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 앙케트
만복당 편집부 지음 / 만복당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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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 강점기에 발행된 대중잡지인 <삼천리>의 글들을 엮은 책으로, 당대 대중들의 관심사는 무엇이었고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았는가를 알 수 있어 흥미로웠다. 이 책은 여러 이슈들 중에서도 특히 여성에 관한 사안들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연애와 결혼이라던가 미니스커트나 단발머리 같은 여성의 외모, '딴스홀'에 가는 것과 정조관념의 상관관계 등 현재에 와서도 여전히 많은 의견이 오가는 주제들이 많아 몇 십 년이 지나는 동안에도 달라지지 않은 '그 무언가'에 대해 궁금해졌다.


 각계 계층에서 활동하는 인터뷰이와 기자와의 문답 식으로 엮여있어 쉽게 읽히지만 읽으며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그건 시대가 다르고 지위가 달라도 여성은, 한 개인은 자아의 실현과 자유를 추구한다는 점에 있어서 현재의 개인들과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에 가치판단을 매기고 주체적 행동을 주저하게 만드는 것은 가부장적인 사고에 머무르려는 사회의 여론이기에, 자신이 자신도 모르게 학습한 가치관이 어떤 식으로든 그 누군가의 자유를 억압하는 데 일조하고 있는 건 아닌지 반성해봐야 할 일이다. 


 특히 인터뷰 속 당당히 연애에 대한 의견을 밝히던 한 여성이 '순결성'에 대한 한 질문에 '말을 한대야 아직 우리 조선 사회가 용납하여 주지 않을 터'라며 대답을 회피하는 모습이 현재의 상황과 크게 다를 바가 없어보여 씁쓸했다. 당연히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기에 의견들은 끝없이 부딪히겠지만 적어도 의견을 내놓는 것 자체가 비난 받는 사회만은 벗어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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