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에게도 맹세할 수 있다. 저는 정말 잘 쓸 수 있습니다. 한편의 구성에서도 실수 없는, 적당한 유머, 독자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드는 비애 혹은 숙연함, 소위 옷매무새를 가다듬게 하는 완벽한 소설, 낭독한다면 이런 게 바로 영화 같은 설명일까. 이거 원, 낯 뜨거워서 쓸 수가 없다. 애당초 그러한 걸작 의식이 쩨쩨하다는 말이다. 소설을 읽고 옷매무새를 가다듬다니, 미친놈의 수작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하오리, 하까마를 갖춰 입든지. 좋은 작품일수록 점잔 빼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법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