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바이블 2021 - 버핏이 직접 말해주는 투자와 경영의 지혜 2 : 2017~2021 워런 버핏 바이블
이건.최준철.홍영표 엮음 / 에프엔미디어 / 2021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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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서평은 서평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쓰는 서평입니다


하지만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지 않았을지라도 바로 사서 읽었을 것이기에 내돈내산 서평이나 마찬가지라고 잠시 우겨봅니다. ^^

난생처음 서평이벤트에 용기 내어 신청해보았습니다. 워낙 존경하는 인물에, 좋아하는 책이기에 한 번도 서평을 안 써본 저로서는 큰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당연히 안 될 거라 생각했지만, 되어서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릅니다. 첫 서평이 <워런 버핏 바이블 2021>이라는 것이 평생 잊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도 독자로서 책 구입 시 서평을 자주 참고합니다. 하지만 그중에서 조금 거르는 것은 이벤트 서평인데요. 왠지 이벤트 서평은 책에 대한 단점보다 장점만 부각하거나 조금 과장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입니다.

이번 책은 전혀 그럴 이유도 없고 필요도 없는 너무 좋은 책이라 편안하게 적어갑니다.


먼저 하드웨어적인 측면부터 살펴보면,

책 마감 상태가 무척 좋습니다. 하드커버, 종이질감, 글자 폰트 및 크기, 편집 구성, 사용 색상 등 모든 부분이 만족스럽습니다. 특히 색상이 그렇습니다. 표지 톤과 같은 톤의 색상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톤을 바꿔가며 챕터, 한국판 Q&A, 제목, 주주총회와 주주서한 배경색 구분 등을 한 것이 책을 더 고급스럽게 느껴지게 합니다. 물론 눈도 한결 편하구요. 편집자 안목이 느껴집니다. 색상이 너무 좋습니다. ^^

독서 중반 이후에는 번역이랑 표현도 흠 잡으려고 살짝 뾰족한 눈으로 읽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문제에 빠져들었습니다. 책의 완성도가 그만큼 높기 때문이었습니다. 잠깐 살핀 것이지만 흠잡을 게 거의 없었습니다. 번역은 워낙 명성 있는 이건 선생님께서 하신 것이기에, 단어 선택 하나에도 신중을 기한 것이 느껴졌습니다.


이제는 내용.

일단 전 투자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극초보 투자자입니다.

초보 투자자의 관점에서 살펴보면,

일단 이 책은 구체적인 투자 방법을 가르쳐주는 책이 아닙니다.

지혜를 가르쳐주는 책입니다. 어떠한 지혜인가? 그것은 책 표지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버핏이 직접 말해주는 투자와 경영의 지혜”


즉, 이 책은 투자와 경영의 지혜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물론 편집자의 해석이 들어간 것이지만. ^^

무엇을 통해서요?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서한과 주주 총회 질의 응답을 통해서입니다.

이는 구두로, 문서로 드러난 지혜입니다. 구두로 대답하는 버핏에게는 그동안의 투자와 경영에 대한 지혜가 즉흥적인 대답으로 드러납니다. 즉 함축적이고 핵심이 담겨 있습니다.

질의 응답에선 주로 버핏이 대답합니다. 그래서 “버핏이 직접 말해주는 투자와 경영의 지혜”라 적은 것 같습니다. 또한 부록에 버핏과 멍거의 2020년 모교 졸업식 기념 인터뷰와 멍거의 2021년 데일리 저널 주주총회 Q&A가 있는데요. 이 부분에선 특히 멍거의 지혜를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점도 이 책의 큰 메리트입니다. ‘세상에 멍거를 만나다니. ㅎㅎ’ 질문과 대답을 통한 내용이기에, 그 질문의 내용이 제 마음에 있었던 것은, 마치 곁에서 직접 이야기해주는 듯한 몰입감을 안겨주었습니다.

아마 이 책을 읽으시면 저와 같은 초보 투자자들은 감탄하고, 배우고, 또 부분부분 내용을 인용하고 싶은 생각이 마구마구 들 것입니다. 투자에 관심 있어 이 책을 읽지만, 언제나 그렇듯, 투자 이상의 것을 얻습니다. 이것이 전에 출판된 <워런 버핏 바이블>과 <워런 버핏 라이브>를 정기적으로 읽고 듣는(e북) 이유이기도 합니다. 투자와 경영은 사람이 하고 이 사람은 삶의 주체이기에 워런 버핏 시리즈(주주서한&주주총회)는 삶에 대한 지혜도 제공합니다.


