 당연히 알아야할 교권에 대해 미리 찾아보고 공부할 여유조차 없다.
이책은 무엇보다 학교현장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교권침해 사례를 중심으로 3명의 초등 현장교사와 변호사의 대담형식으로 쉽게 읽힌다. 몇몇 사례들은 내가 겪었거나 실제 주변에서 겪고 있을 사례들이라 공감이 되었고 여러 선생님들의 대응 및 해결방법이 도움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막상 교권 침해를 겪고 있는 선생님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듯하다. 교권침해를 겪고 있는 당사자는 내가 부족한 탓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위로와 더불어 좀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응과 도움이 필요한 것이다.
이 책은 교권 침해를 겪기전 교사가 교권에 대해 미리 알고 이성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는 하나의 백신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여러명이 백신을 맞아야 효과가 있다고 하듯 이 책을 읽고 많은 선생님들이 교권침해로 힘들어하고 있고 나만의 문제가 아닌 전체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겠다.
교권은 교육권의 다른 이름이다. 모든 교사들이 아이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 교과수업 준비를 하고 생활지도에 관심을 가진다. 하지만 정작 자신을 위한, 동료들을 위한 교권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많은 교사들이 이 책을 읽고 교권이 무엇인지 실제 현장에서 겪고 있는 교권침해와 스트레스를 나누며 마음의 짐을 좀 덜어내면 좋겠다. 그럴때 비로소 학교현장에서 마음으로 통하는 교육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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