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자의 인생편집 기술 - 꾸준한 여자와 능력 있는 여자가 서로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
김은령.마녀체력(이영미) 지음 / 책밥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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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홍수 시대, 오랫동안 뚝심 있게 책을 만들어온 두 편집자가 좋아하는 일, 여성의 자존감, 삶의 재미에 관해

풀어놓은 화끈한 통찰들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다 보면 남들은 어떻게 사나 궁금해진다.

특히 정답이 없는 인생의 막연함이나 불안감을 내 또래 사람들은 적어도 나와 비슷한 상황의 여성들은 어떻게 풀어낼까 하며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선배 여성 혹은 멘토와의 대화에 대한 목마름이 항상 있는데, 적어도 40대 후반에서 50대를 지나가는 그분들의 자녀 양육의 지혜, 본인의 커리어를 이어가는 과정 그리고 노후준비 등등 질문하고 답을 듣다 보면 팬심으로 따라 하고 싶은 경우가 생기기도 하고, 그것이 책이었다면 책장에 꽂아 두고 가끔씩 들쳐보며 지침으로 삼기도 한다.

그런 나만의 닮고 싶은 선배 여성의 리스트에 있는 두 작가분이 책을 쓰셨다고 하니 읽지 않을 수가 없었다.

김은령 작가 와 이영미 작가.

처음엔 두 분이 어떻게 아는 사이지?라고 의아해했지만 이 작은 나라에서 편집자라는 타이틀을 가진 작가분들 아니신가?

물론 나는 두 분을 각각 다른 장소의 북토크 자리에서 뵈었었고, 이후에 인스타를 통해 그분들의 일상을 엿보는 수많은 팔로워 중 1인 일뿐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여느 인플루언서와는 다르게 자신만의 목소리를 간결하고 묵직하게 꾸준히 내고 계시다는 점에 너무나도 닮고 싶은 선배님들이시다.

책은 출판업계에 몸담으며 잠깐 스치듯 일했던 인연을 바탕으로 40대와 50대를 지나오며 느꼈던 혹은 앞으로의 이야기를 질문과 대답하는 형식으로 엮어졌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 우리', '단단한 여성이고자 하는 우리' 그리고 '재미나게 살아가는 것을 고민하는 우리'라는 타이틀 안에는 적어도 40대를 지나가는 여성이라면, 사회인이라면 한 번쯤은 고민해 봤을 법한 이슈들이 담겨있다.

마녀 체력 :

인류의 시작부터 절반은 여성이었지만, 역사의 토대 위에 올라선 세월은 얼마나 짧은가요. (중략) 좋아하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여성들을 내세우고 알리기. 어쩌면 글을 쓰는 여성으로서 우리가 사명감을 갖고 할 일 중 하나이겠지요. 나는 계속 이런 리스트를 쌓아갈 거예요. 나보다 신선하고 독창적일게 분명한 후배의 멋진 여성 리스트를 보여주세요.

김은령 : "슈퍼 히어로 보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앞으로 나아가려 애쓰는 사람이 좋아요." (161~162p)


김은령 : 한번 결정하면 좋은 루틴을 계속 이어가는 선배를 보며 자극을 받는데, 좋은 습관을 키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하면 그것을 몸에 익힐 수 있을지 궁금해요.

마녀 체력 : "우선순위를 바꿔야 해요!"

(중략) 괜히 의지만 탓하지 말고, 우리에겐 시간을 나누고 계획을 짤 수 있는 캘린더가 있다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봅시다. 목표를 너무 멀리, 높게 잡으면 누구나 일찌감치 지치고 포기해버리기 쉽지요. 내가 해볼 만하게, 그래서 반드시 성취할 수 있도록 만만하게 잡고, 일단 시작하는 것이 중요해요. (182~184p)


마녀 체력 : 후배는 여성으로 살아온 삶이 어땠어요? 스스로 갖고 있거나, 사회로부터 주입된 편견이 있었나요? 어떤 과정을 거쳐 완화시키고 때론 극복했나요? 혹시 아직도 어려운 점이 있습니까?

김은령 : " 남자라면 하지 않을 자기 검열을 계속하게 되지요."

(중략) 내가 무언가 겁을 내고 주저하는 것이 있을 때, 그게 내가 여자라서 미리 겁내는 것은 아닐까.

(중략) 극히 낮은 확률로 그냥 '운이 좋기를' 기대하고 사는 것보다는 시스템을 잘 만들어서 모두가 차별받지 않고 평등함을 누릴 수 있도록, 모두가 어느 정도는 공평하게 운이 좋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그나마 낳은 해결책 아닐까요.

(146~151p)

책을 읽다 보면 결국 우리가 모여서 연대를 한다는 것의 참 의미를 깨닫게 해준다. 특히 여성들의 연대는

조직이라는 울타리 밖에서 더욱 행해져야 하고, 필요하다는 점이다. 불필요한 고정관념을 배제하고 여럿이 모여 옳은 것에 대한 한목소리를 내다보면 지금은 아닌 것이 언젠가는 맞는 것이 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두 작가가 책 안에서 서로 다른 점에 궁금해하고 답변을 하며 지혜를 얻고, 비슷한 관심사는 기분 좋게 토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나이가 들어도 현재의 자존감을 유지하고 누구나 옳다고 여기는 그 개념을 지키겠다는 나름의 사명감이 아닐까 싶었다.

나이 듦은 성숙해지는 것.

행복이란, 평범한 일상이 유지되는 것.

일상에 행복을 느끼는 순간을 많이 심어놓으라는 선배 작가의 말이 어느 지식 서나 교양서보다도 크게 와닿는다. 두 작가의 일상과 경험을 통한 단단하고 다정한 조언들을 되새기며 나의 40대 후반을 잘 만들어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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