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혁명의 주체들
오제연 지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 엮음 / 역사비평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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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고 권력자의 기록이다. 승자와 권력자의 영웅담이 역사에 대문짝만하게 기록되는 반면, 패자와 권력을 가지지 못한 이들의 목소리는 항상 외면되어왔다. 4.19혁명 60주년에 맞추어 나온 ‘4월혁명의 주체들’은 전자가 아닌 후자의 목소리를 담아내려고 노력하면서 그 가치를 입증한 책이라 할 수 있다.

4.19혁명 뒤에 고유명사처럼 따라 붙는 것이 ‘학생’이라는 단어다. 통상 4.19혁명은 4.19학생의거 등으로 불리면서 학생들이 혁명의 주체로서 인식되어왔다. 이 책에서는 학생과 더불어 4.19혁명의 주체들이었던 도시빈민, 여성들의 투쟁사례들을 소개하면서 그들 또한 4.19 혁명의 주요한 주체들이었음을 얘기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도시빈민들의 투쟁사례를 소개한 2장의 내용이 인상적이었다. 광주대단지 사건, 부마항쟁, 5.18 광주 민주항쟁, 6월 항쟁과 같은 격변의 순간 한가운데에 도시빈민들의 투쟁은 항상 있어왔다. 하지만 투쟁의 주체로서 항상 기록되지 못하였고, 부수적으로 취급되어 왔다. 그간 4.19혁명 기록의 변두리로 취급되었던 도시빈민들의 투쟁 사례를 소개했다는 것으로 그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한다. 과거의 잊힌 목소리를 관심을 가지고 현재에 다시 끄집어내는 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역할이 아닐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서두에서 밝혔듯이 이 책은 역사의 잊혀진 이들을 다시 기억해내고 끄집어내어냈다는 것으로 그 가치와 의미를 충분히 입증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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