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의 비밀 북멘토 가치동화 7
김영욱 지음, 이량덕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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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짜리 딸 아이를 재우려고 침대에 눕히면, 딸은 늘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엄마,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해줘요. 옛날 이야기도 좋고 웃기는 얘기도 좋아요." 결국 딸을 재우기 위해, 딱 하나만 이야기해 준다는 이기적인 협상을 한 후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전 이야기꾼이 되는 겁니다. 사실 전 기존에 알고 있는 전래동화나 명작들을 그대로 이야기해 주는 걸 싫어해요. 원래 내용대로 이야기하다 보면 딸보다도 제가 더 지루해 지거든요. 그래서 원래 이야기 내용에다가 지어낸 이야기를 살짝 얹어서 색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줍니다. 그렇게 이야기하다 보면 저도 지루하지 않고 아이도 더 흥미롭게 듣거든요.

이 책의 이야기꾼(저자)도 제 스타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 이야기 스타일과 다른 게 있다면, 이야기 속에 역사적 인물들과 사건들을 교묘히 엮어가며 긴장감을 더 느끼게 한다는 점이예요. 역시 진정한 이야기꾼은 다양한 분야에 있어 박학다식해야 하나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 딸 앞에서만 그럴 듯해 보이는 이야기꾼일 거 같습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3명의 이야기꾼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작품 속에서 4명의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할아버지, 그리고 세월이 지나 또 다른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여자(할아버지의 딸) 이렇게 3명이랍니다. 그 중에서 할아버지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무서우면서도 웃기고 황당한 이야기는 이 작품의 주요 내용이 되지요. 길을 잃은 4명의 아이들을 돌봐주며 1박 2일 동안 들려주는 할아버지 이야기는 독자들에게도 많은 궁금증을 일으키는데요. 호기심 많은 4명의 아이들이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쉼 없이 질문하는 모습이 바로 독자의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제법 다양한 지식을 바탕으로 질문을 해대는 아이들을 보면서 너무 조숙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했지만, 어차피 작가 마음이니 어쩌겠습니까. 하여간 세병, 병문, 광희, 수라 이 4명의 아이들이 보여주는 개성 강한 행동과 말투는 책의 재미를 더해 주고 있습니다. 

스웨덴의 크리스티나 여왕, 철학자와 기계인형 프락신,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 책, 전설 속의 인물 알자자리, '하멜 표류기'의 하멜과 데카르트의 관계, 철학자와 데카르트, 할아버지와의 관계.....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이 책을 읽어봐야 알 겁니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럴 듯하게 이 모든 것을 잘 연결해서 내용으로 풀어놓고 있어요. 아이들이 황당해 하며 "뻥치지 마세요!" "근데... 그래서 어떻게 되었어요?"라고 말하듯이 이 책을 읽는 분들도 이 4명의 아이들과 같은 반응을 보일 거란 생각이 듭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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