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본색 -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14인의 두 얼굴
모리츠 뮐러비르트.우어스 빌만 지음, 육혜원 옮김 / 이지북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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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시대의 흐름을 결정하는 것은 개인인가, 집단인가? 혹은 정신인가, 아니면 물질적 삶인가? 수많은 역사 논쟁에는 이런 문제들이 주된 쟁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런데 일반 대중의 역사의식에는 아무래도 시대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영웅이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마련이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대정복이 있기까지는 이름없는 수많은 사람의 참여와 희생이 있었지만 우리의 기억에는 알렉산드로스 대왕만이 영웅으로 각인되어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우선 영웅 본인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한다.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14인의 영웅웅에 대한 재평가 작업의 결과는 가히 충격적일 정도이다. 칭기즈 칸, 마르코 폴로, 링컨, 비스마르크, 간디, 마오쩌둥의 문제점이 폭로되는 반면, 칼리굴라와 퐁파두르 부인은 일종의 복권이 되고 있다. 이렇듯 놀라운 반전이 있지만, 시대배경과 관련 사료를 곁들여 설명하고 있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또 그만큼 설득력이 있다.

‘시대가 영웅을 낳는다’고 한다. 이는 우선 위기에 영웅의 능력이 빛을 발한다는 의미겠지만, 시대가 변하면 인물의 평가도 변해 영웅이 재발견된다는 뜻도 포함된다. 엄밀한 역사검증을 통해 영웅이 ‘일그러진’  본색을 드러내기도 하고, 왜곡되어온 인물은 정당하게 재평가되기도 하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비판적 안목을 갖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 책을 읽으면 영웅 중심의 역사관에 대한 경각심이 절로 생긴다. 그리고 이름 없는 대중을 존중하고 기억하는 역사관의 필요성도 더없이 부각된다. 간결하고 압축된 깔끔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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