아직 초보 투자자이기에 평의 수준이 낮지만, 아마 바이블처럼 정기적으로 읽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바라기는 버핏과 멍거가 말씀하신 내용들이, 제가 꾸준히 배워가며 익히는 동안 존재에 새겨져 내재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전문가분들처럼 그렇게는 못하겠지만, 그 원리와 원칙을 어느 정도 준수할 때까지 읽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분명 오랜 시간이 지나 다시 읽을 때, ‘아, 이것이 이것을 뜻하는구나’ 하고 조금 더 깨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통해 구체적으로 제가 얼마나 자산 증식을 이룰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판단하도록, 지금보다 더 나아지도록, 조금의, 단 하나만이라도, 지혜를 얻는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미 그 가치 이상을 경험하고 있지만요. 아직은 돌아서면 잊어버리기에 반복함으로 익혀야겠습니다.


각 장에서 언급하고, 반복되는 내용들, 즉 이 책에서 편집한 주제에 맞춰 기업을 평가하고 사고하도록 조금이나마 훈련하려 합니다.

책 뒷부분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회: 훌륭한 투자자가 되려면 어떤 자질이 필요한가요?

멍거: 지식도 풍부해야 하지만 기질과 만족 지연도 필요합니다. 참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투자에는 인내심과 공격성이라는 기묘한 조합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둘을 겸비한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기질을 가르치기는 어렵습니다. 기질에 관해서 워런과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효과적인 투자 기법을 설명해주면 어떤 사람들은 즉시 이해하고 곧바로 받아들여 좋은 실적을 냈습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아무리 자세히 설명해주고 아무리 좋은 실적이 나와도 그 기법에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즉시 이해하거나 또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내 경험은 그렇습니다.”


버핏과 멍거 같은 훌륭한 투자자가 되길 원하는 사람은 분명 이 책을 사서 읽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멍거가 언급하듯이 이 책을 읽는다고 다 훌륭한 투자자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멍거의 경험이 그것을 말해줍니다. 하지만 이것이 이 책을 가까이하지 않게 할 이유는 못 될 것입니다.


분명 배움과 존경의 마음으로 이 책을 가까이 하면, 이곳의 지혜가 읽는 이의 마음에 내재화되어 기업을 분석하고 투자를 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그렇게 믿기에, 지금도 워런 버핏 시리즈를 산책하며 오디오북으로 정기적으로 듣고 있습니다. 또 듣고 또 들어도 얻는 게 있습니다. 그만큼 많이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요.


이번 <워런 버핏 바이블 2021>은 전작처럼 “주주 서한+주주 총회 질의 응답 내용”을 다음과 같은 주제에 맞게 편집한 책입니다. 기간은 2017년~2021년인데, <워런 버핏 라이브>와 2017년 내용은 중복됩니다.


1. 주식 투자

2. 기업 인수

3. 자본 배분

4. 회계, 평가

5. 지배구조

6. 버크셔의 기업문화

7. 시장에 대한 관심

8. 보험, 금융업

9. 제조, 서비스업

10. 버크셔 경영 실적 보고

11. 학습과 삶의 지혜

12. 버크셔 해서웨이와 S&P500의 실적 비교


이와 같은 주제는 주주총회와 주주서한을 접하다 보면 종종 반복되는 내용입니다. 그만큼 워런 버핏의 뼈대가 되는 주제인 것 같습니다.

또한 이번 책에는 각 장에 ‘한국판 Q&A’ 부분이 있어, 저 같은 초보투자자에게 어려운 내용에 대한 질문과 답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점도 좋습니다. 이 내용은 홍영표 변호사님이 질문하고 최준철 대표님이 해설했다고 합니다.

각장 끝엔 최준철 대표의 해설이 나와 초보 투자자가 내용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면 3장 ‘자본 배분’에서는 이런 해설이 나옵니다.


“버핏이 일반적인 주식 투자자와 가장 다른 점은 자본 배분을 보는 시각이다. 일반적인 주식 투자자는 회계적인 이익 성장이 주가 상승의 핵심 요인이라고 본다. 반면 버핏은 사업 현장에서 혈액처럼 흐르는 자본이 미래 이익을 결정짓는다고 본다.”


“미국의 상당수 경영자는 단지 주가 부양을 위해 가치와 상관없는 자사주 매입을 남발하고 있는데, 이는 스톡옵션 비용 처리 문제와 함께 버핏이 자주 비판하는 대목이다.”


이처럼 이 책은 초보 투자자가 읽기에 쉬운 책은 아니지만, 그래도 쉽게 읽힙니다. 읽으면서 배우고, 배운 만큼 보이는 귀한 책입니다. 저는 평생 곁에 두고 꾸준히 읽을 것 같습니다.

