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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거리 ㅣ 문학동네 동시집 3
곽해룡 지음, 이량덕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11월
평점 :
오늘 영어시험을 망쳤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과목이 바로 영어이다. 집에서 힘들게 부업을 하시는 엄마 얼굴 보기가 부끄러워서 전철을 타고 이모네 집에 가는 길이다. 그 때 옆에 앉아 꾸벅이던 아저씨가 나에게 머리를 기대었다. 나는 아저씨가 넘어지지 않도록 힘을 주어 버텻다. 그러자 혼자서 일을 하고 계시는 엄마 모습이 떠올랐다. 엄모 나처럼 이렇게 힘들어하고 있을까? 졸고 계시는 아저씨도 내가 내리기 바로 이전 역에서 내리셨다. 혼자 힘들게 일하시고 계시는 엄마의 뒷모습이 생각나 집으로 다시 갔다.
집 앞. 내가 어제본 시험 결과에 대해 어떻게 말씀드릴지 조마조마하고 있을때 저 멀리 더운 날씨에도 옷깃을 세우고 모자를 눌러 쓴 엄마가 보였다.
나는 후다닥 집으로 들어갔다. 얼마 뒤 엄마께서 문을 열고 나에게 인사를 하였다.
"미래, 벌써 왔니?" "네" 내가 대답했다.
"시험은 어떻게 됐니?" 쿠궁!
'왜 하필 이때...' "자... 잘 봤어요" 나는 엄마 기분을 상하지 하지 않도록 거짓말을 하였다.
그때 난 결심했다. 공부를 열심히 하여 꼭 백점을 받겠다고.
그 날 이후로 나는 많이 놀지 않고 공부에 열중하였다. 놀고 싶기는 했지만 꾹꾹 참으며 열중하였다.
드디어 시험날 나는 그동안 공부했던 실력으로 시험을 보았다.
선생님께서 시험결과는 내일 발표된다 하셨다. 나는 설레는 맘으로 잠을 잤다.
다음날 시험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미래, 100점". "지...진짜 100점 이에요?" 나는 기쁜 마음으로 집에 갔다.
철컥. "엄마 나 100점 맞았..." 그런데 엄마가 쓰러져 계셨다. "엄마!" . 나는 바로 119에 전화하였고 어마는 수술실로 이동하였다. 수술은 무사히 끝났지만 아직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계신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건강에 지장은 없다고 하셨지만 나는 계속해서 불안함을 감출 수 없었다.
100점도 맞았는데.. 그때 인기척이 들리더니 엄마가 깨어나셨다. "어...엄마!" "어구구, 여기가 어디냐?"
"엄마!, 이거 봐봐요. 100점이에요!" "100점. 아이구, 우리딸. 장하다." "내가 시험지 못보여 드릴까봐 얼마나 조마조마했다고요" "그래?, 미안하다. 우리 딸!" 엄마는 아픔을 참으면서 나를 향해 해바라기보다 더 환하게 웃어주셨다.
그뒤로도 엄마와 나는 하하 호호 웃으며 행복하게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