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용을 보여 주는 거울 - 첫사랑을 위한 테라피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15
마르탱 파주 지음, 배형은 옮김 / 내인생의책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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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멋지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내용일까 궁금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제목이랄까...... 읽어 보니 책의 분량에 비해 많은 걸 생각하게 해 주는 책임에 분명했다. 이야기 곳곳에 드러난 사춘기 소년의 감성은 때로는 가볍게 때로는 무겁게 독자의 감성을 톡톡 건드리곤 했다.

영원한 이별로서의 '죽음'과 일시적인 이별로서의 '헤어짐'. 그 둘을 한꺼번에 겪게 된 소년의 마음은 어떠할까? 충직한 개의 죽음과 사랑하는 마리와의 이별은 소년에겐 그리 녹록지 않은 일들임에 분명하다. 특히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려던 소년에게 충격적인 이별을 고한 여자친구는 주인공에게 집착의 대상이자 분노의 대상이 되고 만다.

이미 사랑하는 엄마의 죽음을 경험한 소년에게 이 두 사건이 주는 의미는 사뭇 다르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이 소년의 입장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생각도 했다. 더이상 손을 쓸 수 없는 대상이 되어 버린 죽은 존재보다 어떻게든 방법을 마련할 수 있는 이별의 대상에게 더 신경이 쓰인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될 만한 것이기 때문이다.

엄마의 부재로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아빠. 그런 불안정한 아빠의 곁에서 개의 죽음 앞에 의연히 대처하는 소년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누구에게나 오랜 슬픔으로 자리한다. 그러한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한 아빠를 위해 모든 것을 맞춰주는 주인공의 모습이 애어른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소년은 사랑 앞에서, 그리고 그 사랑과의 이별 앞에서 무너지고 만다. 그의 별난 친구들이 응원과 격려를 아찌기 않지만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결국 소년은 깨닫게 되고 나름의 결론을 내린다.

죽은 엄마의 빈자리는 영원할 것이지만, 이별로 인한 마리의 빈자리는 일시적인 사라짐으로 남을 것이라고..... 사랑의 상처로 언제까지고 괴로워할 줄 알았던 소년은 어른스럽게 결론을 내리고선 친구들과 평소처럼 지낸다. 무엇이 내 삶에 더 중요한가 어떤 것이 더 가치있는가를 소년은 알게 된 것이다.

우리 삶에 있어 무언가의 가치와 의미를 제대로 비춰줄 수 있는 거울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그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삶의 경험에서 얻어진 교훈이 만들어낸 거울이라면 무엇이든 제대로 비춰주지 않을까 싶다. 엄마의 죽음과 그로 인한 아빠의 고통, 이별의 상처를 두루 겪은 소년은 숨은 용을 찾아낼 만한 거울이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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