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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여신 인안나 - INANNA, THE FIRST GODDESS
김산해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4월
평점 :

◆ 소개
▷ 최초의 여신 인안나
▷ 김산해
▷ 휴머니스트
▷ 2022년 04월 25일
▷ 264쪽 ∥ 318g ∥ 130*200*20mm
▷ 문명사
◆ 후기
▷내용《中》 편집《中》 추천《上》
수메르(Sumer)는 서아시아(이라크)의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존재했던 인류 최초의 문명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문자를 사용했다고 알려진다. 이는 곧 글로써 남길 수 있는 법률, 역사 등의 개념이 처음 등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메르 문명은 BC5500~BC4000년 사이에 정주했다고 전해지며, 약 2000~3000년간 지속하였다고 한다. 이는 인류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지속한 문명을 의미하기도 한다.
메소포타미아 신화는 현전하는 기록에서 가장 오래된 신화이다. 수메르 이후의 아카드, 아시리아, 바빌로니아의 모든 신화를 칭하는 말이다. 서양 철학의 근원이 되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유대교 등에도 영향을 끼친 신화라고 한다. 메소포타미아 문명, 인더스 문명, 이집트 문명, 황하 문명을 세계 4대 문명 발상지라고 한다. 이집트의 경우 범람원을 주변으로 안정된 지배체제가 구축되었던 반면에, 이라크 지역은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지배자들이 많이 바뀌었다. 그래서 이집트의 신화는 많이 전해지나, 메소포타미아 신화는 유적이나 유물발굴로 매우 늦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P.05 “인간이 가장 오랫동안 들어온 러브스토리가 있다. 인간이 가장 오랫동안 즐겨온 축제가 있다. 인간이 가장 오랫동안 섬겨온 한 여신과 남신이 있다. 둘은 사랑했고, 둘은 죽었고, 둘은 부활했다. 《중략》 최초의 문자가 해독되었고, 최초의 신통기가 알려졌고, 최초의 국가가 드러났으며, 최초의 문명이 재생했고, 최초의 역사가 밝혀졌다. 《중략》 먼 옛날, 그러니까 약 6000년 전부터 메소포타미아 남부의 수메르 도시에는 ‘신성한 결합’을 기리는 혼례식이 있었다. 《중략》 약 4000년 전, 수메르는 지상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그러나 신년 축제는 그 후로도 1500년 동안이나 계승되었다.”
P.027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른다. 우주의 처음은 바다였다. 어디에서부터 생겨났는지도 모른다. 끝없는 바다만 있었다. 그랬다. 바다만 있었다. 원시의 바다는 여신 ‘남마’였다. 그때는 아무것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태초였다. 유일자는 우주의 어머니였다. 그의 몸에서 하늘과 땅이 나왔다. 천제안이 하늘을 밝혔다. 그때는 땅이 어두워져 있었다. 하물며 저승은 신의 눈 밖에 있었다. 계곡에 흐르는 물도 없었고, 드넓은 땅에 발골도 없었다. 아무것도 생기지 않았다. 하늘과 땅은 아직 서로 오가지 않았다.”
P.136 “신들만이 땅에 살던 시절이 있었다. 신들이 직접 흙 운반용 삼태기를 들어야만 하던 때가 있었다. 신들이 흙이 뒤섞인 음식을 먹고 흙먼지로 더럽혀진 물을 마시던 옛날이 있었다. 신들이 인간 대신에 노동을 짊어지던 때가 있었다. 큰 신들은 작은 신들에게 가능한 작업량의 입골 배를 나르도록 강요했다. 작은 신들은 운하를 파야만 했고, 티그리스강과 유프리스강의 바닥을 파서 말끔히 정리해놓아야만 했다.”
가축에게 인간은 신일 것이다. 인간 이전에 종족은 인간보다 신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책을 이해해야 한다. 큰 신(종족)은 작은 신들에게 일곱 배의 노동을 강요했다는 기록을 바탕으로 보면, 우리 단군신화의 곰과 호랑이를 부족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아프로디테, 아테나, 헤라……. 그 이전에 모든 여신은 인안나였다. 남성 중심의 그리스 신화에서 여신의 역할은 주로 아름다움과 형이상학적 부분을 맡은 부수적인 존재였다면 남신은 하늘, 바다, 땅, 지옥 등 자연계를 통치하는 존재로 묘사된다. 반면에 인안나는 매우 진취적인 여신으로 나오며 스스로 삶을 개척하는 존재로 묘사된다. 부족이나 전쟁이 없던 과거에는 거의 모계 중심의 사회가 주를 이루었고, 여성의 역할도 매우 존재감이 컸다. 전쟁의 역사는 곧 남성 중심의 세계와 역사로 만들어버렸다. 잊힌 수메르의 여신을 발견하고 인간이라는 존재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