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옮긴 아이? 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생각인가. 산을 옮기다니?옮길수는 있는건가?별생각 없이 첫 페이지를 넘기고 마지막 페이지에 이르렀을땐 그냥 옛이야기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다시 읽어봤을 땐 아이의 힘듦이 보였고, 또 읽어봤을땐 아이의 염원이 보였고, 한번 더 하고 읽어봤을 땐 내 아이가 보였다.폭풍우가 몰아치고 태어난 아이를 보고 불길함을 느끼는 할머니. 세상의 모진 풍파를 거치며 아름다움을 아름답게 보지 못 하고 부정적인 눈으로 아이를 봤다. 산에 오를때마다 어머니의 "이 지긋지긋한 산 좀 없어져 버렸으면..." 하는 말을 듣고 자란 아이는 엄마의 염원을 이루고자 산을 옮기려한다. 모진 고통 속에서도 포기하지않고 산을 옮기려고 하는 아이.나 역시 내 아이에게 세상의 모든 예쁘고 아름다운 것들을 보여주기보다는 부정의 말부터 가르쳤고, 흘러가듯 내 뱉은 말들은 아이의 마음에 옹이들을 만들어주었다. 이 책은 이렇게 어두워진 마음들을 옛이야기를 읽으며 희석시키고 어루만져줄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엄마의 지나치듯 뱉어낸 말이 아이의 염원처럼 되었지만 아이의 끈기와 극복이 산신령을 만들어내고 용을 만들어 산을 옮길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게 했다. 옛이야기가 그런 것 같다. 어려움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하면 꿈은 이루어진다는.. 교훈적인것 같지만 이런 메세지가 어린 아이들 마음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자기치유의 힘을 갖게 되는것이다. 그래서 옛이야기는 어릴수록 꼭 듣고, 읽어야하는 필독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