끝으로 일독을 하며 인상 깊었던 문장을 적는 것으로 서평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귀한 서평의 기회를 주신 에프엔미디어 출판사에 감사드리며, 책 한 권에도 정말 정성을 쏟은 흔적이 너무 역력히 보여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주식투자

“벤저민 그레이엄의 금언처럼 ‘시장은 단기적으로 보면 인기도를 가늠하는 투표소 같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실체를 측정하는 저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시장은 대체로 합리적이지만 가끔 미친 듯이 움직이기도 합니다. 이때 기회가 생깁니다. 이 기회를 잡는 데에는 대단한 지성도, 경제학 학위도, 월스트리트 전문 용어도 필요 없습니다. 집단적 공포와 광기에서 벗어나 단순한 기본 요소 몇 개에 집중하는 능력만 있으면 됩니다. 오랜 기간 상상력이 부족하거나 어리석은 사람처럼 보여도 괘념치 말아야 합니다.”


”중요하면서 ‘쉬운’ 결정에 관심을 집중하고 매매를 삼가십시오.”


”차입금을 쓰지 않으며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장기적으로 주식이 훨씬 유리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좁은 영역에 대해서나마 남들보다 더 많이 파악하고 있다면, 빈번하게 매매하려는 충동을 억제할 수 있다면 승산이 매우 높아질 때까지 기다리세요. 매우 유리한 게임을 하게 될 것입니다.”


”단 하나라도 매우 잘 알면 언젠가 우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IBM의 토머스 왓슨 1세는 말했습니다. ‘나는 천재가 아닙니다. 그래서 일부에 대해서만 잘 압니다. 그러나 나는 그 일부를 벗어나는 일이 없습니다.’ 찰리와 나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당신도 십중팔구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기업이면 지분을 최대한 인수해서 최대한 오래 보유합니다.”


”투자 심리가 불안정한 사람은 주식을 보유해서는 안 됩니다. 잘못된 시점에 주식을 매수하거나 매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조언에 의지해서도 안 됩니다. 자신이 스스로 이해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면 남의 말에 휘둘리게 되니까요.

오늘이 매수에 적기인지 나는 알지 못합니다. 1~2년 보유하면 좋은 실적이 나올지도 나는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20~30년 보유한다면 좋은 실적이 나올 것입니다.”



기업 인수

”버크셔의 가치를 높이는 4대 기본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대규모 기업 인수

(2) 우리 자회사와 어울리는 협력회사 인수

(3) 우리 자회사들의 매출 증대 및 이익률 개선

(4) 우리 주식 및 채권 포트폴리오에서 나오는 투자 이익”


”우리가 찾는 대규모 기업의 핵심 특성은 영속적인 경쟁력, 유능하고 정직한 경영진, 높은 순유형자산이익률, 매력적인 내부 성장률(유보이익만으로 달성되는 성장률), 합리적인 인수 가격입니다.”


”기업들은 왜 이토록 인수에 열광할까요? 대개 의욕적인 사람들이 CEO가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인수 시) 시너지 효과를 절대 고려하지 않으며, 실제로 시너지 효과가 나오는 사례도 많지 않습니다... 남들이 경솔하게 뛰어들수록 우리는 더 신중해야 한다는 지침입니다.”


”우리는 US플로어를 인수하면서 훌륭한 인적 자산과 훌륭한 사업 자산을 둘 다 획득했습니다.”



자본 배분

“우리가 자본을 배분하는 주된 목적이 무엇인지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것은 장기 경제성이 밝고 경영 상태가 훌륭한 기업의 전부나 일부를 합리적인 가격에 사들이는 것입니다.”


“우리는 88세와 95세인데도 (내가 더 젊습니다) 기업 인수를 생각하면 심장 박동이 빨라집니다(거대 기업 인수 가능성에 대해 썼을 뿐인데도 내 맥백수가 치솟았습니다).

시장성 지분 증권 보유량을 늘리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것은 시장 전망이 아닙니다. 찰리와 나는 다음 주나 내년 주가 흐름이 어떨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우리는 그런 예측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우리는 단지 ‘매력적인 기업의 일부(주식)’ 가치가 주가보다 높은지 분석하는 일에 관심을 집중할 뿐입니다.”


“정말로 훌륭한 기업은 찾아내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운 좋게 보유한 기업을 매각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끝으로 가장 중요한 핵심 사항입니다. 버크셔의 가치는 우리 과수원 다섯 개를 하나로 결합할 때 극대화됩니다... 버크셔는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훨씬 큽니다.”


“지난 54년 동안 우리는 버크셔를 떠나는 주주가 아니라 남아 있는 주주의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해왔습니다.”


