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가 유난히 고된 어느 날 부모되는 철학 시리즈 11
이소영 지음 / 씽크스마트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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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육아서들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육아의 실전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정보로 무장한 책과 엄마가 된 경험을 편하게 이야기하는 책. 이소영 작가의 <육아가 유난히 고된 어느 날>은 후자에 속한다. '초보 엄마가 감당할 만큼의 미니멀 육아습관'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어서 미니멀 육아습관을 위한 팁을 줄줄이 나열할 줄 알았는데, 그러기 보다는 단순하면서도 느린, 자연주의적인 작가의 육아 경험과 철학을 솔직하고 편하게 이야기해 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육아를 바라보는 관점과 결이 나와 비슷한 작가였기에 보다 편하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어찌 보면, 출산보다 더 크고 중요한 일인 육아는 엄마들에게 기존의 삶과 완전히 다른 삶을 선사한다. 집에서 아이와 오롯이 단둘이 '독박'이라는 이름으로 고독한 하루하루를 견디어 내거나,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하루를 견디어 내거나 하는, 어쩌면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고 누구도 보여 주지 않았던 생활을 온몸으로 부딪혀 경험하는 것이 바로 엄마로서의 삶이다. 


그런 삶에서, 저자의 에세이처럼 육아로부터 얻어낸 가치들을 담담하게 풀어내는 책은 굳이 힘들게 내 상황을 설명하지 않아도 다 이해해 주는, 분명 친구같은 존재다. 더군다나 미니멀, 단순한 삶, 자연과 어울리는 삶, 환경을 생각하고 노력하고 싶은 마음 등 내 마음을 그대로 알아주는 존재라니, 반가울 수 밖에. 


나는 평소 "정리가 힘든 것은 버린다"라는 생각으로 살림살이과 장난감들을 대한다. 필요와 가치에 비해 정리하기 힘들고, 정리할 때마다 스트레스 받고, 손이 몇 배는 더 가게 만드는 것이라면 비우는 것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 '덜 살 수도 있고', '결핍 속에 풍요'를 경험하는 육아가 옳다고 공감한다. 빈 공간을 채우기 보다는 비우고, 사색의 공간을 채우고, 플라스틱을 버리고, 지구를 생각하는 것이 물건에 치이고, 감각자극이 넘치는 시대에 보다 여유를 가지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것이라 믿는다. 


육아용품과 장난감에 치이고 있다면, 지나치게 많은 뉴스와 자극, SNS로 피곤하다면,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조금은 주변을 환기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수많은 육아용품, 우리를 둘러싼 셀 수 없이 많은 물건들을 다시 바라보게 될 것이다. 반드시 이렇게 하는게 좋습니다, 라며 줄줄이 나열하고 있지는 않지만, 저자의 육아를 들여다보며 조금은 우리의 삶을 여유롭게 만들 팁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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