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모1 > 저한테는 좀 안 맞네요.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 세계음악여행
파리나무십자가 소년합창단 노래 / MonoPoly / 2021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파리나무 십자가 합창단은 전성기가 70년대라고 사람들이 그러던데 이 음반은 80년대 녹음으로 알고 있습니다.(사실 그 점이 좀 아쉽네요.) 3대 합창단이라 불리는 그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구매해서 들어보았는데요.(그러고보니 아직 퇼처는 접해보지 못했군요.) 영국계의 트레블이나 독일계의 성악같은 분위기랑은 확실히 목소리가 다르네요. 그냥 언뜻 들으면 다른 합창단에 비해서 훈련이 덜 된듯한 느낌이 나는 소년다운 목소리랄까요? 좀 가녀린듯 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그런 소리요.

일단 모든 곡을 들어보았는데 대부분의 곡들이 모르는 노래라는 점이 아쉽더군요. 그 점이 색다르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노래에 대한 설명도 없고 노래의 느낌을 알지 못하다보니 쟤네들이 지금 뭘 부르는가 싶달까요? 심지어 슬픈 곡인지조차도 잘 모르겠다는..속지에 그 노래의 가사나 자세한 설명같은 것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어요.(그 화장품 선전 종이 말구요.)

거의 우리나라에 매번 올때마다 고향의 봄을 부른다고 들었는데 이 음반에도 마지막에 실려있는데...솔직히 감동스럽기는 하네요. 우리나라 곡을 어설픈 발음이나마 한국어로 불러주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깍두기 > 우리 모두 원시인

레제르의 만화를 보면 항상 묘하게 이중적인 감정을 느낀다. 무덤덤하면서도 충격적이고, 잔혹하면서도 따뜻하고, 깊은 슬픔과 유쾌함이 공존하는 이 흘려 쓴 필기체 같은 만화를 보고 나면 나는 인간이란 참 복잡한 감정을 지닌 동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작품의 제목 '원시인'은 말 그대로의 원시인은 아닌 듯하다. 그들의 모습은 석기시대의 원시인이되 그들이 하는 짓을 보면 빌딩 숲 속 현대인의 무자비함이 오버랩된다. 레제르가 우리에게 '그렇게 사는 너희들이 원시인이야'라고 말하는 듯.

그런데 이 사람의 매력은 잔혹함, 비열함, 어리석음 등을 묘사하는데 너무도 천연덕스럽고 무심하다는 것이다. 다리가 떨어져나가고, 목을 매달고, 사람이 짓이겨지는 장면이 수시로 묘사되는데도 이 사람의 그림을 따라가다보면 그게 별일 아니라는 듯이, 늘상 있는 일이라는 듯이(그건 사실이기도 하다) 조금의 감정표현도 없다. 그래서 나도 그런가 보다 하면서 책장을 슬렁슬렁 넘기다가 마지막 페이지를 딱 덮고 나면 마음 속에서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스멀스멀 기어나와 내 하루를 점령하는 걸 느끼곤 당황한다.

<채소밭>이란 소제목의 만화가 제일 먼저 나온다. 농부가 열심히 밭을 갈아 곡식을 일궈 놓으면 그때마다 코끼리가 밭을 짓밟고 다 먹어치우고는 사라진다. 농부의 우는 모습을 떠올린 코끼리가 미안한 마음에 밭을 갈아주러 가 보지만 낙심한 농부는 이미 목을 맨 후. 코끼리는 애도하며 양심의 가책에 눈물을 흘리나 그 눈물은 암컷을 유혹하는 데 이용되고 이제는 둘이 같이 밭을 짓밟으러 다닌다.

유쾌하게 낄낄거리다(코끼리의 표정이 너무 즐거워 보였던 것이다) 정신을 차려보니 슬픈 이야기였던 것이다. 열심히 일해도 남는 것 없는 힘든 사람이 인생을 포기한 얘기. 그리고 또 이것은 우리의 양심을 들쑤시는 얘기이기도 하다. 남의 불행에 눈물 흘려주는 척, 자책하는 척 하며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미화시키지 않던가.(그리고 그것이 이성을 꼬시는데 사용되는 것도 사실이다)

<깊은 슬픔>: 절구질하는 여인은 등 뒤에서 빽빽 울어대는 아기, 어떻게 된 거냐고 묻는 남편, 의심하는 행인, 지나가는 개까지 절구통에 넣고 찧어버린다. 개와 함께 살던 노인은 슬픔에 겨워 스스로 절구통 속에 들어간다.