“그동안 찰리와 나는 경영자들이 월스트리트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려고 회계와 운영 분야에서 벌이는 온갖 불건전한 행태를 지켜보았습니다... 처음 숫자 조작을 하는 CEO는 ‘이번 한 번만’으로 끝내려 하지만 한 번으로 끝나는 경우는 것의 없습니다. 상사가 약간의 속임수를 괜찮다고 생각하면 부하들도 속임수를 손쉽게 합리화합니다.

찰리와 나는 애널리스트나 해설자들이 아니라 우리 주주 동업자들을 위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받는 숫자들을 고스란히 여러분에게 전해드립니다.”


“찰리와 나는 우리 복합 기업 버크셔가 경제성이 좋고 경영자가 훌륭한 다양한 기업의 전부나 일부를 보유하길 바랍니다. 버크셔가 경영권을 확보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내가 이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렸습니다. 나는 버크셔의 직물 사업 때문에 20년 동안 고생했습니다. 그러나 한계 기업의 지분을 100% 보유하면서 고전하는 것보다 훌륭한 기업의 지분을 일부만 보유하는 편이 더 수익성 높고 재미있으며 훨씬 편하다는 사실을 찰리가 깨우쳐주었습니다.”


“자사주 매입의 효과는 천천히 나타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강력해집니다. 자사주 매입은 탁월한 기업에 대한 투자자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높여주는 단순한 방법입니다.”


“우리는 모든 주주에게 돈을 벌어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나 내재가치 근처 가격에 매수한 주주들에게도 영구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매우 확실한 방법으로 돈을 벌어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주주가 100~200만 명까지 증가하고 이들 중 다수가 손실을 보는 상황은 원치 않습니다. 세상이 큰 혼란에 휩싸이면 사람들은 지브롤터 바위산처럼 안심하고 의지할 대상을 원하게 됩니다. 우리는 그런 대상이 되고 싶습니다.”


“버크셔는 주주들에게 유리한 방식을 선택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처럼 생각하는 기업에 즐겨 투자합니다.”


“한국판 Q&A

Q: ‘쓰레기 기업’으로 전락한 복합 기업의 예를 들어주세요. 버핏이 말하는 복합 기업과 한국 지주회사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버크셔와 유사한 한국의 복합 기업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2000년대 초 파산한 엔론, 타이코 등이 버핏이 지적한 복합 기업이라 할 수 있고, 최근 사례로는 GE도 해당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의 지주회사는 보통 사후적으로 만들어져 자회사를 지배하는 데 반해 버핏이 불편해하는 미국의 복합 기업은 무분별한 인수를 통해 외형 확대에 따른 주가 상승을 추구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에도 버크셔를 표방한 곳들이 있기는 하나 본질적인 요소를 이해하지 못했고, 이해했다 해도 실제로 구현해낸 곳은 아직 없습니다.”



회계, 평가

“아울러 우리는 세 가지 기준을 충족하는 기업들을 인수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합니다. 첫째, 순유형자산이익률이 높아야 합니다. 둘째, 경영자가 유능하고 정직해야 합니다. 셋째, 가격이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지배구조

“이사회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변함이 없습니다. 평생 회사에 헌신할 유능하고 충실한 CEO를 발굴하고 유지하는 일입니다. 이 과제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사회가 이 과제를 제대로 해낸다면, 다른 일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 과제를 망쳐버린다면...”


“내가 직접 경험한 바로 (많지 않아서 다행이지만) 숫자를 속인 CEO들 대부분은 대개 돈을 벌려는 욕구보다 자존심을 지키려는 욕구가 더 강했습니다.”


“버크셔가 계속해서 찾고 있는 이사는 사업에 정통하고 주주 지향적이며 우리 회사에 관심이 매우 많은 사람입니다. 로봇 같은 기계적 절차가 아니라 생각과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물론 이들은 여러분을 대표해서 고객 만족을 추구하고, 동료들을 아끼며, 지역사회 및 국가의 훌륭한 시민으로 활동하는 경영자를 찾을 것입니다.”


“찰리와 나는 버크셔의 개인 주주들에게 법 조항을 넘어서는 특별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우리 이력을 살펴보면 우리가 왜 그런 책임감을 느끼며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버크셔의 형식은 주식회사이지만 우리의 마음 자세는 동업자입니다.”


“특이하고도 소중한 버크셔의 개인 주주들을 보면 우리가 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가들을 꺼리는지 이해하실 것입니다.”



버크셔의 기업문화

“우리는 동업자가 될 주주들을 원합니다.”



