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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 : 저승편 세트 - 전3권
주호민 지음 / 애니북스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원래는 '헬벅스' 텀블러와 사인본(그리고 구입한 온라인 샵의 적립금 3000원)을 주는 한정판을 구입하지 못해서 나중에 구입하려고 했지만, 때마침 설연휴 근무로 상품권도 얻었고 무엇보다도 극락 츄리링을 얻기 위해모종의 이유로 설연휴 끝나고 [신과함께] 저승편 3권을 구입하게 됬습니다.  


 

비록 ExCF는 잘 모르지만 주호민님은 메이저 데뷔작이라고 할 수 있는 [짬]때부터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다른 웹툰 만화가분들보다 눈여겨 봤고, 인터넷으로 연재된것만 보고 끝내는것이 아니라 [짬] 시즌 1과 시즌 2를 비롯해서 [무한동력] 단행본까지 구입할정도로 좋아하게 됬습니다.

일단 주호민님의 장점부터 얘기하자면 강렬한 - 혹은 패러디등을 가미해서 웃기거나 엽기적인 인상을 남길만한 캐릭터나 치밀한 복선과 충격적인 반전을 무기로 내세운 다른 웹툰 만화가분들과는 달리, 비록 수수한 그림체와 맞물려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는 조금 약할지는 몰라도 남녀노소가 절로 읽을정도로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촌스럽지않은 균형된 감각의 이야기를 어떤 소재로도 재미있게 만들 수 있는점이라고 보네요. 어떤 의미로 물리지 않는 쉽지 않은 내공을 지닌 만화가라고 보는데, 군 복무 시절의 이야기를 이미 전역한 예비역(이건 나중에 시즌 2로 나왔죠.)를 비롯해서 조만간 군대를 가거나 군대를 갈 일이 없는 여성들에게도 부담없이 읽히는 [짬]을 비롯해서 '88만원 세대'등 취업난으로 힘든 20대의 삶에 희망을 준 [무한동력]에서 그러한 매력을 맛볼 수 있죠.

그리고 이번 [신과함께]에서는 '신화'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주호민님이 그린 만화의 배경이 현실이라는 걸 감안하면 과연 신화라는 소재를 가지고 주호민님의 장점을 살릴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든것도 사실이지만, 주호민님은 신화의 설정을 '현실'에 절묘하게 도입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매력을 한층 더 빛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저승편의 주인공 중 한명이자 평범한 소시민인 김자홍이 죽은이후 염라국 국선 변호사 진기한을 통해 49일간의 저승재판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여러부분에서 밀레니엄 시대에 걸맞게 바뀌었고 그에 따른 볼거리를 보여줬다해도 '착하게 살지 않으면 죽어서 벌을 받는다.'라는 만고불면의 진리를 강하게 살려더군요. 어떻게보면 식상한 소재이기도 하지만 이승과 별 차이없는 저승의 현대화(?)를 비롯해서 저승재판이 진행될수록 한층 더 험난해지는 재판과정과 이를 극복해나가는 김자홍과 진기한의 모습에서 묻어나오는 긴장감을 보면 단순히 신화를 차용한게 아니라 주호민님의 입맛 - 그리고 독자의 입맛에 맛게 요리했다는게 눈에 띄더군요. 또한 김자홍과 진기한과의 저승재판과는 별도로 우연한 기회에 원귀를 쫓게되는 저승삼차사 - 강림도령, 이덕춘, 해원맥의 이야기는 주호민님의 전작인 [무한동력]에서 단점으로 지적하고 싶었던 '너무나도 굴곡없는 평탄한 스토리텔링과 완급 조절'에 자극을 받은건지, 적절한 순간에 이야기를 다음 에피소드를 위해 끊거나 연출을 폭발시키는등의 [무한동력]보다 한층 더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줬으며 각각의 개성과 매력이 강한 저승삼차사역시 그러한 매력이 잘 살도록 적재적소에 배치해뒀기에 [신과함께]는 그동안 주호민님이 보여줬던 단점을 개선하려는 의지까지 보여준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특유의 장점은 그대로지만요.

상 - 중 - 하로 이루어진 이번 저승편 단행본은 네이버에서 마치 우리나라의 신화가 절로 담긴 불화나 민화풍의 표지 디자인과 일러스트를 비롯해서, 상권과 중권의 경우에는 본편이 끝난후 부록으로 '덕춘이와 함께'를 통해 [신과함께]에서 봤던 수많은 신들의 모습을 담은 불화나 민화를 직접 볼 수 있으며(중권에는 재미난 4컷 만화도 들어있더군요.) 하권의 부록으로는 주호민 작가님의 후기와 더불어 '강림도령 특강'에서는 본편에서 언급되지 않았던 강림도령의 설정과 이승편에 대한 떡밥을 미리 맛 볼 수 있는등 단순히 웹상에 올라간 내용만 담지않고 정성을 들였다는 점 또한 눈에 띄더군요. 물론 단행본 띠지에 언급한 각종 언론 매체들의 추천사를 단행본내에 별도의 지면을 할애하여 자세하게 썼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그래도 돈 주고 단행본을 사는데는 하등 지장이 없다고 생각되네요.

[신과함께]는 주호민님의 삼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는데, 이번에 얘기한 저승편을통해 지금까지 쌓아왔던 주호민님의 매력을 한층 더 빛난 모습을 엿보기에 충분했꼬 올해부터 연재에 들어간 이승편과 내년에 연재할 신화편역시 저승편 이상으로 높은 퀄리티로 뽑아줄거라는 신뢰감을 주기 충분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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