레제르는 스스로 절구통 속에 들어가는 노인을 일컬어 '깊은 슬픔'이라 했을지 모르나 나는 절구질하는 여인의 깊은 슬픔이 느껴졌다. 나도 인생이 괴로울 땐 애고 남편이고 주변사람들이고 모두 마음 속에서 절구질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아마 레제르도 그래서 깊은 슬픔이라고 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레제르가 자기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이 비열하거나 어리석은 등장인물들을 무조건 미워하지만은 않아서 나는 그가 좋다. 그는 인간의 모순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노부후사 > 동인문학상 생각


알라딘에서 동인문학상 후보작 12편을 발표일 전날까지 특별할인해서 팔고있다. 후보자는 어디보자, 정미경, 김채원, 심윤경, 김영하, 윤대녕, 고종석, 서하진, 권지예, 김형경, 송은일, 정이현 등이다. 둘러보고 문득 놀란다. 내 참, 사람이 이리 없나 싶다. 절반이 그 잘난 불륜문학의 선봉장들 아니신가. 그나마 여자 중에선 김채원, 심윤경을 빼곤 그게 그거다. 임헌영 교수 말대로 불뮨문학이 쓰레기라고 까진 생각하지 않지만 이 정도 비율은 너무한 것 아닌가 싶다. 이따위로 노닥질하면서 허구헌날 문학의 죽음이니 어쩌니 해봐라. 뭐가 달라지나.

하는 김에 상 탈 사람 추측 좀 해보자. 올해는 특이하게 중진 이상의 작가들이 없다. 그러니 상 탈 가능성은 꽤 여럿에 포진된 셈이다. 우선 고종석 씨는 빼내자. 시기 많은 조선일보가 자길 싫어하는 사람에게 상을 줄리 만무하다. 그리고 불륜문학 아가씨들도 빼내자. 이문열과 이청준이 싫어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 김채원,심윤경, 김영하, 윤대녕이 남는다. 이중 김채원은 빼내자. 동인문학상은 다소 상업성도 고려한다. 동인문학상이 보듬기에 김채원 소설은 너무 어렵다. 이제 심윤경, 김영하, 윤대녕 남는다. 여기서 김영하도 빼내자. 김영하는 이미 이산문학상을 탔다. 특히 문지 맴버인 정과리가 심사위원인 이상 세간의 눈을 의식하여 김영하는 일부러라도 빼낼 가능성이 크다. 심윤경과 윤대녕이 남는다. 이쯤에서 이문열이 마지막 남긴 발언을 되새겨 보자. “지난 2000년부터 동인문학상을 개편해서 네 차례의 수상작을 내는 동안 한 번도 여성작가를 뽑지 못했다” 거기에 심윤경의 작품이 꽤 전통적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점도 이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심윤경 작품 놓고 독회를 가졌을 때 이문열이 개거품 물고 감탄하는거 봐라. 자신들이 참칭하는 '보수'란 이미지와도 썩 어울린다. 후보작중 몇 안 되는 장편이란 점도 있다. 이 점에서 볼때 대강 심윤경이 제일 유력하다. 

넋두리

윤대녕은 좀 변해야 할 듯 싶다. 물론 소설이 언어의 예술이라는 측면에서 그가 구사하는 문체가 지극히 아름답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매번 반복되는 소재는 좀 지친다. 김명인의 지적대로 그의 소설은 김승옥의 「무진기행」 얼개의 변형에 지나지 않는 측면이 강하다. 좀 달라졌나 해서 뚜적여본 『사슴벌레 여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난 그 이후로 그의 소설을 읽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문체가 지어내는 몽환과 그 몽환이 지극해져 빚어내는 에로티시즘은 쉽사리 내 기억에서 밀쳐내기 힘들다. 그가 변하길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hanabee > 수학자의 전기

흥미로운 수학자의 전기다. 시대별로 나라별로 그리고 수학사에 영향을 미친 정도에 따라 선택된 수학자들.. 작가의 관점이 강하게 투영된 부분이라 아니 할 수 없다. 특히 각각의 수학자들에 작가 나름대로의 '정의'를 내리고 있는 것이 특색이다. 그리고 단순히 생활사나 업적 나열만이 아니라 수학자란 전문 지식을 이용 소개하는 수학자들의 수학적 업적을 간략한 기호와 예를 통해 수학적으로 소개하는 점도 볼 만하다. 물론 알아듣기는 매우 힘들지만

수학이 공식과 기호에 의해 만들어진 것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회 속에서 만들어 졌다는 사살에 새롭게 눈뜨게 해주는 좋은 전기다. 특히 상편에 등장하는 '갈루아'란 청년 수학자의 비극적인 생은 '마치 '육체와 악마'를 쓴 라디게란 천재 작가를 연상시킨다. 물론 나는 라디게를 '천재'라고 평가하는 기존 문단의 평을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말이다. 그의 작품은 흥미롭기는 하지만 깊은 의미는 찾기 어렵다. 재기는 넘치나 천착한 느낌이 없다. 어쨋거나 갈루아는 천재이다. 수학은 문학과는 다른 천재의 기준을 들이대야 하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전출처 : 로쟈 > 김훈-김규항-고종석의 문체에 대한 생각(1)

