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녀로운 조선시대 - 궁녀의 시선으로 다시 읽는 역사
조민기 지음 / 텍스트CUBE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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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궁녀로운 조선시대

조선시대 궁녀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이 책은 기존의 궁녀 책과 달랐다. 보통 궁녀하면 조선의 전문직이면서 왕의 승은을 받기 위해 노력하곤 했는데 전지점 왕의 시점, 남성의 시점에서 벗어나 여성의 시점에서 그들의 삶을 보게 된 점이 신선했다. 지난해 반영된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왕의 승은을 거부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길 원했던 궁녀와 거절당해도 일편단심을 지키는 왕의 순애보가 신선했다. 이처럼 그간 알던 궁녀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책이라 좋았다.

장옥정에 대한 드라마도 보았지만, 장옥정은 정말로 궁녀로써 참 대단하다. 장옥정은 당대 거부 장현의 조카로 조선 제일 거부로 손꼽히는 변승업과 사돈사이였다. 즉 당대 두 재벌 의 결합이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았고, 장옥정은 서인에게 경계의 대상이여서 애초에 미움을 받았다. 금수저 가문이라 고생하는 자리가 아니라 윗전의 눈에 띄기 좋은 침방 궁녀가 되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외모로 숙종의 마음을 흔든 첫 번째 승은 궁녀가 되었다. 궁녀로써 취선당을 받기도 하고 신분이 왕비로 승격했다, 다시 격하됐다 결국 사약까지 당하고 희대의 악녀로 묘사된 것도 이렇게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다는 게 놀랍다. 또 이 책에서 드라마 속 장옥정 죽음의 변천사를 비교해준 것도 재밌었다. 1981년 여인열전에서는 악독한 장씨로 묘사했고, 조선왕조 오백년에서는 매력적인 희빈 장씩로, 장희빈에서는 순수한 궁녀가 점점 집착과 욕망으로 몰락하는 대서사를 담았다. 김혜수님이 열연한 장희빈에서는 당당하고 자존감 넘치는 모습이었고, 동이에서는 안쓰러운 후궁으로, 김태희 장옥정에서는 궁궐의 패셔니스타로 숙종과의 절절한 로맨스가 인상깊다.

그다음 숙종의 여인인 숙빈 최씨 이야기도 볼 수 있었다. 왕과 스치기도 어려운 일개 무수리가 승은을 받고 아이를 임신하고 후궁이 된 것이 참 기적같은 일이다. 완전 조선판 신데렐라다. 숙빈 최씨의 기록은 장희빈에 비하면 지나치게 간략했다. 숙빈 최씨를 한껏 미화시키고 장옥정을 한껏 악의적 소문을 낸 <수문록>으로 보면 참 요즘 세상에 판치는 가짜뉴스를 연상케 한다. 조가 어머니 숙빈 최씨를 그럴싸하게 보이려했지만 최씨의 신분은 모두 썰이고 정확한 내용이 없다고 한다. 무수리가 침방 나인으로 승격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였으니까. 하지만 민간에서 인현왕후의 친정어머니가 길거리 떠돌이 아이를 집에 데려갔는데 이 아이가 숙빈 최씨라는 것이다. 이처럼 그간 몰랐던 정보도 더 얻을 수 있었고 흥미진진했다.

궁녀들을 중점으로 이야기한 책을 보아 더 재미있었다. 다양한 궁녀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 사람은 이 책을 보면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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