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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아동학대에 관한 뒤늦은 기록 - 별이 된 아이들 263명, 그 이름을 부르다
류이근 외 지음 / 시대의창 / 2016년 8월
평점 :
이 책은 우리나라 아동학대에 대한 현실적인 통계자료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기자들과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맨 땅에 헤딩하며 얻어낸 결과들을 기록하고, 더 나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해 보게끔 한다.
아동학대는 주로 어디서, 누구에 의해 발생할까?
어린이집, 유치원, 계모, 계부?
모두 틀렸다. 아동학대는 주로 집에서, 친부모에 의해 일어난다.
집이 아닌 제 3의 장소에서 일어나는 학대들은 대중의 분노에 기름을 붓고, 계모와 계부란 가해자들은 여기에 불을 지핀다. 대중의 관심에 목마른 대다수 미디어들은 이런 자극적인 상황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그런 이유로 우리가 대한민국 아동학대의 현 주소를 파악하기 어렵게 만든다. 물론, 친부모와 계부모들 중 어느 쪽이 더 가해자가 되기 쉬운가라고 묻는다면 답은 어렵지 않아 보이지만, 전체 피해자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대부분 가정 안에서 친부모에 의해 일어났다.
아동학대는 부모의 실직으로 인한 경제적 곤란, 무력감, 스트레스가 자녀에게 투사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은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여러 사례들과 함께 제시하며 여러 복지정책의 필요성 뿐만 아니라 아동에 대한 관심, 학대 당시의 구조적 관심뿐 아니라 끈질긴 추적관찰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한다.
이 책은 신체적 정신적 학대 뿐 아니라 방임 또한 아동학대라고 말한다. 신고의무자의 의무 불이행이, 이웃의 무관심이, 가족의 방임이 사실 막을 수 있었던 수많은 아이들의 죽음을, 어쩔수 없는 일들로 만들어 버렸다.
이 책을 통해 독신의 30대 청년으로서는 생각할 기회조차 없었던 우리나라 아동학대의 현실에 대해, 현업 의사로서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을 아이들의 부숴진 우주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