바로 앞 통신문에 계속 이어지는 내용이다. 이번 통신문에서는 문체에 대한 나의 몇 가지 생각을 적고자 한다. 먼저, 자신만의 독특한 얼굴 혹은 손가락을 가진 작가로 제일 먼저 손꼽을 수 있는 사람이 김훈이다. 그는 소설가이기 전에 에세이스트였고, 에세이스트이기 전에 언론사 기자였다. 그는 자신의 직업과 표정을 그렇게 변화시켜가고 있지만, 나에게 소설가로서의 김훈은 좀 낯설다. 문학판의 각광에도 불구하고(그는 두번째 장편으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했고, 첫번째 단편으로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그런 건 그들만의 비즈니스이다. 작품이 있으니까 상을 주는 게 아니라, 상이 있으니까 작품을 찾는 것이 문학/출판계이다), 그는 본질적으로 소설가의 손가락이 아니라 에세이스트의 손가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가 주제를 모른다거나 어리석은 것은 결코 아니다. 에세이로서는 밥벌이를 할 수 없는 나라가 한국이며, 그는 밥벌이의 신성함을 누구보다도 지겹도록 맹신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현재 오랜 기자생활을 그만 둔 그에게 소설쓰기는 그의 밥벌이, 즉 그의 비즈니스이다. 도둑질을 하거나 사기를 치는 게 아닌 이상 남의 밥벌이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것은 좀 우스운 일이다. 그건 각자의 문제이다. 그래서 예컨대, 화장실 청소원에게 혹 그것도 밥벌이냐?고 묻는 것은 우스운 일을 넘어서 아주 무례한 일이다. 세상의 밥벌이에는 귀천(貴賤)이 없으므로.

 

나는 김훈의 에세이들을 숭배하지만(나는 그것들이 국어교과서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의 소설들은 아직 한편도 읽지 않았다. 그의 에세이들은 출간되자 마자 사들였지만(어떤 건 몇 권씩), <빗살무늬 토기의 추억>, <칼의 노래>, <현의 노래> 세 장편 소설에 대해서는 무심하게 대했다. <빗살무늬>는 품절된 이후에야 사려고 돌아다녔는데, 결국 내가 샀는지 못 샀는지도 기억나지 않으며, <칼의 노래>는 대폭 할인할 때에야 싼 맛에 샀고, <현의 노래>는 사두지 못한 채 모스크바에 왔다. 그러니 내가 그의 소설들에 대해서 말할 지분은 별로 없는 셈이다.

 

대신에 나는 북매거진 <텍스트>(2004 4월호)에서 <현의 노래>에 대한 두 편의 서평을 읽었고, 이 소설에 대한 그림을 대충 그려볼 수 있었는데, 그건 읽지 않은 상태에서 그린 것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이하의 인용은 모두 두 서평으로부터의 재인용이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나는 그를 잘 안다고도 말할 수 있다(하긴, 소설을 제외한 그의 글과 인터뷰 대부분을 찾아 읽었으니까). 단적으로 말해서, 장편소설이라고 표지에 박혀 있더라도, 그런 걸 세 권이나 냈더라도 그는 아직 단 한편의 소설도 쓰지 않았다. 그가 쓴 건 에세이스트의 손가락이 쓴 역사 에세이이고, 혹은 그에 대한 판타지이거나 모노드라마들이다. 그건 박상륭의 잡설들이 소설이 아닌 것과 마찬가지이다.

 

왜 그런가? 그것은 어떻게 해도 감추어지지 않는, 그의 문체 때문이다. 흔히 아름답다 혹은 현란하다고 일컬어지는 것 말이다. 요컨대, 그의 문체는 소설이란 장르, 품위 없고 잡스러운 장르가 요구하는 바 일상적 디테일, 저자거리의 언어를 담기에는 너무 고상하며 품위가 넘쳐난다. 그래서 어색하다. 마치 장미희가 떡장사를 연기하는 것처럼. 그래서 그가 아무리 소설이요!라고 외쳐도 내겐 똑 사세요!로 들린다.

 

<텍스트>의 두 서평은 모노톤의 복화술(김용필)문체의 아름다움이 놓친 몇 가지(조은영)란 제목으로 돼 있는데, 서평자들이 지적하는 바나 내가 지금 얘기하는 거나 같은 얘기이다. 그의 소설은 모노드라마이며, 문체의 아름다움 때문에 소설을 망쳤다는 얘기니까. 조은영 기자의 서평은 그렇다면, 김훈의 진정한 3인칭 소설, 최초의 3인칭 소설은 아직 씌어지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라는 조심스러운 진단으로 마무리되고 있는데, 나는 그것이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다(물론 신중함은 기자로서의 조건이다). 그는 3인칭 소설은커녕, 소설 자체를 쓴 일이 없고, 앞으로도 별로 쓸 일이 없을 거라는 게 내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