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니아의 騎士 15 - 완결
니헤이 츠토무 지음, 김동욱 옮김 / 애니북스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니헤이 츠토무의 신작이었던 시도니아가 어느새 완결작품이 되었다.

깔끔한 완결에 즐거우면서도 서운한 감정이다.


시도니아는 니헤이 츠토무가 여러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이다.

사실 이것 만으로도 시도니아는 충분히 기념비적이고 읽어볼만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물론 이건 덕후의 입장이지만.

아무튼, 시도니아에서 눈여겨볼만한 걸 정리해보았다.


1. 간결해진 그림

얇은 선으로 지저분하게 그려왔던 전작들에 비해 시도니아는 깔끔하게 그린 작품이다.

기존의 작품들이 지저분한 선에 그림을 알아보기 어려웠다면 시도니아는 보기가 훨씬 편해졌다.

선을 간결하게 쓰면서도 작가의 파이프와 건축물 실력은 여전하다.

오, 역시 건축 전공을 톡톡히 살리는 작가답다.

그림이 깨끗해진 덕분에 특유의 느낌은 옅어졌지만 오히려 작품을 이해하고 즐기는데는 편해졌다.

인물을 특히 어려워하던 니헤이지만 인물 그림도 많이 발전한 게 보인다.

어시를 쓰면 건물을 못 그려서 싫다며 차라리 사람을 대신 그려주면 좋겠다고 했던 작가였는데 말이다.

15권에서는 인물이 많이 는 게 눈에 확 보여서 더 즐거웠다.


2. 대중적인 스토리

기존의 니헤이 츠토무의 작품들은 아무래도 접근성이 떨어졌다.

수천만km는 너끈히 왔다갔다 하질 않나 대사가 없질 않나 설명이 없질 않나.

그 모호함에 빠진 팬이 아니라면 아무래도 읽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시도니아는 이러한 불친절함이 사라졌다.

세계관에 대한 설명도 자세하고 등장인물들의 생각도 쉽게 알 수 있다.

생각풍선이 등장한 것 자체가 처음인 것도 같고.


3. 화려한 전투신

매끈하고 세련된 모리토와 둔탁한 가우나가 뒤섞인 전투는 역시 시도니아 최대의 볼거리이지 않을까 싶다.

니헤이가 모리토를 만들기 위해 피규어를 몇 박스나 소비했다고 하는데 투자한 보람이 있게 디자인이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전투를 거듭하며 점점 강해지는 모리토와 무기들을 보는 재미도 빠뜨릴 수 없다.

여러 기체가 모여 장위를 이룬다는 설정도 전투의 스케일을 키워 화려함을 더해준다.


4. 일상 속의 개그

이렇게 박진감 넘치고 긴장된 전투가 이어지지만 일상면에서는 독자의 긴장을 풀어주는 개그를 심어놓았다.

'블레임학원! and so on'에서 보여줬던 작가의 개그가 마음껏 등장한다.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는 물론이요, 나가테가 받는 선물이나 먹는 음식 등 작은 부분에서도 개그 포인트가 심어져 있다.

이렇게 개그를 좋아하면서 지금까지는 어떻게 참아왔을까.

또한 그 누구도 절대 예상하지 못했을 츤데레 캐릭터가 등장한다.

정말이지, 살다 보니 니헤이가 츤데레 캐릭터를 그리는 것도 보게 된다.


5. 인간관계 묘사

니헤이의 주인공들은 누군가와 친분을 쌓을 새도 없었다.

작가가 등장인물을 거리낌 없이 쉽게 죽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도니아에선 나가테가 다양한 인물들과 관계를 쌓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미래세계에는 다양한 성이 존재하지 않겠냐는 작가의 상상 덕에

남자, 여자, 중성, 클론, 불로불사, 인공생명체 등 다양한 등장인물이 등장한다.

그 속에서 커가는 나가테를 보는 것은 흐뭇하고 즐거운 일이다.

커플브레이커로 유명한 니헤이지만 시도니아에서는 기존 작품들과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당장 눈에 보이는 히로인만 몇 인지!

히로인을 무지막지하게 괴롭힌다는 것은 변함없지만 말이다.


이 외에도 작가만의 세계관도 빠뜨릴 수 없다.

니헤이의 작품이라면 꼭 등장하는 동아중공이랄지,

바이오메가의 코즈로프의 외형을 딴 히야마라든지.

히야마는 코즈로프와 같이 오른 손을 다쳐놔서 똑같은 캐릭터가 다시 등장하는 건가 싶었다.

중력자방사선사출장치가 등장한 것도 반갑다.

작가의 초기작인 브레임에선 마음껏 써댔던 무기가 시도니아에서는 겨우 구현해낸, 시도니아를 한 번에 멸망시킬 수 있는 무기로 등장하며 작품의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브레임에서의 그 위력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상황이다.


생각보다 길어진 시도니아의 관전포인트는 이만큼으로 마무리한다.

쓰면서 느낀 거지만 시도니아는 작품 자체로도 정말 재밌지만

작가의 지난 작품들을 알고 보면 눈에 보이는 차이에 더 재밌어지는 작품인 것 같다.

혹은 시도니아를 입문작으로 하여 니헤이 츠토무의 작품들을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그리고 14, 15권만의 리뷰도 안 쓸 수 없어 짧게 적는다.


대형 슈가후센과 오치아이와의 전투가 동시에 벌어질 때 상황이 점점 절망으로 치달아 보기 힘들었다.

근데 생각해보니 함께 싸울 사람이 있다는 것, 최종 목표가 완벽히 보인다는 것 등 니헤이 작품 치고 상황이 꽤나 괜찮다는 걸 깨달으며 마음이 편해졌다.

작가가 나를 이렇게 단련시켜 주었구나 싶었다.


또한 차마 기대하지 않았는데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더욱 좋았다.

나가테는 물론이고 이자나와 유하타, 쿠나토까지 말이다.

즐겁게 진행된 작품인 만큼 해피엔딩으로 끝맺어서 홀가분하고 기쁘다.

아, 역시 서두에 썼던 대로 기쁘면서도 끝나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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