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만나는 한국 현대사 - 국어 선생님의
신현수 엮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에는 고은 시인의 시를 비롯해서 모두 61편의 시가 등장하는데, 그 중에서도 오장환의 <병든서울>은 내게 다소 생소한 시였다. 그러나 해방 직후의 현실을 객관적이고도 솔직하게 털어놓은 시를 보면서 과연 우리에게 해방이란 무엇이었는지, 그 이후부터 꼬이지 시작한 우리 분단의 역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김남주 시인의 <남의 나라 장수 동상이 있는 나라는>은 맥아더 동상 철거 논란과 관련해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딱딱하고 교과서적인 역사 교양서가 아니라, 말랑말랑하다는 표현이 어울리지는 않지만, 시라는 형식을 통해 우리 역사를 되돌아본다는 것이 새로웠다. 특히 선생님의 시 해설은 부담없이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또 중간중간 역사적 사건을 잘 갈무리해 놓아서 중학교 2학년이 되는 딸아이의 역사 공부에 도움이 될 듯해 보였다. 사진 자료도 나름 풍부해서 좋았다. 특히 역사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해석하지 않아도 시를 읽거나 시 해설에 덧붙여진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뭔가를 느낄 수 있었다. 

국어선생님이라는 타이틀이 붙기는 했지만 아이들보다는 우리 세대가 먼저 읽어보아도 좋을 책인 것 같다. 오랫동안 먼지만 가득 쌓여있을 시집 한 권을 꺼내보고 싶다는 충동을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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