시장에 대한 관심

“세인트 폴 대성당을 지은 건축가 크리스토퍼 렌은 그 성당에 안장되어 있습니다. 그의 묘비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습니다. ‘내 기념비를 찾는다면 주위를 둘러보시오.(1666년 대화재 후 렌은 런던에 52개 성당을 재건했음 - 옮긴이)’ 미국 경제에 회의적인 사람들은 이 메시지를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내가 투자하는 평생에 걸쳐 미국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낼 것인가?’였습니다.”


“낮은 생산 원가도 매우 중요한 해자입니다... 기술만이 생산 원가를 낮춰주는 것은 아닙니다.”


“코스트코 제품은 고객들에게 엄청나게 매력적입니다. 코스트코는 고객들에게 놀라움과 기쁨을 선사하는데, 사업에 이렇게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안전마진을 충분히 확보한다면 미국 주식은 대단히 훌륭한 투자 대상입니다.”



제조, 서비스업

“소중한 버크셔 이사 겸 전대미문의 위대한 경영자였던 톰 머피가 오래전 내게 기업 인수에 관해 중요한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훌륭한 경영자라는 평판을 얻으려면 반드시 훌륭한 기업들만 인수해야 한다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자본 집약적 기업은 더 불리해질 것입니다. 수익성은 비슷하더라도 추가 자본이 필요 없는 기업이 더 유리합니다. 이런 기업은 성장성이 낮지만 추가 자본이 들어가지 않으므로 막대한 현금을 창출해줍니다. 버크셔도 이런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어서 세금을 절감하면서 자본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습니다.”


“50-60년 동안 기업을 경영하면서 우리가 배운 사실은 추가 자본 없이 성장하는 기업이야말로 탁월한 기업이라는 것입니다. 보험사가 그런 기업입니다.”



버크셔 경영 실적 보고

“과거에는 회계 규정에 따라 실현 손익을 순이익에 포함해야 했습니다. 이 때문에 실현 손익을 다룰 때마다 설명하기가 어려웠는데, 이제는 새 규정 때문에 더 어려워졌습니다. 과거에 분기 실적이나 연간 실적을 공표할 때 우리는 이런 실현 손익에 관심을 기울이지 말아달라고 자주 경고했습니다. 미실현 손익과 실현 손익도 무작위로 변동하기 때문입니다.”


“버크셔에서 가장 중요한 척도는 주당 정상 수익력 증가입니다. 이것이 오랜 동업자 찰리 멍거와 내가 중점을 두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이 척도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영업이익에만 관심을 집중하시고 다른 손익에는 관심을 두지 마십시오... 때에 따라 변동은 심하겠지만 우리 투자 유가증권이 장기적으로는 많은 이익을 안겨줄 것입니다.”


“이익 중에는 영업이익이 가장 중요합니다... 버크셔의 주안점은 영업이익을 늘리고 유망한 대기업을 인수하는 것입니다.”



학습과 삶의 지혜

“투자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습니다. 절제력이 중요하며 IQ가 아주 높을 필요도 없습니다. 펀더멘털이 중요하고, 회계를 이해해야 하며, 소비자처럼 생각하고 말할 수 있어야 하지만 고등교육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훌륭한 스승을 몇 분 만나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게 된다면 그 사람은 정말 행운아입니다. 찰리는 내게 훌륭한 스승입니다. 그런 스승은 학계는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통찰을 배울 수 있고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현명한 투자자> 8장은 주식을 기업의 일부로 보게 해주고, 20장은 안전 마진을 가르쳐줍니다.”


“나는 1달러를 벌 때마다 2~3센트는 소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만 달러나 10만 달러가 있어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5,000만 달러나 1억 달러가 있어도 행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걱정 없이 살아갈 만큼은 돈이 필요하겠지만, 일정 금액을 넘어가면 행복이 돈에 비례해지는 않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인간의 행동은 더 잘 이해하게 됩니다. 찰리와 나는 젊은 시절부터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 관한 책을 엄청나게 읽었습니다. 그러나 IQ가 아무리 높고 책을 아무리 많이 읽어도 인간의 행동을 깊이 이해할 수 없습니다. 경험도 많이 필요합니다.”


“찰리와 나는 전혀 예상 못 한 방식으로 극단적인 행동을 일삼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11장 해설

“멍거는 오판의 영역을 투자자뿐 아니라 투자의 대상이 되는 기업 차원으로 확대한다. 그가 경영자의 의사 결정에 대해 칭찬하거나 비판하는 것은 경영자의 의사 결정이 기업 가치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믿기 때문이다.”


부록

부록 1. 워런 버핏의 2020년 모교 졸업식 기념 인터뷰

“버핏: 평생 직업을 찾는 젊은이들에게 내가 항상 똑같이 해주는 조언이 있습니다. 아직 여러분에게 적합한 평생 직업을 찾지 못했더라도 어딘가에는 그런 직업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꼭 그런 직업을 찾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당장은 생계를 유지해야 하니까요. 그러나 아무 직업에나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감동을 주는 회사가 아니라면, 존경스러운 사람이 없는 회사라면 생계 문제가 해결되는 시점에는 적합한 평생 직업을 찾아 떠나야 합니다. 아침마다 출근하려고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게 되는 직업을 찾아야 합니다.

다행히 나는 그런 직업을 찾았습니다. 그런 직업만큼 중요한 것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런 직업이라면 아무리 일해도 피곤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은 매일 이런 직업을 찾아야 하지만, 누구나 졸업 후 곧바로 이런 직업을 얻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직업은 어딘가에 존재하므로 여러분은 계속 찾아야 하며, 그런 직장에서 여러분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항상 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이런 직업을 찾으려면 의사소통 능력 계발이 매우 중요합니다. 글을 잘 써야 하고, 말도 잘해야 하며, 머리에는 지식이 가득해야 합니다. 전날까지 모르던 지식을 머리에 채워가는 하루하루는 인생의 황금기입니다.”


“총장: 당신의 수십 년 경력을 돌아볼 때 무엇을 성공의 척도로 삼아야 하는지 우리 졸업생들에게 조언해주시겠습니까? 사업에서, 직업에서, 인생에서 무엇을 성공의 척도로 삼아야 할까요?

버핏: 궁극적인 질문이군요. 나는 90세까지 살아오면서 큰 부자가 되고서도 인생에서 실패한 사람을 많이 보았습니다. 매우 유명해지고서도 인생에서 실패한 사람도 많이 보았습니다. 그러나 70세에도 활동하면서 모두에게 사랑받는 사람 중에서는 실패한 사람을 전혀 보지 못했습니다. 70세까지 활동하면서 자녀, 배우자, 동료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은 성공한 사람입니다. 반면 더 부유하고 재능과 명성이 뛰어나도 사람들에게 사랑받지 못해서 허무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부록 2. 찰리 멍거의 2020년 모교 졸업식 기념 인터뷰

“멍거: 지금(2020년)은 투자하는 사람도 매우 많고 큰돈을 번 사람도 많아서 투자 분야가 극도로 과열된 상태입니다. 내 젊은 시절에는 투자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그다지 영리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이 영리하며, 칼텍 출신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들 중 상당수가 돈을 벌려고 투자 분야에 발을 들였습니다. 이는 대단히 중요한 변화입니다.


나는 이런 변화가 전혀 반갑지 않습니다. 이렇게 시장에서 남들보다 한 수 앞서는 것으로 부자가 되려는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의 투기 광풍은 매우 흥미롭지만 여기에는 문제도 있습니다. 나는 첨단 기술로는 돈을 벌지 못했습니다. 얼마 안 되는 저축으로 처음 투자한 회사는 패서디나 소재 윌리엄 밀러 인스트루먼트였습니다. 나는 돈을 거의 모두 날리고 생지옥을 경험했습니다. 나는 이 회사가 개발안 야심 찬 제품이 세상을 평정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제품이 출시될 무렵 누군가 내게 말도 없이 자기 테이프를 발명해버렸습니다. 결국 이 제품 판매량은 겨우 3개에 그쳤습니다. 첨단 기술은 기회인 동시에 치명적인 위협입니다. 나는 첫 투자에서 하마터면 죽을 뻔했습니다.”


“멍거: 장기적으로 보면 미국 기업들도 생물과 같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언젠가 죽고 다른 종 역시 모두 언젠가 죽습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젊었을 때 정말로 위대했던 기업들이 이제는 형편없이 쇠락했습니다. 그동안 새 기업들이 등장했고 그중 일부는 망해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본 투자 환경입니다.”


“멍거: 나는 인지 편향을 피하려고 평생 노력했습니다. 첫째, 내가 저지른 실수를 되새깁니다. 둘째, 최대한 핵심을 파악해서 단순하게 처리합니다. 나는 안전 마진이라는 공학 개념을 좋아합니다. 자기 생각을 강하게 저지하고 방해하는 스타일이며, 무엇보다 멍청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내가 많은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른바 ‘너무 어려움’이라고 분류한 서류함에 넣어두는 것입니다. 이 서류함에 들어 있는 문제들은 서둘러 해결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멍거: 어리석은 실수를 피하려면 자신이 잘하는 일과 못하는 일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신의 능력범위를 알아야 하는데, 매우 어렵습니다. 자신이 실제보다 훨씬 똑똑하다고 믿고 싶어 하는 인간 심리 때문입니다.”


“사회: 투자를 결정할 때 다양한 학문에서 입수한 정보가 유용하다고 보나요?


멍거: 나는 우리가 모든 학문의 핵심 아이디어를 파악해 판단의 상황에 처할 때마다 일상적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이것이 나의 사고방식입니다. 나는 전문가들에게 계속 조언을 받는 경영자들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화학 공장 등을 설립한다면 전문가들의 조언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투자를 결정할 때 모든 학문의 핵심 아이디어를 숙지하고 있으면 매우 유용할 것입니다.”


“사회: 다음은 1975년 졸업생 폴 굿은의 질문입니다. '향후 10년 동안 주식 시장의 수익률이 과거 10년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하나요?


멍거: 네. 낮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 매우 많아서 시장이 과열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경영 시스템과 보상 시스템이 매우 부실해서 효과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실질 수익률이 하락할 것으로 봅니다.”


“사회: 1995년 졸업생 슐러 쿨런의 질문입니다. '양적 완화와 대규모 재정 적자의 결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며, 향후 그 결과를 어떻게 예상합니까?


멍거: 매우 흥미로운 질문입니다만 내 대답은 아주 단순합니다. 우리는 미지의 영역에 있습니다. 이렇게 장기간에 걸쳐 막대한 돈을 찍어 냈는데도 문제가 없었던 적은 없습니다. 우리가 매우 위험한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다음은 1975년 졸업생 데이비드 휘트너 박사의 질문입니다. '나스닥이 거품인가요? 거품이 터진다면 언제일까요?'


멍거: 거품이 언제 터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최근과 같은 나스닥 급등장이 금방 다시 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렇게 믿기 어려운 급등장은 전례가 없습니다.”


“사회: 훌륭한 투자자가 되려면 어떤 자질이 필요한가요?


멍거: 지식도 풍부해야 하지만 기질과 만족 지연도 필요합니다. 참고 기다릴 수 있어야 합니다. 투자에는 인내심과 공격성이라는 기묘한 조합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 둘을 겸비한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명확한 자기 인식이 필요하며 자신의 능력범위를 알아야 합니다. 뛰어난 사람 중에도 자신의 능력범위를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실제보다 훨씬 똑똑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위험합니다...

기질을 가르치기는 어렵습니다. 기질에 관해서 워런과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효과적인 투자 기법을 설명해주면 어떤 사람들은 즉시 이해하고 곧바로 받아들여 좋은 실적을 냈습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아무리 자세히 설명해주고 아무리 좋은 실적이 나와도 그 기법에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즉시 이해하거나 또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내 경험은 그렇습니다.”


“사회: 이 대목에서 꼭 던지고 싶은 질문입니다. '저는 16세인데 전업 투자자가 되고 싶습니다. 조언을 들려주시겠어요?


멍거: 어느 직업이든 열광적으로 추구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큽니다. 워런 버핏은 어린 나이에 열광적으로 투자를 추구했습니다. 그는 신문배달 등으로 모은 돈으로 소액이나마 계속 투자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투자에 통달하게 되었습니다. 투자에 성공하고 싶으면 일찍 시작해서 계속 열심히 노력하십시오. 성공은 대개 그런 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사회: 2020년 졸업생 로라 얄리프의 질문입니다. '당신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멍거: 내가 싫어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 자랑스럽습니다. 나는 불합리한 것을 싫어하므로 그것을 피하려고 평생 노력했습니다.”


부록 3. 찰리 멍거의 2021년 데일리 저널 주주총회 Q&A

“질문: 최근 게임스탑의 숏 스퀴즈 상황에 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당신이 '오판의 심리학'에서 지적한 여러 편향에서 비롯되는 듯한데요.

멍거: 확실히 그렇습니다. 경마장에서 도박하듯 유동성 높은 주식시장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을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현재 주식시장이 그런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도박하듯 거래하는 투자자들로부터 보수 등 수입을 얻는 사람들이 이런 광풍을 조장합니다. 그래서 상황이 극단으로 치달을 때 숏 스퀴즈 같은 현상이 나타납니다. 대중은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이런 모든 거래는 청산소에서 결제가 완결됩니다. 그러나 최근 게임스탑 숏 스퀴즈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청산소에서 결제가 완결되지 못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경마장에서 도박하듯 주식으로 도박을 조장한다면, 이는 매우 위험하고 어리석은 문화입니다. 이런 문화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이에 대한 내 생각은 매우 단순합니다. 여러분은 사람들에게 유익한 상품을 제공하면서 돈을 벌어야 합니다. 카지노에서 도박 손님을 유인하는 중개인들처럼 투자자에게 도박을 권유하면서 돈을 챙긴다면, 이는 추잡한 돈벌이 방식이므로 허용해서는 안 됩니다.”


“질문: 단신은 작년 주주총회에서 금융계의 과도한 행태를 지적했는데, 이후 1년을 돌아볼 때 어느 분야에서 가장 심각했다고 보나요?


멍거: 로빈 후드 등 새로운 유형의 증권사에 유혹당한 초보 투자자들의 모멘텀 트레이딩이 가장 심각했다고 봅니다. 이런 활동 모두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이런 활동이 없으면 우리 문명사회가 더 나아질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역사상 최초의 거대 거품은 1700년대 영국의 남해회사 거품이었습니다. 이 거품이 터지면서 참혹한 피해를 줬으므로 영국은 이후 수십 년 동안 상장 주식의 거래를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간혹 인간의 탐욕과 증권사드의 공격적 영업이 이런 거품을 만들어냅니다. 현명한 사람들은 이런 거품을 멀리합니다.”


“질문: GDP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가치투자는 여전히 타당하다고 생각하나요? 패시브 투자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멍거: 내가 생각하는 가치투자는 절대 구시대의 유물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가치투자란 내가 지불하는 가격보다 더 많은 가치를 받으려고 하는 투자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법은 절대 유행을 타지 않을 것입니다. 가치투자를 현금이 풍부한 부실기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런 투자를 가치투자로 정의하지 않습니다. 모든 훌륭한 투자가 가치투자라고 생각합니다. 건전한 기업에서 가치를 찾는 사람도 있고 부실한 기업에서 가치를 찾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가치투자자는 자기가 지불하는 가격보다 더 많은 가치를 얻으려고 노력합니다.”


“질문: 현대 금융 이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멍거: 현대 금융 이론은 정부가 돈을 계속 찍어내서 소비해도 바이마르공화국(1919~1933) 당시 독일 같은 초인플레이션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보는 이론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증거로 보면 현대 금융 이론이 맞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회의적입니다. 답은 나도 모릅니다.”


“질문: 기업을 공부하려면 어떤 교육 과정이 바람직하다고 보나요?


멍거: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설립 초기부터 기업의 역사를 가르쳤습니다. 학생들이 운하 건설, 철도 건설 등의 역사를 두루 익히게 했습니다. 산업의 성쇠도 가르쳤고 경제 변화에 의한 창조적 파괴 등도 가르쳤습니다. 이는 모두에게 유용한 배경지식이었습니다.


만일 내가 기업에 대해 가르친다면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오래전에 가르친 방식으로 시작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자본주의 역사부터 공부해야 하고 그보다 먼저 자본주의가 어떤 이유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공부해야 합니다...


한때 번영했다가 지금은 파산하거나 사라진 기업들을 생각해봅시다. 내가 젊었을 때는 코닥과 GM이 파산하리라고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파산한 사례를 보면 믿기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역사 지식은 유용합니다.”


“질문: 두 가지 상반된 견해를 동시에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멍거: 방법이 있습니다. 그동안 내게 유용했으므로 내가 준수하는 원칙입니다. 상대편의 주장을 내가 더 효과적으로 반박할 수 없다면 나는 그 주제에 대해서 함부로 언급하지 않습니다. 이 원칙을 항상 준수하고 반박 증거를 찾으면서 자제력을 발휘하면 무지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렵게 발견한 사실이나 자신이 믿는다고 이미 공언한 사실에 대해서는 누구나 과신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큰 소리로 외치면 지식이 주입될 뿐, 확장되지는 않습니다. 나는 이 사실을 항상 인식하고 있으므로 이 망할 주주총회를 제외하면 매우 조용하게 지낸답니다.”


“질문: 초기 단계 기업의 주식에 투자해야 유리한가요, 아니면 성숙기 기업의 주식에 투자해야 유리한가요?


멍거: 세쿼이아 같은 벤처 캐피털은 신생 벤처 기업 투자를 잘하고, 워런과 나는 성숙기 산업 투자를 잘한다고 생각합니다. 세쿼이아는 십중팔구 세계 최고의 벤처 캐피털이어서 초기 단계 투자에 매우 능합니다. 나는 이들과 초기 단계 투자로 경쟁하고 싶지 않습니다. 일부 사람들에게는 초기 단계 투자가 유리하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나처럼 성숙기 산업 투자가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평범한 사람이 위대한 투자자가 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질문: 투자할 때 기업문화 분석은 얼마나 중요한가요?


멍거: 매우 중요합니다. 예컨대 수십 년 전만 해도 소규모 신생 업체였던 코스트코는 기업문화 덕분에 현재와 같은 거대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코스트코는 원가, 품질, 효율성, 명예 등 온갖 좋은 요소에 열광하는 강력한 기업문화를 창출했습니다. 이 기업문화는 효과적이었습니다. 기업문화는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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